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수용 및 몸값 지불說

전원 석방 위한 '패키지 딜'?…협상 '분수령'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이 협상에 실패했다며 '25일 중 일부 인질 살해'를 공언한 가운데,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몸값을 지불하고 수감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와 협상이 중대 국면에 들어섰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 당국자는 25일 수도 카불에서 <교도통신> 기자와 만나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고, 수감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몸값의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이 제시한 시한 몇 분 전에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레반의 당초 요구대로 정부가 탈레반 죄수 8명과 한국인 인질들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한국인 인질 23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가 몸값까지?
  
  아프간 당국자의 이같은 발언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스프 아마디가 <AP> <AFP> 등에 "협상이 실패했다"며 "오늘(25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6시30분)까지 탈레반 죄수 8명이 석방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죽일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엇갈리는 것이다.
  
  그러나 <교도통신>의 보도는 △몸값 지불과 탈레반 요원 석방에 부정적이라고 알려졌던 아프간 정부가 두 가지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는 점 △과거 외국인 인질 사건에서 몸값을 지불했던 것은 인질의 출신국 정부였다는 점 △협상이 실패했다는 탈레반의 발표 직후 나왔다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협상 실패와 인질 살해를 공언하면서 압박하자 파국을 원치 않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협상안을 전격적으로 들어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탈레반 수감자 8명 석방은 인질 8명에 대한 대가이고, 몸값은 나머지 인질 15명의 구출을 위한 대가로, 인질 전원을 구해내기 위한 '패키지 딜(일괄타결)'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같은 일련의 외신보도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이전과 동일하다"며 "보도내용을 일일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엇갈리는 외신 보도와 정부의 반응은 인질사태가 파국이냐 평화적 해결이냐를 가를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