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람들, 지나치게 용감해"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나는 많이 살았다고 생각한다. 1931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77살이다. 나는 특수훈련도 받았고 해서 거기서 생활하는 데 나을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이야기를 했더니 비서들이 돌은 줄 알더라"면서도, 전날 석방 낭보에 대해서는 "참 잘 됐다. 이명박 후보가 우리 집에 오시는 날 좋은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제가 복이 좀 많다"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함부로 아무데나 나가면 안 된다"며 "우리 사람들이 좀 용감하다. 지나치게 용감해서 국민들을 걱정시키고 가족들을 걱정시켰다"고 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정부의 협상 노력에 대해서 "이번엔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부에서 잘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진짜 민주주의 한 것 같아"
치열하게 전개됐던 한나라당 경선과정에 대해서도 전 전 대통령은 "진짜 민주주의를 하는 것 같다. 애 많이 쓰셨다"고 말했고, 이에 이 후보도 "역사에 없는 일이었다"고 화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것은 한 편끼리 싸우면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다 끝나면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집안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우리끼리 싸울 때는 들춰지지 않는 이야기까지 들춰지곤 한다"며 "그러나 잘 활용하면 강한 대비책도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 쪽 사람들이 밉더라도 껴안아라"며 적극적인 화합 노력을 주문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도 있지 않냐"며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루아얄 쪽 사람들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잘 될 것이고 우리가 잘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에 매진해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와 사회를 통합하는 일에 노력해 달라"면서 "기업인들이 어려우니까 보따리를 싸고 중국이다, 인도다 나가기 때문에 걱정이다. 앞으로 나라가 빈 그릇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전 전 대통령은 양복을 입은 채로 현관 앞에서 이 후보를 직접 맞았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30일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각각 예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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