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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번에는 '곡물 무기화'…밀 수출 중단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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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번에는 '곡물 무기화'…밀 수출 중단 고려

국제 밀 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재고도 사상 최저치 임박

러시아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무기화에 이어, 식량무기화에 나섰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 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로넥스트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밀 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3.8%(9.75유로) 오른 t당 266.75유로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세는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9월 중순부터 밀 수출을 사실상 금지시킬 것이라는 소식 때문이다. 국제 밀 가격은 세계 밀 재고가 신흥개발도상국들의 수요급증과 호주, 유럽, 캐나다의 작황이 기후불순으로 좋지 못해 26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악재가 겹쳐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곡물의 비축량, 관세, 수출량 등 곡물 정책을 전면적으로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주목되는 움직임은 러시아 국내 밀 가격도 국제가 수준으로 오르고 빵 값도 작년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는데도 러시아 정부가 곡물가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밀 수출을 금지하려는 표면적인 이유는 오는 12월 하원(두마) 선거를 앞두고 수급 불안으로 급등하고 있는 자국 내 식료품 가격에 대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러시아 식량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1962년 6월 시베리아 중부 노보체르카스크 지역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난 이후 지난해까지는 빵과 소금 등에 가격 상한제를 두고 물량을 정부가 직접 조절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곡물 민족주의'를 은폐하기 위해 일부러 곡물가를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민족주의를 합리화하기 위해 국내 에너지 가격을 국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과 같은 술수라는 것이다.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러시아산 밀이 나오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밀 부족 사태에 따른 엄청난 가격 폭등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내년 5월경 세계 밀 재고가 사상 최저에 이를 것'으로 예측을 내놓아, 국제 밀 가격은 앞으로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집트ㆍ인도 등 주요 밀 수입국들은 벌써부터 밀 확보를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 러시아 밀을 수입하던 이집트에서는 지난주 밀 가격이 27kg(1부셸)에 7.54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밀 소비국인 인도는 올 4분기에만 2만5000~7만5000t 규모의 밀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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