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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들려온 그 말…美 "군사압력 배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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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들려온 그 말…美 "군사압력 배제 안 해"

미-아프간 정상회담 주목돼

군사적 압력을 통해 위기를 해결하고자 하는 미국의 군사주의적 사고방식이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들에게도 적용되는가.

피랍 사태에 대해 말을 아껴 온 미국이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압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말을 마침내 꺼내 인질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초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대북 강경책을 연상케 하는 이같은 언급은 인질 '구출'작전을 목전에 둔 것으로 보이는 아프간군의 움직임과 더불어 탈레반 납치세력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할까

문제의 발언은 2일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방미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바우처 차관보는 "탈레반이 인질들을 석방하도록 모든 압력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며 군사적 압력도 "우리가 지닌 여러 가지 수단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잠재적 군사적 압력"을 포함한 각종 압력이 다각도로 효과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압력의 목적은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무사히 평화적이고 안전하게 풀려나게 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부시 미 대통령과 하마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아프간군이 인질들을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탈레반 납치세력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이같은 뜻을 전달한다면 사실상 군사공격을 승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우처의 발언은 2일 송민순 외교장관과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副)장관의 '합의'와도 상충된다. 송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네그로폰테 부장관과 회담한 뒤 "한국과 미국 모두 한국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옵션은 배제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군사작전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었다.

강경했던 북핵 정책이 끝내 핵실험까지 불러왔듯 군사행동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우처 차관보의 이같은 언급은 인질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 다시 강조된 미국의 '고무줄' 원칙

미 국무부는 또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해 달라는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향후 더 많은 납치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 역시도 부시 대통령이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일러 둘 원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우처 차관보는 "죄수 교환이나 납치범들에 대한 다른 양보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며 "우리는 납치범들에 대한 양보는 더 많은 납치나 인질 억류를 가져올 뿐이라고 믿으며, 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아주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테러범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융통성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에 물어볼 일이라며 언급을 피한 뒤 "미국 정부로서는, 우리의 정책과 원칙들은 잘 알려져 있고 여기서 많은 시간을 들여 그걸 반복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니컬러스 번스 국무차관이 이날 한국 국회의원단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들을 예정이지만 "우리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강조해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양보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2006년 1월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기자 질 캐롤이 이라크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됐을 때 미군이 수용소에 억류 중이던 여성 5명과 맞교환했던 일, 2000년 에콰도르 미국 민간인 납치사건, 1999년 콜롬비아 인질 사건 등에서 미국도 테러세력과 협상했던 적이 수차례 있어 미국의 '원칙'은 경우에 따라 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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