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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운하 공약' 밀어붙이기에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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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경부운하 공약' 밀어붙이기에는 반대"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27]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한나라당이 치열했던 경선을 마무리하고 이명박 전 시장을 대선 후보로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이번 경선에서 1위 못지않게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누가 3위가 되느냐였는데요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라는 두 유력주자 사이의 그늘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차기 당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데 3위가 갖는 의미가 특별했기 때문입니다.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번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원희룡 의원을 초대해.. 이번 경선결과에 대한 소감과 평가, 경선 이후 한나라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본선준비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입니다. 원희룡 의원은 1964년 제주 출생으로 89년 서울대 법과대를 졸업했고 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했습니다. 95년부터 98년까지 서울지검 등에서 검사로 재직했고 2000년 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현재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고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이번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로 출마해 3위를 기록했습니다.

박인규 : 경선 끝난 지가 1주일이 넘었는데요, 3위로 마감했습니다. 본인은 좀 어떻습니까? 아쉬움도 있으실 것 같고 이번 경선 결과를 스스로 자평하신다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원희룡 : 과정에서는, 특히 본격 경선 들어가기 전까지 5, 6월까지 참 힘들고 개인적으로 좌절과 쓰라린 맛들을 많이 봤습니다. 많이 무시당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참 개인적으로 힘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끝나고 보니까 정책토론이라든지 국민들에게 제시할 비전을 더 다듬는 이런 면에서 많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인규 : 3위를 하셨습니다만 1.5% 득표를 기록하셨는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그 부분에 대해서

▲ ⓒ프레시안

원희룡 :
사실 투표 자체로 보면 좀 민망한 득표율입니다. 워낙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가 워낙 모든 조직력까지 동원해서 선거인단을 거의 1대 1로. 동그라미, 엑스, 세모 쳐가면서 대면접촉을 할 정도였기 때문에 비록 숫자는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던져준 표는 뭐랄까요 거의 독립운동하는 수준의 표가 아닌가

박인규 : 확실한 표다 이건...

원희룡 : 그리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가... 상당한 앞으로에 대한 명령과 주문이 담겨 있는 표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그 뜻과 무게를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박인규 : 끝까지 완주한 네 명의 경선 후보 중에서 말하자면 최연소셨죠? 감귤 300부대? 라고 해서 대학생 자원봉사자 300명... 굉장히 새로운 선거운동을 선보였다고 언론에서 호평을 했던 것 같아요.

원희룡 : 예. 과거에 한나라당의 뭐랄까요 좀 동원된 문화랄까? 이런 걸 벗어나서 굉장히 발랄하고 순수하고 이런 모습들이 신선한 충격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언론에서도 숫자는 적은데. 왜냐면 양쪽에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몇천 명씩 있는데 여기는 적으면서 분위기를 꿋꿋하게 주도해 나가니까 스파르타의 군대... 300부대를 빗대서, 또 제가 제주 출신이고 이번에 상징색이 감귤색... 주황색이었기 때문에 감귤300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는데 너무 이름을 잘 붙여줘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번 경선을 보면서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내 소장개혁파의 리더 중 하나라고 얘기가 됐고 이번 경선이 있기 전만 해도 당내 문제가 있으면 몇몇 소장개혁파들이 한 목소리로 해서 하나의 세력인 것처럼 비췄는데, 실제로 경선이 시작되니까 거의 단기필마가 되셨어요. 그래서, 예를 들면 남경필 의원과 상당히 가깝다는 말씀도 들었던 것 같은데 소장개혁파 의원들의 지지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원희룡 : 우리 남경필 의원님은 마지막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고요, 그 고민하는 과정 자체를 함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섭섭하거나 이럴 일은 전혀 없고요. 그런데 막상 경선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당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던, 소위 소장개혁파들이 구체적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흩어진 건 사실이거든요. 제가 출마결심을 얘기한 것도 작년 11월에 가서 꺼냈기 때문에 좀 늦었고. 또 왜 독자출마를 해야 되고 왜 함께 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우리 내부적으로 멤버십을 다지고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좀 부족하다 보니까. 개인의 욕심 때문에 나가는 게 아니냐... 그런 의구심도 내부적으로 제가 충분히 못 풀어드렸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박인규 : 심하게 얘기하면, 소장개혁파의 리더로서, 왜 원희룡이어야 되느냐에 대한 설득이 좀 부족했다.

원희룡 : 그렇죠. 그럴 뿐만 아니라 왜 하필 꼭 독자후보여야 되는지, 힘이 약한 상태애서. 그런 점에서 내부의 공유과정이 부족했던 그런 점에서는 저의 노력 내지는 그동안 싸운 과정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경선을 보면, 어떤 분들은 지독한경선이란 말도 많았고 네 분의 경선후보였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대 박근혜로 비친 측면이 많았고. 일각에서는 정책공방보다는 서로간의 약점, 박근혜 후보 같은 경우는 과거사 문제랄까, 이명박 후보 같은 경우 도덕성 문제... 너무 심하게 해서 뭔가 미래비전을 보기 어려웠다는 평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원희룡 의원은 실제로 경선을 거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까?

원희룡 : 실제 정책토론은 공방이 오고 가긴 했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게 워낙 후보 간에 도덕성이나 약점에 대한 공방이 되다 보니까 그랬는데, 어차피 서로의 도덕성이나 자질에 대한 검증도 어차피 거쳐가야 되는 거거든요. 필요한데 사실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검증들은 언론에 의해서 미리미리 다 걸러지고 후보들끼리 싸울 때는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싸워야 보는 사람도 뭔가 얻는 게 있고, 끝나고 나면 남는 게... 야, 우리나라가 또 새롭게 변화하는구나, 그런 기대감을 남길 수가 있는데. 언론은 검증을 하는 게 아니라, 언론도 어떤 때 보면 누구 편을 드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주요 언론들이 가다 보니까 검증은 검증대로 미진하고 후보 간에는 아직 검증이 덜 됐으니 죽자 살자, 이런 식으로 공방으로 흐르는 매우 아쉬운 경선이었습니다.

박인규 : 개인적으로는 경선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아쉬웠고 부족했다고 느끼셨습니까?

원희룡 : 저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당내에서... 물론 단기필마, 소위 홀홀단신으로 토론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이런 걸 충분히 각오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굉장히 한나라당이 큰 조직 아닙니까. 그러면 숫자는 적더라도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동지들이 더 함께 있고, 함께 손발을 맞춰서 뛰어야... 어차피 모처럼 뜻을 세우고 한나라당의 변화나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나라 운영에 보탬이 되려고 준비한 내용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파시킬 수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세력이 부족하고 사람이 부족하니까, 그런 점에서는, 야, 정말 대통령선거에 도전한다는 게 그냥 의지만 갖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이런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박인규 : 그렇긴 합니다만 뿌려 놓은 씨앗들이 그냥 다 썩지는 않겠죠. 언젠가는 다시 또 자랄 수가 있겠지요. 그런데 경선이 끝난 뒤에 원 의원께서는 백의종군하면서 당을 위해서 모든 걸 다 바치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현재 한나라당으로서 제일 필요한 건 역시 정권교체인데 앞으로 본선 과정에서 원의원은 어떤 역할을 하실 수 있다, 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십니까?

▲ ⓒ프레시안

원희룡 :
저는 그동안 일관되게 얘기하고 또 몸부림쳐온 게 한나라당이 과거의 낡은 모습에서 벗어나서 새롭게 변화돼야 한다는,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서 계속 제시해온 게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앞으로 본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그런 움직임들에 힘을 보태주고 촉진하는 역할을 할 거고요. 한나라당이 취약한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젊은 세대, 서민층, 서부지역, 개혁지지세력, 이런 흐름들에서, 단순히 선거 때가 됐으니까 입발린 이벤트나 말이 아니라 진정으로 한나라당의 그런 에너지들을 일부라도 반영시켜서 한나라당의 취약점을 스스로 보완하면서 변화시키는 이런 역할들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구체적인 형태나 자리가 뭐냐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전제가 없습니다.

박인규 : 지금 당장 세간이나 언론의 관심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워낙 치열한 경선을 치렀기 때문에 이른바 경선 후유증이랄까요? 두 양대 세력 간의 화합, 화해 이런 걸 많이 보고 있는데 아직은 굉장히 미묘한 시점인 것 같아요. 그런 시점에서 같이 경선에 나왔던 후보로서, 승자인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 좀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만약에 주문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요? 지금 상태에서...

원희룡 : 어차피 이제 경선이 끝나고 승패가 나왔기 때문에, 승리한 후보 중심으로 어차피 당이든 정국이든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저는 자신감을 좀 가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당을 변화시키는 것과 당을 화합시키는 것하고 당장 지금 충돌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는, 당의 변화는 어찌 보면 일상적인 변화이고 기능과 내용들이 변화해 나가는데 초점을 둬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사람과 세력에 대해선, 그것은 크게 봐서 국민과 시대의 흐름이 큰 명분을 가지고 이걸 교체시켜 나가는 거지, 그것을 당장 인위적으로 바꾸고 제거하고 배제하고 이러려면 당장 선거를 치르는 체제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시간 순서라든지 실질적인 당의 변화를 위해서 보다 당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서도 좀 새로운 프로젝트나 프로그램들.

예를 들어서, 자, 정말 경제의 신화를 가진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됐으니까 자, 경제살리기를 위해서 국민들의 지혜를 어떻게 모아나갈지.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서 국민이 분열됐다고 그동안 비판해 왔으니까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 어떻게 좀 새롭고 참신한 국민들 눈높이에 와 닿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할지, 그런 것들 위주로. 여기에 대해서 실제로 그걸 감당해나갈 수 있는 전문가나 외부의 참신한 인재들을 수혈하면서 밀고 나가고. 나머지 당에서 어떤 자리를 가지고 다투는 것들은, 측근들에 대해서 특별한 특혜를 안 주면... 역시 멀리 있는 부분들도 공정하게 대해 나가면 되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이 때 이른 논공행상, 자리다툼, 궁궐정치로 빠지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이 되면서 범여권에서는 오히려 이명박 후보가 더 쉽다는 얘기도 나오고. 아마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경선 내내 문제가 됐던 도덕성 문제일 것 같은데, 지금 상태에서 그런 도덕성 문제가 다시 또 문제가 될 것 같습니까?

원희룡 : 그건 근본적으로는 알 수 없죠. 본인하고 신만이 아시는 건데요, 아마 이제 정기국회 때부터 한 11월 초 정도까지 엄청난 폭풍우가 몰아칠 거라고 예상합니다. 왜냐면 특히 범여권의 입장에서는 그 외에는 방법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아마 목숨을 걸고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범여권이 지금 한나라당 후보의 약점을 가지고 집권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국민들이 이미 상당히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범여권이 지금 당 헤쳐모여를 했는데 국민들이 굉장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우선 반성해야 될 부분에 대한 반성, 그리고 진정으로 이 시대의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스스로 속수무책이었던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양극화가 심해질 거라고 비난은 하지만, 그럼 새롭게 어떻게 국가를 잘 끌고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나름의 비전, 나름의 화두를 던지는 것도 서로 좀 많이 미진하거든요. 그래서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해법을 제시 못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를 침몰시키겠다는 건, 뭐 혹시 성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구도 자체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식상해하고 있다.

박인규 : 상대방의 약점에 편승한 반사이익을 바라는 건 별로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희룡 : 뭐 정치에서 그건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큰 승부는 시대정신과 시대적 과제에 대한 해법,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를 가지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을 해야지요. 그런 면에서 새로운 각도에서의 경쟁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이명박 후보가 아직은 고공비행을 하고 계신데,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게 도덕성 부분, 그건 두고 봐야 할 것이고. 또 하나는 경부운하... 또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 예를 들면 보수언론 내부에서도 그건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 원희룡 의원은 어떻게 보세요? 계속 밀고 나가야 된다고 보시는지

원희룡 : 저 개인적으로는 밀고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반대합니다.

박인규 : 반대하는 이유는?

원희룡 : 우선 환경파괴도 심하구요. 그리고 경부운하가, 예를 들어서 추진하는 측에서는 국민들에게 뭔가 가시적인 변화에 가슴 뛰는 비전을 줘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저는 다른 걸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 이명박 후보가 제시했던 경부운하는 워낙 핵심공약이었다 보니까 하루아침에 없었던 걸로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미 경선 과정에서 토론을 거치면서 이건 100% 민자유치. 민간기업들이 타당성이 있다고 해서 참여할 때만 추진되지 국고를 넣고 국가 차원에서 밀어붙이는 건 아니다, 라고 이미 상당 부분 유연하게 설정해 놨기 때문에 앞으로... 그리고 이 대운하라는 사업 자체에 논란이 있다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이명박 후보가 뛰어난 불세출의 성공 CEO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두말없이 믿고 따라간다는 게 21세기에 가능한 일도 아니고요. 앞으로 신중한 내부검토, 국민적인 토론, 그리고 공감대가 부족하다면 이런 것들을 추진여부나 추진하는 속도에 대해서 많은 유연성을 두고 간다면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또 하나의 변수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게 남북관계인데요, 남북정상회담이 당초 8월 28일이었지만 연기됐습니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상당히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고 차기 정부로 연기하라는 주장도 많이 나오는데, 남북정상회담 연기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 ⓒ프레시안

원희룡 :
저는 연기론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상회담에 대해서 뭐 여러 가지 조건을 달 필요도 없구요. 한나라당으로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 책임하에서 지금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각하에서 성과를 잘 내와라, 그리고 줄 건 주고 안 줄 것은 그냥 나중에 업적에 대한, 정권 말기 업적에 대한 욕심 때문에 무리해선 안 된다, 이런 원칙적인 입장을 취해주면 되고요. 제 생각에는, 예를 들어 우리 정형근 의원 같은 분을 같이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그런 면에서, 왜냐면 무슨 특별한 책임을 지거나, 아니면 정상회담에 대해서 나중에 비판할 근거가 없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비판은 나중에 사실 그대로를 가지고 하면 되는 거고, 그러면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정상회담에 대해서 우리도 경험과 정보도 좀 갖고. 나름대로는 지금 북한이 한나라당은 무조건 배제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한나라당이 방문단에 참석하겠다고 하면 과연 북한에서 어떤 입장이 될지. 그런 것도 우리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성과가 있으면 그걸 인수인계하겠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걸 나중에 우리가 시정하겠다. 그런 담담한 입장에서 접근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원 의원은 지금 담담하다는 표현을 쓰셨습니다만 아마 한나라당 내부의 많은 분들은 좀 과감한 것으로 보실 수도 있을 것 같고. 원 의원은 그동안 남북관계에 대해서 전향적인 발언을 하시면서, 당내 보수적인 의원들로부터 그러려면 여당으로 가라, 그런 말씀을 많이 들으셨는데, 어떻습니까? 지금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노리면서 현재 스탠스면 되는 건지. 예를 들면, 지금 말씀하신 중에 정형근 의원이 남북관계에 대해서 전향적인 의견을 제출했습니다만 아직 그게 당론으로 된 것도 아닌 것 같고 특히 그걸 이명박 후보가 받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남북관계를 포함해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려면 이것만은 바꿔야 될 것 같다, 그런 게 있다면 어떤 부분입니까?

원희룡 : 우선 대북관계도, 대북관계에 대해서 신중한 속도조절을 한다든지 균형을 더 맞추자든지 이런 것들은 충분히 보수정당으로서 있을 수 있는 거고 또 그렇게 해야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리 정부가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정략적인 면이 있다 하더라도 정략적인 것은 전체 객관적인 대응을 통해서 무산을 시켜야 되는 거지, 그것을 정략이라는 걸 내세워서 반대를 하다 보면, 막상 거꾸로 집권했을 때는 그걸 야당이 모두 다 정략이라고 공격해왔을 때 한 차원 다르게 압도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는, 흔히... 뭐랄까, 정략적으로 반대하고 그동안 좀 발목잡기라고 됐던 이런 점에서 몸을 틀어서 한 차원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나. 그렇게 할 때 저는 국민들에게 있어서,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간다고 해서 이게 예를 들어서 한나라당이 친북정책으로 갔다고 받아들일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한나라당의 보수층들이 기본적인 지지와 신뢰가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해서 전향적으로 나가 주고. 저는 그런 면에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 같은 분이 전향적으로 나가 주는 게 대한민국의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도 훨씬 더 바람직했다. 보수층이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그걸 풀어나갈 때 사실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도 더 넓어지거든요. 주도권을 우리가 잡고 나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박인규 : 이번 경선에 함께 출마하신 홍준표 의원이나 원희룡 의원이나 두 분 다 검사 출신인데, 사실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는 검사 출신이라는 말이 별로 따라다니지는 않는 것 같아요. 길게 안 하셔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원희룡 : 네. 잠깐 했습니다. 3년 정도...

박인규 : 검사를 하시다가 정치인으로 상당히 빨리 뛰어드신 건데, 정치인을 하겠다고 느낀 건 그 이전부터입니까? 아니면 검사를 하시면서 생각하신 겁니까?

원희룡 : 검사를 그만 둔 계기는 IMF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20대 때는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했고요, 30대로 들어가면서 세상도 많이 변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는 제도권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관념적인 이념 자체를 전파하는 그런 운동이 아니라, 사회에 이미 있는 제도를 점진적으로 개혁해 나가는 역할을 하자. 거기에 대해서 저는 구조적인 비리와 구조적인 악이랄까, 거기에 대해서 젊은 검사로서 한 번 청춘을 바쳐 보겠다. 최소한 한 10년 정도는 법을 법답게 집행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몸을 담고 있었습니다.

박인규 : 10년을 못 채우신 이유는?

원희룡 : IMF가 97년에 터지고 98년에 저희들 월급도 20% 잘리고, 옆에서는 줄부도가 나고 실직자가 넘쳐나고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거 보면서, 정책을 내 자리에서 충실히 집행하고 있는다고 해서 사회적인 불행이나 가난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정치로부터 시작된, 예를 들어서 정책입안과 국가운영이 잘못되면 선의의 피해자가 너무 많이 생긴다. 그래서 정치의 형성과정. 정책을 입안하고 형성하는 과정에 내가 준비만 돼 있다면 보다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참여해야겠다, 그런 구체적인 동기랄까, 욕구를 많이 갖게 됐습니다.

박인규 : 학생 시절에 노동운동도 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대개 그러면 이른바 개혁세력, 하면 현재의 여당을 많이 선택하는데 한나라당을 선택하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실 거 아닙니까?

원희룡 : 그때는 어느 쪽이든 갈 수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제가 이념적으로는 많이 유연해져 있었고 많이 바뀌어 있었고. 인맥으로 보면 당시 민주당 쪽에 훨씬 친구나 선배들이 많았죠. 그런데 양쪽에서 다 같이 해보자 하는데 저는 당시에 특히 김부겸 선배가 한나라당에 외롭게 있으면서, 민주당에는 안 그래도 소위 젊은 개혁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쪽이 할 일은 그쪽에 맡기고, 그렇다고 한나라당도 이걸 없애버릴 수 없는 한은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뀌는데 나름대로 의미있는 축이 되니까, 좀 힘들더라도 한 10년 정도 보고 한나라당의 개혁파를 같이 만들어서 뚜벅뚜벅 가보자. 이쪽이 어려움은 많겠지만 투자에 비해서 나중에 이익도 많이 남을 거다. 그런, 그리고 인간적으로 좀 도와줘라, 해서 어찌 보면 아직 소수가 달려들고 있는 일에 대해서 참여한 셈인데요. 한 3, 4년 많이 처음에는 개혁을 해달라는 기대와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또 막상, 개혁이라는 게 남들을 개혁하라는 거지 자기에 대한 개혁이 오면 다 반대하지 않습니까. 한나라당 당내에서 자꾸 당을 바꾸고 기득권을 깨야 되는 이런 목소리를 내다 보니 충돌과 핍박이 많았죠. 그래서 저를 권유해서 입당시킨 선배들은 열린우리당으로 떠나고 저는 남아있고,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박인규 : 한나라당에서 한 8년째 정치를 하고 계신데, 한나라당을 바꿔보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입당하셨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좀 바뀐 것 같습니까? 많이 바뀌었습니까?

원희룡 : 시대의 거대한 흐름 때문에, 바뀌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식들을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그게 결국은 기득권, 자기의 익숙한 관습과 결별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득권에 대한 희생,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기 때문에 참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는 겁니다. 그럼 고통을 감수시키려면 힘이 있든지, 아니면 설득을 하든지 감화가 돼야 되는데 아직은 너무나 어렵구요. 그래서 앞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감동을 시켜나가고 이 감동 위에서 뜻을 함께하는 힘들이 쌓여야 이게 한 발 한 발 현실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번 경선에 나가셔서 그래서 3위를 하셨다는 건 아직은 작을지 모르지만 힘을 가지게 된 계기라고 볼 수도 있구요.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어떤 길을 걸어가실지, 못다 하신 말씀이 있으면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원희룡 : 이번 과정에서도 가장 제 가슴에 깊이 새겼던 게, 그동안 원희룡이 특히 한나라당 내에서는 습관적으로 튀는, 그리고 언제든지 떠날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진정성이 좀 느껴진다. 그리고 한나라당도 앞으로 미래에 또 바뀌어야 될 테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제시도 하는 것 같다. 아직 그것에 대해서 확정적으로 지지는 못해주겠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 이런 반응들이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저는 참 의미있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그동안 부족했던 점들에 대해서도 처절히 깨달았구요, 그래서 한나라당이 의미있게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저의, 제 스스로 위치를 매기고 역할을 하고 있는 거니까 여기에 대해서 좀 더 치열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좀 더 성숙하고 힘을 발휘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정치에 입문하신 이유가, 정치가 참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씀하셨는데 하여튼 한나라당에 계시면서 한나라당의 정치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원희룡 : 예. 지켜봐 주십시오.

박인규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이번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한 원희룡 의원을 초대해.. 이번 경선결과에 대한 소감과 경선 이후 한나라당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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