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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자격증 수험생, 매회 40%씩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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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바리스타 자격증 수험생, 매회 40%씩 급증"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9/12] 커피전문가 허경택 상지영서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출근 후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이나 점심을 먹은 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 바로 커피입다. 최근 커피 테이크아웃 전문점들이 많아지면서 원두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국내 커피 시장의 규모 역시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해 1조2000억 원이었던 커피시장 규모가 올해는 1조8000억 원으로 무려 50%나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또, 이런 커피의 인기와 함께 최근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요즘 웬만한 커피전문점 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걸어놓지 않은 곳이 없고 바리스타가 되려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만든 상지영서대 관광조리음료학과 허경택 교수와 함께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바리스타에 대해 알아보고 달라진 우리나라 커피 문화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커피전문가 허경택 교숩니다. 허경택 교수는 1951년 경남 산청 출생으로 78년 건국대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했고 84년 일본 도호쿠대학에서 농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0년부터 상지영서대 관광조리음료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고 2005년 한국커피교육협의회를 창립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만들었으며 현재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요즘 바리스타라는 말이 굉장히 유행하다시피 하는데 바리스타라는 게 쉽게 말하면 커피를 만드는 사람인 것 같은데 커피를 만드는 게 어려운가보죠? 바리스타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허경택 : 요새는 바리스타라고 해서 스타가 굉장히 뜨고 있는데, 바리스타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에 TV에서 나오는 바리스타라는 의미로는 커피전문점 안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서 맛있는 커피를 추출해서 최상의 서비스를 손님에게 제공해주는 그런 사람을 커피 전문직업인을 바리스타라고 합니다.

박인규 : 바리스타라는 말의 뜻은 뭡니까?

허경택 : 방금 말씀하신 그런 뜻인데요 이탈리아 말이 원어고 영어로 돼서 전파됐는데 좁은 의미에서 말하면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우리는 '바'라고 하면 술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탈리아에선 커피집을 '바'라고 이야기합니다.

박인규 : 교수님께서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2005년도에 커피교육협의회라는 걸 만드셨는데 이걸 만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 ⓒ프레시안

허경택 :
아무래도 커피교육을 하다 보면 동기부여가 있어야만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자격증이 있음으로서 훨씬 만들기 이전보다 커피교육하시는 분들의 이론적, 실습적 내용이 굉장히 충실해졌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원두커피 문화가 굉장히 외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데 그런 면에서 좀 원두커피문화의 저변을 확대시키는데 자격증제도가 필수적이다. 이렇게 판단해서 만들게 됐습니다.

박인규 : 제대로 된 커피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자격증을 만들었다.
외국에도 바리스타 자격증 제도 같은 게 있습니까?

허경택 : 자격증이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 단지 커피교육기관이 외국에 많이 있거든요. 주로 단기 기간으로 많이 운영되고 있는데 수료하게 되면 바리스타라는 칭호를 붙이게 되고. 자격증이 있다는 얘기는 별로 못 들어봤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바리스타 자격증에 관해서는 우리가 오히려 앞서간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2005년 11월부터 시험을 보셨다는데 지금까지 몇 번을 보셨고 자격증 시험에 통과하신 분은 몇 분이나 됩니까?

허경택 : 저희들은 2005년부터 시작해서 봄학기, 가을학기, 1년에 2번씩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때까지 4번의 시험을 치렀고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1500명입니다.

박인규 : 갈수록 응시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굉장히 커피교육에 바리스타 자격증 제도가 붐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는데 매회 수험생 수가 4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가히 폭발적인 인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바리스타 자격증 시험을 보려면 배워야 될 거 아닙니까? 어디 가서 배웁니까?

허경택 : 주로 크게 나눠서 세 종류로 분류할 수 있겠는데 주로 대학...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에서 커피관련학과가 만들어지고 있고, 기존 조리학과나 식품관련학과 혹은 관광 관련학과에서 커피과목을 개설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하는 평생교육원, 혹은 사회교육원에도 커피전문가 과정을 개설해서 교육하고 있고. 그리고 커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사설학원... 커피아카데미가 전국에 한 40군데 열려 있습니다.

박인규 : 이런 데에 가서 말하자면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지금 허 교수님이 하시는 커피교육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보면 되는 거군요.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이나 혹은 커피아카데미에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 뭘 배웁니까?

허경택 : 대학에서는 커피학개론이라는 이론과목을 함으로써 전체적인 커피에 대한 실력을 쌓을 수 있고. 실습교육이 많습니다. 저희 학교를 예로 들면 에스프레소실습 두 과목이 개설돼 있고 커피배전실습이라고 커피콩을 볶는, 영어로 로스팅이라고 하는데 그런 실습이 개설돼 있고. 그 다음 커피추출실습이라고 해서 에스프레소머신을 이용하지 않고 손으로, 주전자를 이용해서 따뜻한 물을 가지고 커피를 추출하는 핸드드립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대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은 대략 어떤 분들입니까? 물론 젊은 분들도 있겠지만...

허경택 : 주로 평생교육원에서는 젊은 분들도 많이 옵니다만 일반적으로 가정주부들보다는 직장인들이 많이 수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새로운 직종으로 전환하고 싶다. 그래서 제대로 된 커피공부를 배워서 제대로 된 창업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오고 있고. 주부들 가운데서는 자녀들에게서 어느 정도 손을 뗄 수 있는... 대학생 정도 이렇게 키우신 분들이 이제는 내 일을 찾아야 되지 않겠느냐 해서 어느 정도 재력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리스타시험도 이론시험도 보고 실기시험도 보겠네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이론시험은 4지선다형으로 해서 커피학개론이나 커피배전이라든가 커피추출에 대한 이론을 60문제 정도 내서 70점 이상 획득해야 됩니다. 국가자격시험은 보통 60점 이상이거든요 합격이. 저희들은 좀 어렵게 해서 합격자들이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데 실기시험은 필기시험을 보게 되면 2년 동안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15분 동안에 에스프레소커피 네 잔과 카푸치노 네 잔을 맛있게 뽑아서 심사위원에게 보여서 그것을 뽑는 기술적인 면과 뽑아낸 커피의 카푸치노와 에스프레소의 맛을 평가하는 그런 심사위원들로부터 70점 이상 얻어야만 합격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쉽진 않겠군요. 그럼 떨어지시는 분들도 꽤 있겠네요?

허경택 : 합격률이 전체적으로 봐서 60% 전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리스타 자격증을 받게 되면 취업을 하시거나... 어떻게 됩니까? 창업을 하나요?

▲ ⓒ프레시안

허경택 :
아무래도 양쪽으로 다 이용되고 있는데요, 창업을 하시는 분들은 커피전문점에 가면 고객들이 차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계산할 때 잘 눈에 띄게끔 액자에 넣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붙여놔서 우리 커피점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커피서비스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요. 학생들의 경우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저 학생이 재학시절에 어느 정도 커피공부를 했는지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리스타들도 세계챔피언을 뽑는 대회가 있다면서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이라는 경기대회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번 2000년도부터 실시되고 있는데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와 유럽스페셜티커피협회가 힘을 합쳐서 WBC...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2000년에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제 1회 대회가 열렸구요 작년에는 스위스 베른,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일본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내년에는 7월에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거든요. 이번 일본대회에서는 세계45개국에서 각국 챔피언인 45명이 나와서 시합을 벌였습니다 .

박인규 : 우리나라도 참가했습니까?

허경택 : 우리나라는 작년에 스위스 베른에는 참가했는데 올해는 단체가 좀 문제가 있어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WBC로부터 한국에서 가장 튼튼한 조직을 갖고 있는 한국커피교육협회가 국내대회를 주관해서 챔피언십에 내보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제가 이번에 일본 도쿄에 가서 국제관계자들을 만나서 내년 3월 이전에 국내챔피언대회를 열어서 챔피언을 뽑아서 내년 7월에 대회에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박인규 : 커피교육협의회가 주최하는 한국챔피언대회가 내년 봄에 열리는 거군요.

허경택 : 내년 3월 이전에 열리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칵테일 같은 것도 보면 챔피언대회가 있는 것 같던데 말하자면 바리스타는 칵테일보다는 뒤늦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커피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아요.

허경택 : 네, 아무래도 알콜보다는 커피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챔피언바리스타 대회에 가면 정말로 각국의 대표자들이 영어로 15분 동안 계속 에스프레소 네 잔과 카푸치노 네 잔, 창작메뉴 네 잔을 만들어서 심사위원들에게 서비스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심사위원들에게 낸다는 그런 목적의식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내가 만든 커피를 서비스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그때 심사위원 8명이 한 사람을 심사하게 돼요. 그래서 챔피언을 뽑게 되는데 15분 동안 계속 자기가 만든 커피에 대해서 계속 영어로 설명해줘야 됩니다. 굉장히 어려운 시험이죠.

박인규 : 바리스타챔피언대회가 있다는 말은 바리스타에 따라서 커피의 맛이 굉장히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뜻인가보죠? 바리스타가 어떻게 하기에 커피맛이 차이나는 거죠?

허경택 : 네. 일반적으로 바리스타라고 하면 아까 챔피언대회에서는 머신을 이용해서 커피를 내리게 되는데 에스프레소머신에 쓸 원두를 가장 신선상태로 돼 있어야 되고 커피를 내는 것도 한 종류의 원두를 쓰는 게 아니라 보통 세 종류 내지는 다섯 종류의 원두를 블렌딩해서 내게 되는데 그 비율이 커피가 갖고 있는 단맛이나 신맛, 쓴맛이라든가 감칠맛, 이와 같은 것이 조화될 쑤 있도록 블렌딩돼야 되고. 가장 알맞은 조건에서 볶아야 되고, 신선상태로서 제공돼야 되거든요. 또 기술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라는 것은 9기압 정도의 압력을 가해서 85에서 9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이용해서, 20에서 30초 정도의 시간을 써서 한 20에서 30밀리 정도의 커피를 추출해서 신속하게 뽑아내는 것이 에스프레소거든요. 그와 같은 모든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기술은 커피의 맛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바리스타라는 게 커피요리사군요? 커피를 만드는 게 아니라 요리하는...

허경택 : 맞습니다. 커피조리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바리스타가 되려는 분들이 많은데,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서 어떤 특별한 재능이나 소질이 필요합니까?

▲ ⓒ프레시안

허경택 :
제가 알기로는, 모든 직업이 그렇습니다만 적성에 맞아야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왜댜 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고객에게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서비스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돼야겠고. 그런 다음 연장선상에서 맛있는 커피를 항상 고객에게 서비스하기 위한 커피를 알기 위한 노력이 계속 병행돼야만 되지 않겠나...

박인규 : 와인이나 이런 걸 보면 향을 잘 맡아야 된다던데 바리스타도 냄새에 좀 민감하다든가 그런 게 필요합니까?

허경택 :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음식이라는 건 자기가 맛을 보고 가장 바람직한 상태에서 서비스해야 되기 때문에 향을 느낀다든가 맛을 느끼는 건 아주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커피전문가들은 '커핑'이라고 해서 커피의 맛을 평가하는 훈련을 부단하게 쌓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는 사실 아직까지도 다방커피라고 해서 분말, 인스턴트커피를 주로 먹는데 아마 한 7, 8 년 전부터 원두커피가 들어오면서 입맛도 고급스러워지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자리에 모셨으니까 우선 커피에 대한 공부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짧은 시간에 다는 안 되겠지만, 제가 알기로 커피라는 게 원산지가 아프리카였다가 이슬람에서 즐기다가 유럽까지 퍼졌다고 하는데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허경택 : 네. 인류의 조상도 아프리카라고 합니다만 커피의 조상도 아프리카입니다. 6세기경 에티오피아.. 옛날에는 에티오피아를 아비시니아라고 불렀습니다만 이곳에서 6세기경 양치는 소년 칼리에 의해서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염소를 키우고 있었는데 염소가 어느 날부터 잠을 자지 않고 흥분을 해서 조사를 해보니 어느 특정한 나무의 열매를 먹고 그렇다는 걸 알게 됐고. 그것을 인근에 있는 이슬람 승려에게 이야기를 해서 보니까 정말로 잠이 안 오더라는 걸 알게 돼서, 그러면 내가 이슬람 경전을 공부하는데 굉장히 각성효과가 있어서 좋겠구나... 해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이슬람 교도들에 의해서 계속 전파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에티오피아에서 야생의 커피가 발견되고 나서 그것이 홍해를 거쳐서 12세기경에 예멘으로 전파됐습니다.

예멘에서 소비량이 많아짐에 따라서 인위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해서 모카항을 통해서 외국으로 많이 수출됐습니다. 그래서, 커피를 모카라고 하는 이유는 모카항구를 통해서 수출됐기 때문에 커피를 모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래서 그것이 주로 외국에 많이 수출되다가 유럽 쪽은 터키를 중심으로 해서, 17세기경.. 터키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중간에 있는 나라기 때문에 이슬람국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유럽으로 많이 전파돼서 지금 유럽에서 커피소비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거기에 있고요. 그 다음 커피라는 건 원래는 씨앗을 통해서 발아를 시킵니다. 지금은 묘목을 키우고 있는데 옛날에는 예멘의 국가산업이었기 때문에 외국에서 커피재배하는 것을 두려워해서 그것을 커피체리, 열매를 푹 삶아서 외국에 수출했습니다. 그럼으로 싸게 먹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나중에 묘목을 통해서 많이 전파됐죠.

한 예를 들면 브라질이 세계 커피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수출량도 3분의 1이거든요. 처음부터 브라질에 커피가 있었던 게 아니고 포르투갈 정부가 브라질에 커피를 심어야겠다 생각해서 그 당시 커피가 재배되고 있는 프랑스 리옹 가이아나에 장교를 파견해서 커피나무를 좀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국경경비대의 경비가 삼엄해서 못 가지고 와서 고민 끝에 총독의 부인을 좀 유혹을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게 돼서, 돌아가게 됐는데 선물을 달라고 해서 총독 부인이 꽃다발 속에 커피묘목을 숨겨서 선물한 것이 오늘날 브라질의 커피나무의 시작이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박인규 : 녹차도 달마대사께서 잠이 안 오기 위해서 눈꺼풀을 잘라버려서 난 차라는 설이 있는데 커피도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많이 퍼진 모양이죠?

허경택 : 그런 각성효과가 오히려 좋은 효과를 가져온 경우가 많죠.

박인규 : 커피의 종류가 대체로 얼마나 됩니까?

허경택 : 커피의 원종이라면 세 가지 품종. 아라비카, 로브스타, 리베리카, 이렇게 세 종류를 들 수 있는데 그것이 여러 종류로 개량되고 변환되고 해서 참 종류가 많습니다. 그것을 몇 종류라고 말하긴 어렵고, 단지 지구상에서 커피가 재배되고 있는 지역이 한 76개국 되거든요. 그럼 크게 봐서 한 70여 종류 이상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그 키워진 나라마다 다 커피의 맛이 다르다는 건가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기후와 풍토가 다르니까요.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농산물과 외국에서 수입된 농산물이 이름은 같아도 맛은 다른 경우가 많죠.

박인규 : 그렇다면 커피를 즐기자고 작정하면 굉장히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네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음식이라는 건 자기 입맛에 맞는 게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 중에서 자기가 선호하는 커피가 있게 마련이죠.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커피는 약간 신맛이 많이 나서 신맛을 좋아하는 분들이 즐기고. 브라질 커피는 우리나라 숭늉처럼 구수해서 그런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고 케냐 커피는 약간 쓰면서 감칠맛이 있다고 해서 그런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박인규 : 베트남에서도 상당히 커피가 많이 난다면서요?

허경택 : 베트남이 생산량으로 봐서는 세계에서 세 번째 내지는 네 번째 정도인데 품질이 좀 떨어지는 것이 많이 생산되고 있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아라비카 커피는 주로 원두커피 재료로 많이 쓰이거든요. 맛과 향이 뛰어나서. 그 다음 세계 생산량의 약 70%를 아라비카가 차지하고 있구요. 로브스타는 생산량의 30% 정도인데 맛과 향이 거칠고 카페인 함량이 아라비카보다 약 2배 정도 더 많습니다. 그래서 인스턴트커피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죠. 그것이 베트남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 수입되고 있는 생두를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고객입니다. 그래서 인스턴트커피 대국이라고 불리고 있죠.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나라 커피의 질이 그렇게 고급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허경택 : 그래도 최근에는 많은 커피교육 붐이 일어나서 아마 어느 지방, 인구 한 30만 정도 되는 중소도시에 가더라도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한 두세 군데는 반드시 있습니다. 많지가 않아서 좀 문제가 있죠.

박인규 : 허경택 교수님은 원래 전공이 커피이십니까?

허경택 : 아닙니다. 원래 식품가공학이고요, 그 중에서 특히 주로 공부한 것은 우유 쪽의 많은 공부를 했고

박인규 : 우유를 공부하시다가 갑자기 커피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허경택 : 우리나라에서는 치즈나 버터로 소비되는 양보다도 시유라고 해서 음료로 소비되는 양이 약 70% 정도 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유도 커피와 비슷한 음료라고 할 수 있고 떠 커피에 우유가 포함되면 카페라떼라든가 카푸치노라든가 이런 이름으로 많이 불려지니까 우유와 커피는 아주 궁합이 좋은 식품이기 때문에 제가 커피를 전공한다는 것은 전혀 이상스럽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예전에 한 10년 전만 해도 커피 하면 인스턴트커피. 분말커피였는데 요즘은 원두커피 아니면 잘 안 마시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그 배경은 어디에... 우리가 좀 풍요로워져서 그런가요?

허경택 : 국민소득과도 관계가 있습니다만 어쨌든 커피라는 것이 기호식품으로서 많이 이용되는 것은 커피 특유의 맛과 향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인스턴트커피는 원두커피에서 즐길 수 있는 맛과 향기를 즐기기가 좀 힘들죠. 그래서 향이 맛도 그럴뿐더러 향도 느낄 수가 없는데 원두커피는 향을, 맛을 즐김으로써 여유로운 삶을 가져올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인스턴트커피에 비해서 굉장히 비싸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한 2만 불 정도의 국민소득이 되다 보니 이런 원두커피가 보급되기 시작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반적으로 커피의 효능을 각성효과라고 얘기들 하시고, 예전에도 학자들이 좋아했다는데 커피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겁니까?

▲ ⓒ프레시안

허경택 :
일단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굉장히 심장박동수를 증가시켜서 활기찬 느낌을 갖게 되죠. 요새는 뭐 다이어트에도 좋다, 예를 들어 카페인이 지방분해를 촉진시킨다고 해서 다이어트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고. 하여튼 커피는 제가 보기에 기존에는 몸에 좋지 않고 어린아이에게도 좋지 않다고 했는데 그것은 한 하루에 5잔 내지 6잔 이내 정도면 굉장히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 하고 있고

박인규 : 5잔까지 괜찮습니까?

허경택 : 네. 그렇습니다. 바람직스럽게는 두세 잔 정도면 좋겠고 5잔 내지 6잔 이내로는 괜찮다는 연구보고가 많이 나와 있고요. 그게 어떤 상태에서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빈속에서 먹었을 대와 식사 후에 먹었을 때가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같은 커피라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조건이나 방법이 있습니까?

허경택 : 커피가 언제 가장 맛있는가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마실 때가 가장 맛있지 않느냐 생각하고요. 분위기가 좋은 거죠. 그리고 일단 원두가 신선해야 됩니다. 커피는 공산품이 아니고 식품이기 때문에 보통 우리가 커피콩을 볶은 지 한 2주일 이내의 커피가 신선하다고 얘기할 수 있고요 그것을 가장 좋은 조건에서 추출해서 맛이 신선한 상태로 마시게 되면 가장 좋죠.

박인규 : 그렇다면 원두커피는 콩을 볶은 지 2주일 내에 먹어야 맛있는 거군요? 오래 두면 별로군요?

허경택 : 그렇습니다. 빨리라는 것은, 오늘 볶아서 오늘 먹으면 맛이 없고요, 왜냐면 볶을 때 탄산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에 커피콩 안에 탄산가스가 꽉 차 있어서 커피의 맛있는 성분이 추출되는 걸 방해하거든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커피콩을 볶은 지 3일 이후에서 2주일 이내. 가장 바람직스럽게는 7일 이내, 이렇게 하면 최상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박인규 : 제가 아는 후배 하나는 유럽에서 한 1년 살다 오더니 국내 원두커피는 못 마시겠다. 유럽에서 먹은 것에 비하면 너무 맛이 없다. 이러던데 그건 왜 그런 겁니까?

허경택 : 그런 좋은 커피를 내는 곳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

박인규 : 원두의 질이 안 좋아서 그런가요?

허경택 : 네... 원두의 질도, 골목길마다 좋은 원두커피를 내는 곳이 있는 형편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원두의 질도 좋아야 되고 원두로부터 추출하는 테크닉도 뛰어나야 되는데, 어쩌다 보면 제가 유명한 프랜차이즈점에 가서도 서투른 커피를 내리시는 분들이 아주 흥건하게 잘못된 기술로 커피를 내려주는 걸 많이 봤거든요. 저도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돈 내고 받아먹습니다만 참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인규 : 아직도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기 위한 수준이나 실력이 좀 떨어진다고 보시는 거군요.

허경택 :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커피는 인근에 있는 일본보다 훨씬 비쌉니다. 같은 커피를 일본에서는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더라도 한 3천 원 정도거든요. 우리나라는 한 5천 원 정도인데, 그것이 외국 사람들은 커피점에 갈 때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보다 누구를 만나러 간다,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전문점에 앉아있는 시간이 한 시간 내지 두 시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인 입장에서 빨리 회전을 시켜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이왕이면 조금 비싸게 받아서 좀 손님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자, 이런 생각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한국 커피소비자들의 특성 때문에 그렇다. 커피에 비해서 말하자면 수준 높은 커피문화의 보급을 위해서 제대로 된 바리스타를 양성하자. 그래서 자격증을 만드셨는데 그 외에도 커피용어집을 만드신다고 들었습니다.

허경택 : 네. 커피용어가 통일이 안 돼 있다 보니까 교과서를 만들거나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 출제자의 의도에 따라서 용어가 달리 나오는...

박인규 : 예를 들어 어떤 경우가 있습니까?'

허경택 : 예를 들어 커피콩을 제가 배전하다고 표현하는데 어떤 분은 볶는다고 표현하고 어떤 분은 로스팅이라고 영어로 표현하기도 하고 커피원두를 생두라고 하기도 하는데 날콩이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어서 뭔가 기준을 잡아줘야 되고. 그리고 사전을 보면 1번 해석이 있고 2번 해석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걸 좀 해줘야겠다 해서 이번에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 저희들이 9월 말에 바리스타시험 문제집이 개정판이 나오게 됩니다. 거기 부록으로 같이 제공되겠습니다.

박인규 : 계속, 말하자면 우리나라 커피문화의 표준을 세우시는 거로군요.

허경택 : 거기에 제가 아직 원두커피문화가 일천하다 보니까 해야 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커피교육협의회가 2005년에 생겼으니까 한 2년 정도 됐는데요, 앞으로 커피협의회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제대로 된 커피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마지막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허경택 : 일단은 바리스타에 대한, 저희들이 바리스타를 교육하고 자격증을 부여하고 월드바리스타챔피언을 양성하는 일을 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의 바리스타의 지위향상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커피전무점이 좀 영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신분적으로 불안정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실력을 갖춘 바리스타가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현황을 파악해서 여러 가지 주위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그것을 우선 1차적으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박인규 : 몇 년 전인가 와인 열풍이 대단히 세게 일었는데 이제 커피열풍인 걸 보니까 우리도 좀 삶의 여유를 찾고 삶을 즐겨보자, 그런 분위기가 많이 있는 것 같고요. 허 교수님께서 하시는 커피교육협의회에서 그런 한국인들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데 한 몫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허경택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만든 상지영서대 관광조리음료학과 허경택 교수와 함께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바리스타에 대해 알아보고 달라진 우리나라 커피 문화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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