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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히잡 논란' 가열 … 이슬람 회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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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히잡 논란' 가열 … 이슬람 회귀하나

에르도안 총리 "'히잡 착용 금지' 헌법 개정해야"

공공기관과 국립대학교에서 이슬람 전통의 히잡(스카프) 착용을 금지하고 있는 터키에서 집권당이 이 규정이 담긴 현행 헌법을 수정할 의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해 정치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터키는 7000만 명 인구 중 거의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1923년 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독립투쟁의 영웅이자 국부로 추앙받은 무스타파 케말 초대 대통령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국시로 정하면서 세속주의를 고수해 왔다.

특히 터키 군부는 1934년 '아타튀르크'(국부)의 칭호가 부여될 만큼 절대적 권위를 가진 초대 대통령의 뜻을 따라 이런 전통의 수호자로 자처해 왔다.

군부는 이슬람 세력이 발흥하거나 민간 독재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1960년, 1971년, 1980년 정부를 무너뜨렸으며 1997년에는 사상 최초로 이슬람정당이 집권하자 역시 쿠데타로 축출한 뒤 민정에 이양한 전력이 있다. 그만큼 군부는 민주주의보다 세속주의를 지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런데 터키 세속주의에서 가장 상징적인 것이 공공기관에서의 히잡 착용을 금지시킨 것이고, 이러한 조치는 1982년 국립대학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터키에서는 지난해 세속주의 성향의 앙카라 최고행정법원 판사가 히잡을 착용한 한 여교사의 승진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뒤 괴한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일어나는 등 이슬람 근본주의 지지자들과 세속주의 세력 간의 갈등이 고조돼 왔다.

이에 따라 에르도안 총리는 새 헌법에서는 히잡 착용 금지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18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히잡을 쓸 수 없도록 함으로써 대학 교육을 포기하는 여성이 생기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히잡을 착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군부와 야당, 법조계 등 세속주의 지지 세력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것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세속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상징적이며 대표적인 사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총선에서 사상 최초로 친이슬람 성향 정당으로 집권한 정의개발당은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총선에서 그동안 거둔 경제치적을 내세워 다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 8월말 '세속주의의 마지막 보루'라는 대통령직마저 압둘라 굴 외무장관을 사상 최초의 친이슬람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따라서 집권당이 1980년 군부 쿠데타로 등장한 현행헌법에 규정된 히잡 착용 금지 조항을 폐지하려고 나선 것은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군부는 평소 히잡을 착용하는 것을 즐긴 대통령 부인이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사태가 빚어지면 세속주의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며, 현정부의 실정을 틈타 대대적인 반격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군부의 쿠데타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국민 대부분이 군부가 세속주의를 유지하겠다며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은 민주주의와 경제를 훼손하는 정치적 혼란을 부를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군부가 함부로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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