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전여옥 의원의 공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보수 인터넷 매체 <독립신문> 5주년 기념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전 의원이 "나태한 한나라당"을 비판하며 박 후보의 대표시절 행적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던 27개월 간 박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박근혜의 복심' 혹은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전 의원은 지난 12일 돌연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었다. 양대 진영 간 검증공방이 한창이던 시점이었다. 박 후보 캠프에서 "뒤통수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새나왔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에 전 의원은 "박근혜 저격수가 되려고 이 후보 측에 들어온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었다. "여기 저기 쓴 소리를 하면 오히려 내 몸값이 올라갈 것"이라며 "그러나 불난 집 같은 한나라당에 부채질을 하는 것은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권과 전투엔 몸 사렸던 사람들이 내전에만 치열"
그러나 양심을 운운했던 공언은 보름 만에 깨졌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은 나태했고 온실에 있기를 즐겨하며 싸우려 하질 않았다"며 "어떻게 좌파 정권과 상생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냐"고 말했다. "그들이 상생을 외친 것은 자기 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자 하는 자기 보신의 결과"라고도 했다.
'상생의 정치'는 2004년 개원국회를 시작하며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내세웠던 모토였다. 이름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전 의원의 칼날이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전 의원은 "좌파 정권과의 전투에선 몸을 사렸던 사람들이 내전에선, 당내 경선에선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와 대립하고 있는 박 후보 진영을 비꼬기도 했다.
전 의원은 또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일 때는 사진 찍히면 안 된다고 빼던 의원들이 지금은 온갖 극언을 자기 진영에 퍼붓고 있다"며 "'네거티브'로 흥한 자는 '네거티브'로 망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지금은 양대 진영이 모두 '네거티브' 공세를 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원래 '네거티브'란 비판은 이 후보 진영에서 땅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한 박 후보 캠프를 공격할 때 쓰는 용어였다.
박 후보 측에 각을 세운 전 의원은 "한나라당에 동력과 전사가 없다는 생각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사실은 대단한 동력을 지닌 전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들이 한나라당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맥락상 이 후보에 대한 언급으로 여겨졌다.
한편, 전 의원은 최근 저서 '일본은 없다' 표절 관련 소송과 최재천 의원과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데 대해서는 "억울한 재판 결과에 미칠 뻔한 적도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 의원은 "나만 해도 노무현 정권의 시답지 않은 사람들에게 고소를 당해서 최후진술을 한 게 몇 번인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진실이 내 앞에 놓여 있어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지난 4년 간 노무현 정권의 횡포를 당해온 분들에게도 같은 감정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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