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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권력 암투 치열…한때 시스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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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권력 암투 치열…한때 시스템 붕괴"

WP "부시, 큰 사건에는 이상할 정도로 심드렁"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진행된 권력 암투가 한동안 백악관의 명령체계가 엉망이 될 정도로 극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 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때부터 취재해온 작가 로버트 드레이퍼는 4일 출간하는 부시 대통령의 전기 <절대 확신(Dead Certain)>에서 부시 행정부의 '이너서클'에서 벌어진 권력 암투의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드레이퍼에 따르면, 우선 조지 W.부시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지난달 13일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칼 로브는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부시가 딕 체니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삼는 것을 결사 반대했다. "아버지의 외교정책 선생을 러닝메이트로 삼는 것은 역효과를 낼 것"이며 "안전한 선택보다도 못한 것이며, 궁색해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로브는 또 부시가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 후보에 지명하는 것을 반대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고함을 치면서 로브의 반대를 일축했으며, 부시 대통령의 다른 측근들도 마이어스의 지명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진영조차 반대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공직 사퇴를 선언한 칼 로브를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마이어스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사람은 존 로버츠 현 대법원장이었으며, 마이어스는 처음에 고사했으나 로라 부시까지 나서 설득하는 바람에 대법관 지명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마이어스는 결국 보수진영의 반발에 밀려 끝내 사퇴했고 대신 새무얼 알리토가 대법관에 임명됐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마이어스를 대법관에 추전했다는 드레이퍼의 주장에 대해 WP가 보도 전날 확인차 질의하자 대변인을 통해 드레이퍼의 주장을 부인했다.

지난해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 내막

지난해 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를 둘러싼 내막도 흥미를 끈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앤드루 카드는 백악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부시 대통령은 카드에게는 사전 언질도 주지 않고 조슈아 볼턴 당시 백악관 예산국장을 전격 임명했다.

드레이퍼는 "부시 대통령이 그처럼 교체를 빨리 단행하자 카드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고 실망을 했는지는, 볼턴이 축하인사를 건네는 카드의 표정을 보고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레이퍼는 또 "로브 역시 볼턴이 백악관 정책 전반을 통괄하는 역할에서 자신을 배제하고 정치와 지난해 중간선거에 전념할 것을 지시하자 불만스러워 했다"면서 "볼턴의 이같은 조치는 다른 참모들이 로브의 위세에 눌려있으며, 로브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드레이퍼는 백악관 내부의 치열한 암투와는 별개로, 부시 대통령이 어떤 때는 연설문 한 줄 한 줄에도 신경을 쓰며 검토할 정도로 꼼꼼한 모습을 보이다가는, 정작 큰 사건이 터지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곤 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부시가 지난 2005년 텍사스에 있는 크로포드 목장에서 80분이나 자전거를 타면서 즐긴 다음날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걸프 해안을 강타했는데, 부시 대통령은 대책과 관련해 당시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과 다른 고위 당국자들로부터 영상브리핑을 받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후 사임한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뒷얘기도 소개됐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백악관 참모들을 대상으로 럼즈펠드의 해임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백악관 만찬에 참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볼턴 비서실장 내정자, 카드 전 비서실장, 에드 길레스피 공화당 전국위원회 전 의장 등 7명이 럼즈펠드 해임을 건의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로브 전 고문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3명의 유임 건의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로브와 해들리의 도움으로 겨우 연명한 럼즈펠드는 결국 작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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