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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유엔 안전보장하면 어디서든 대면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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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유엔 안전보장하면 어디서든 대면협상"

"정부장악지역, 국외서도 협상 용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 협상단과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측이 3일 유엔의 안정보장하에 어디서든 대면협상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새로 제시했다.

탈레반이 쟁점이었던 협상장소 문제에 있어 유연성을 보임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인질 협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3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이 가즈니주에서 우리와 접촉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특히 "만약 유엔측에서 (대면접촉시) 탈레반이 다치지 않도록 보장한다면, 가즈니시를 포함해 정부가 장악한 지역 또는 국외에서도 협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도 "우리는 유엔이 안전만 굳건히 보장해 준다면 미군기지, 카불, 대통령궁, 정부건물 등 어디서나 한국과 대면접촉할 준비가 됐다. 또한 한국 협상단의 안전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또 "우리는 유엔과 좋은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유엔의 안전보장 조치를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측에 구체적인 협상 장소를 제시했는 지에 대해서는 "장소 결정은 한국 정부에 달렸다"고 답했다.

AP통신도 이날 유엔이 안전을 보장할 경우 한국 정부관계자들과 협상을 위해 수도 카불 등 어디든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아마디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탈레반이 국제기구인 유엔의 안전 보장을 전제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협상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상호간 안전보장 문제 때문에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대면협상 추진노력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기대를 낳고있다.

한편 아프간 카불의 와하즈 병원이 추진했던 한국인 인질 치료는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IP에 따르면 인질 치료를 시도했던 병원의 무하마드 하심 와하즈 원장은 이날 탈레반과 접촉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탈레반은 의사들의 눈을 가리고, 탈레반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조건을 제시해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측은 의사들 가운데 스파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도 탈레반이 3일 한국인 인질들에 대한 아프가니스탄 의료진의 접근을 불허했으며 탈레반 수감자 2명을 아프간 정부가 풀어줄 경우 병세가 심각한 한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는 "인질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면 그들(아프간 정부)은 매우 아픈 2명의 인질 교환을 위해 우리 수감자 2명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이어 여성 인질 16명 가운데 2명은 매우 심각한 의학적 문제들을 갖고 있지만 탈레반이 충분한 의약품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어쩌면 그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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