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도, 우리당도 '반발'…신당 지도부 '샌드위치'

신당 '확장개업' 난항…자중지란 증폭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이 좀처럼 자중지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기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대치하고 있고, 그 사이에 끼인 제3지대 신당의 지도부도 별다른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갈등만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박상천 "'우리당 배제' 공식 의결해 달라"
  
  정대철, 김한길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 창준위원장과 범여권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은 1일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나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제안했지만 사실상 거절 당했다.
  
  이들은 회동 직후 박 대표에게 △5일 창당은 (가칭)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준위와 통합민주당이 함께 참여해서 하고 △열린우리당 및 기타 세력과의 통합 문제는 창당 후 의결기구에서 논의한다는 내용의 제안문을 발표했다.
  
  이에 박상천 대표는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는 내용의 반론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그는 이 반론문에서 "공식 의결기구에서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겠다는 결의를 해주면 당내 의견 조율 후 제3지대 신당과 신설합당을 논의할 수 있다"고 역제안했다.
  
  박 대표는 "(제3지대 신당에) 한번 들어가면 후퇴가 불가능하다"면서 "그런 보장 없이 통합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상적인 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려우며 자칫 잡탕식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회동 직전 모두발언에서부터 감지됐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김한길. 정대철 창준위원장과 대선주자들은 "박상천 대표가 대통합의 대미를 장식해달라"고 촉구했으나 박 대표는 "오늘은 주로 듣겠다"면서 "정당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냉랭한 반응만 보였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일정까지 바꾸고 왔다"면서 "어딜 가나 대통합이 화두고 열망인데 그 한가운데 박 대표가 계시더라"고 말하는 등 통합을 주도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당도 발끈
  
  그러나 제3지대 신당파의 제안문은 그간 몸을 낮추고 있던 열린우리당에서도 반발을 샀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이들의 회동 직후 "이 제안은 대통합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부적절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통합의 대상과 주체에 대한 균형과 원칙에 입각하지 않은 제안으로 대통합을 완성하는데 중대한 차질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을 인정하지 않는 박상천 대표와 논의해서 '되면 통합하고 안 되면 안 한다'는 태도가 말이 되느냐"며 "'도로 우리당'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는 이해할 수 있으나 사실상 배제론에 동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 대해서도 "공동 창준위원장만 가서 박 대표를 설득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주자들까지 몰려가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