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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경선, 대세론 뒤집을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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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 경선, 대세론 뒤집을 바람 부나

[D-7] 李 "대세 굳혀" VS 朴 "대역전극"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한나라당 후보를 뽑는 경선이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승패가 갈릴 날이 눈앞이건만 이명박, 박근혜 양대 진영이 진단한 종반 판세는 제각각이다. 이 후보 측은 선거 초반부터 유포됐던 '대세론' 굳히기에 여념이 없는 반면, 박 후보 측은 특유의 '박풍(朴風)'으로 역전에 성공했다고 큰 소리다.

"이명박 승리가 굳어졌다"

이 후보 측 이재오 의원은 12일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와 캠프 자체 조사를 근거로 "이 후보가 일반 국민은 물론 대의원·당원 층에서도 안정적 우세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권역별로는 박 후보의 아성인 대구와 이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해 표를 잃은 충청도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이 의원은 "범여권의 정치공작과 박 캠프의 네거티브 공세로 인해 6월부터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고 박 후보와의 격차 축소 현상이 나타났었다"면서도 "그러나 이 후보의 적극적인 해명과 의혹의 근거 없음이 점차 사실로 밝혀지면서 7월 말부터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재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광근 대변인 역시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국민, 대의원, 당원, 국민선거인단 등 각 층에서 평균 10% 대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명박 승리가 굳어졌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그동안 중립지대에 있던 당협위원장들이 속속 이명박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이명박 필승론'을 인식한 결과"라며 "'될 사람 밀어주자'는 심리가 확산되면 막판 지지율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세론' 확산을 통해 확실한 우위를 굳히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이 연일 각 지역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의 공개 지지 기자회견을 열어 암암리에 줄을 섰던 세력의 '커밍아웃'을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세몰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대역전극은 이제 시작"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정 반대의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합동 연설회가 개최된 10개 지역에서 박 후보 쪽으로 '세 이동'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다"며 "이대로 총력을 기울이면 안전하게 이긴다"고 주장했다.

경선기간 동안 이 후보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됐던 만큼 "실수 없이 정권교체를 이뤄낼 후보를 가려내자"는 박 후보의 호소가 먹혀들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홍 위원장은 조직표 대결에서 박 후보 측이 열세를 보이는데 대해서도 "여론조사 때에는 당협위원장들의 눈치를 보느라 위장답변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실제 투표 때에는 안전한 후보에 대한 요구가 강력하게 작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현 대변인은 아예 "경기, 인천 지역이 어제 저녁 조사에서 완전히 역전된 것은 그동안 다소 밀렸던 수도권의 대역전, 그리고 경선 대역전이 확실함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수도권 역전'을 주장하기도 했다.

수도권은 경선 초반부터 이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던 지역이다. 이날 이재오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서도 경기, 인천 지역은 이 후보의 완전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박 후보 측의 진단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박 후보 측에서 이처럼 '역전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온 것은 중반 이후 잦아든 추격세를 회복하기 위한 막판 전술로 보인다. 역전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음으로써 '대세론'에 휩쓸릴 수 있는 지지층을 다잡고 캐스팅보트를 쥔 부동층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일주일간의 '난타전', 큰 한 방 터질까?

양 측이 이처럼 막판까지 치열한 세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남은 일주일 동안 기존의 판세를 뒤집을 변수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아프간 피랍 사태나 남북 정상회담 준비 작업 쪽으로 여론의 주목이 쏠리면서 한나라당 경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표심 또한 웬만한 변수에는 둔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변수는 양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전의 추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박 후보가 공격을 하면 이 후보가 수비를 하는 형식으로 공방전이 진행돼 왔지만 선거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그 양태가 난타전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양 캠프가 쥐고 있을 지도 모를 결정적인 '한 방'이 선거 구도를 뒤흔들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이 후보 캠프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숭모회장을 지낸 이영도 씨의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 '최태민 의혹'을 막판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씨는 기자회견에서 "90년 당시 육영재단 분규는 박 후보의 두 동생이 최태민 씨의 박해를 견디다 못해 당시 노태우 대통령께 탄원을 하며 이후 최태민 씨 축출을 위한 전국 서명운동 등으로 확산돼 촉발됐다"고 주장하며 "본인은 최태민 씨와 4시간에 걸쳐 개인면담을 했고 90년 1월 1일과 3일에는 박근혜 당시 이사장과 분규 사태 수습을 위한 깊은 대화를 나눴지만 이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 측 공방전이 가열될 경우 이 씨가 '개인 면담 내용'을 공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씨가 '최태민 의혹'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을 경우 박 후보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공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 후보 측은 이 후보의 BBK 연루의혹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유승민 정책메시지단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유 단장은 이 후보의 큰 형 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가 소유하고 있는 '다스'의 미국 측 변호사가 미 법원에 제출한 총 535쪽 분량의 증거자료와 미국 법원의 사건기록표 등을 공개하면서 "자료를 보면 지난 2001년 3월 이 전 시장이 35억 원, 이상은 씨와 김재정 씨가 각각 9억 원을 옵셔널벤처스로 추측되는 'OV' 계좌에 송금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이 액수는 이들 세 명이 e뱅크 증권거래에 투자한 돈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자료를 보면 이 후보가 BBK 측으로부터 지난 2001년 5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송금받은 것으로 돼 있다"면서 "BBK는 지난 2001년 2월 이 전 시장에게 49억9999만5000원을 보냈고, 이와는 별도로 '다스'(이 후보 큰형과 처남 소유)에도 지난 2001년 10월에 39억 원, 그해 12월에 11억 원 등 총 50억 원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자료가 합성, 변조됐다. BBK 계좌와 LKe-뱅크 계좌를 교묘하게 합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축했지만, 이 후보가 금융사기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BBK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의혹만 입증할 수 있다면 판세는 한 번에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이 박 후보 측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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