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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사태 '속수무책'...국민들 집단 '무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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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사태 '속수무책'...국민들 집단 '무력감'

"개신교ㆍ무슬림ㆍ미국에 감정 폭발할 수도"

아프간 피랍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민들이 집단 무력감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탈레반보다 오히려 오히려 개신교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는 등 다른 대상을 겨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6일 전문가들은 아프간 사태가 탈레반에 의해 남성 인질 2명이 피살된 데 이어 일부 여성 인질의 건강 악화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민들의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심성민씨의 피살 소식이 전해진 후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고, 미국은 원칙론만을 강조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답답함을 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프간 관련 각 포털 뉴스게시판에는 "결국 다 죽는 것 아니냐", "답답하다"는 글이 이어졌다.
  
  직장인 엄모씨(42, 경기도 성남시)는 "사태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미국도 원칙에서 물러설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인질들이 다 희생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이 같은 집단 무력감은 다른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피랍관련 뉴스 댓글에 탈레반의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한 비판보다는 개신교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시종일관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평소 개신교의 행태에 대한 반감이 이번 사태와 맞물리면서 '분풀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며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대상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분풀이를 한 사례는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다종교 사회의 특성상 이슬람 사원이나 외국인 거주지에 대한 폭력이 빚어지지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남궁 교수는 진단했다.
  
  정신과전문의 정혜신씨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집단적인 무력감에 빠지면서 내부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된다"며 "문제의 근원이 탈레반이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책임론'이 거론되는 것도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돼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정치와 무관하게 일반 대중이 무기력한 상태에서 책임자 또는 비난의 대상을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향후 사태의 전개에 따라 '분풀이'는 격렬한 감정폭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일본 정부가 이라크행을 강행한 피랍자 3명을 '뒷돈'을 주고 석방시킨 후 극우 일본인들이 이들의 집을 봉쇄하고 시위를 벌이는 등 적잖은 후유증이 이어진 바 있다.
  
  이들은 당시 "뒷돈이 얼마인지 밝히라, 국가가 언제 너희들을 이라크로 가라고 했느냐, 네가 좋아서 갔는데 어째서 우리가 낸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일본의 상황이 현재 국내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포한별병원 서동우 정신과장은 "지난 번 김선일씨 피살 때와는 달리 국민들은 아직까지는 대체적으로 차분한 편"이라며 "그러나 사태가 어떤 식으로 종결되든 미국이나 개신교, 무슬림 또는 정부에 대한 분노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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