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그의 노벨평화상은 피로 얼룩졌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그의 노벨평화상은 피로 얼룩졌다"

남아공 클레르크 전 대통령, 인권유린 논란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지막 백인정권 수반이었던 F.W 데 클레르크(71) 전(前) 대통령이 '피묻은 노벨평화상' 논란에 휩싸여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클레르크는 1989년부터 1994년까지 백인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권의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복역 중이던 넬슨 만델라를 석방시키는 한편 흑인 민주화투쟁의 중심정당이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합법화하는 등 민주화를 추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93년 12월 만델라와 함께 남아공의 평화적인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러나 클레르크가 대통령 재임기간 백인 보안당국이 저지른 여러 인권유린 사건을 지시했으며 '그의 노벨평화상은 피로 얼룩졌다'는 주장이 다름 아닌 백인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의 발단은 지난 16일 검찰이 1989년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아드리안 플록(70)과 경찰청장이었던 요한 한 더 메르버를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비롯됐다.
  
  플록 등은 현 대통령실 사무차관으로 과거 민주화투쟁을 벌였던 프랑크 치카니를 독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것.
  이후 현지 언론매체들은 플록과 메르버가 검찰과의 유죄인정 협상을 벌이면서 당시 정부 수반이었던 클레르크도 책임이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 보도했다.
  
  세간의 이목이 클레르크에게 쏠리자 그는 지난 26일 케이프타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양심은 깨끗하며 "어떤 종류의 불법적 범죄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인정권 당시 보안부대를 이끌면서 흑인무장세력 등을 상대로 '살인임무'를 수행, 13년동안 복역중인 유진 데 콕이 27일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전화통화 출연에서 클레르크가 '살인 임무'를 지시했으며 그가 받은 노벨평화상은 '피로 얼룩져 있다'고 주장, 파문이 확산됐다.
  
  콕은 1993년 이스턴케이프주의 음타타 지역에 소재한 한 주택을 급습, 5명의 10대 흑인을 살해했는데 사망자중에는 12세된 소년 2명이 포함돼 있었다.
  
  콕은 음타타 기습 사건 등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2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데 교도소에 설치된 전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문제의 습격을 클레르크가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클레르크재단은 29일 성명을 통해 클레르크는 보안당국의 정당한 작전을 승인한 것이라고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성명은 클레르크가 앞서 펴낸 자서전에도 음타타 사건이 기술돼 있다고 밝혔다. 클레르크가 흑인테러근거지에 대한 국방부의 작전 승인 요청에 대해 테러행위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더 많은 테러행위가 자행될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작전을 승인했다는 것. 성명은 이어 클레르크가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능한 한 최소의 물리력이 동원돼야 한다고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또 클레르크가 10대 소년들이 사망한 데 대해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부대원들의 작전수행 과정에서 집안에 있던 사람들이 무기에 접근하려 한 것으로 생각해 발사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과거 백인정권 치하 저질러진 인권유린 사건을 둘러싼 클레르크의 연루 여부에 대해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클레르크가 문제의 치카니 사건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 대변인은 치카니 사건 수사와 관련해 클레르크는 증인이나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평론가 시포 시페는 클레르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그의 과거에 연유한 것이 아니라 정치범을 석방하고 남아공의 정치상황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용기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국영 방송 SABC 인터넷판은 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