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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해찬-한명숙 '반쪽 단일화' 파괴력은?

제주·울산 선거가 가늠자…"관건은 '명분'"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한명숙 후보가 이해찬 후보로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친노후보 단일화가 첫 발을 뗀 셈.

한명숙 후보는 14일 오후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신당 대선후보 합동 연설회에서 "이해찬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이 후보는 더욱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고 저는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후보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 후보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2일부터 이틀 간 여론조사를 했고 이를 하나의 참고사항으로 삼아 정치적 결단으로 합의하고 어제 지지자들과 밤샘 협의로 결단하게 됐다"며 "이해찬 후보 중심으로 지지를 얻도록 단일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겠다"고 이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해찬 후보 캠프에서 특정한 역할을 맡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해찬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일 재야원로 초청으로 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단일화를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고 지난 11일부터 세 후보를 대리한 실무접촉을 진행한 결과 단일화에 이르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유시민 "한명숙 큰누님, 저를 지지해달라"

두 사람의 단일화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압박을 받게 된 쪽은 유시민 후보.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유 후보로서는 오는 15일 제주·울산, 16일 강원·충북 경선 등 첫 주말 4연전에서 이해찬 후보와의 일대 결전이 불가피하다.
▲ 한명숙 후보가 연설을 마치고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이해찬 후보와 손을 잡고 연단을 내려서고 있다.ⓒ뉴시스

일각에선 "(후보 단일화 시기는) 언제라도 상관없다"며 여유를 보이던 이해찬 후보가 본경선 직전 '반쪽짜리' 단일화로 결심을 굳힌 배경에는 첫 주말 4회전에서 유시민 후보가 상당한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부터 유시민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하겠다"며 "유 후보는 구체적인 방법에 이견이 있어서 참여하지 않았으나 단일화 제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 만큼 곧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 후보를 압박했다.

반면 유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두 분 모두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결단이다. 축하드리고 존경한다"고 말했으나 표정은 상당히 굳어있었다.

유 후보는 "나도 단일화에 동참하고 싶지만 이해찬 후보로 이명박 대세론을 꺾어버릴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당 안팎의 대세론을 엎어버릴 수 있도록 내가 내일 제주·울산 경선에서 1등을 해보이겠다.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명숙 큰 누님, 뾰족뾰족 모도 나고 결점도 많지만 그래도 판을 엎어버릴 가능성이 보이는 막내, 유시민을 후보로 데리고 선거를 치러 달라"고도 했다.

'이해찬+한명숙' 파괴력은?

한편 이해찬-한명숙 후보의 단일화가 손학규-정동영 후보가 2강으로 앞서가던 경선 판세를 흔들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 이-한 단일화의 영향력은 유시민 후보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번 주말 4회전에서 유 후보의 세를 압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과연 한명숙 후보가 가지고 있던 표가 고스란히 이해찬 후보에게 옮겨갈 것이냐의 문제다.

정치 컨설팅 회사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명숙 후보가 가진 표는 과거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가 갖고 있던 표와 같은 충성도가 없다"며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한 후보의 표가 이 후보에게 수평적으로 이동하리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15일 제주·울산, 16일 강원·충북에서 벌어지는 당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가 3강으로 진입할수 있느냐에 부정적인 전망으로 이어진다. 이경헌 이사는 "단일화로 인해 2강 2중의 상황이 생겨날 수 있고, 이는 유시민 후보에게 경선 레이스를 지속할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최종 후보단일화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치컨설팅 회사 '민'의 박성민 대표는 "한명숙 후보가 가진 표가 어느 정도 흩어지기는 하겠지만 상당수는 이해찬 후보에게로 옮겨갈 것"이라며 "이 후보는 이번 단일화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박 대표는 "유시민 후보까지 합해지는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어 친노 세력의 결집 외에 후보 단일화를 통한 폭발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정동영,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

한편 비노 후보들은 이-한 단일화의 효과를 평가 절하하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 "염치없는 일" 등 비난했다.

특히 친노후보들로부터 '신의없는 후보'라며 맹공을 받았던 정동영 후보 측은 이-한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비난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이 순간 (예비경선에서 떨어진) 추미애, 김두관, 신기남 후보의 얼굴이 떠오른다"며 "경선은 아릅답게, 그러나 치열하게 경쟁해야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동영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권력의 장난 아니냐.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정청래 의원은 "지금은 유신독재시절의 군대 표가 아니다, 누가 누구를 찍으라고 해서 유권자가 몰려다니며 오더를 받는 국민이 아니다"라며 "원칙이 아닌 반칙으로 3등을 했던 이해찬 후보의 지지율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후보 단일화의 효과를 평가 절하했다.

정 의원은 "하루가 지나면 3억 원 날릴 판이니 단일화 하는 것 아니냐. 염치없는 일"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신당 후보들은 14일 오후 6시까지 기탁금 3억 원을 당에 납입해야 하고 중간에 본 경선을 포기하면 이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

손학규 후보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손 후보는 이날 광주CBS와의 인터뷰에서 "경선 과정에서 후보간 단일화를 통해 특정후보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은 당의장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를 뽑고 있다"며 "특정 후보간 단일화를 통해 당의 분파와 기존의 대립, 대결구조를 다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해찬-한명숙 후보의 단일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우 대변인은 "유시민 후보까지 합세하는 3자 단일화라면 파급력이 어느 정도 있겠지만 2단 단일화는 친노 그룹의 분열은 유지되는 것이라 결집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명숙 후보를 지지했던 표 가운데 친노 마인드가 있는 지지자들은 이해찬 후보에게 옮겨가겠지만 개인적으로 한 후보를 선택했던 이들은 단일화 선언을 한다고 해도 이 후보에게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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