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2일 광주역 광장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비난하는 연설을 한 새누리당 김경재 기획특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새누리당 한광옥 국민통합위 수석부위원장에게는 같은 혐의로 경고처분을 내리고, 박근혜 후보에겐 '공명선거 협조'를 요청했다.
선관위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특보는 12일 당 주최 정강·정책 홍보 집회에서 통상적 정책 홍보와 투표참여 홍보활동 범위를 벗어나 선거구민에게 자신이 소속된 정당 예비후보자를 지지·선전하고 다른 예비후보자에 대해 비방에 가까운 내용의 연설을 해 공직선거법 91조 및 254조 2항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 부위원장에게는 "위법 정도가 경미해 경고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에게는 "연설 내용이 선거운동에 이르지 않아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으나 발언 내용 중 소속 정당 지지를 권유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어 유사한 발언이 계속되는 경우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될 수 있음을 안내하는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당일 연설 내용 자체에 대해선 일단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셈이다.
박 후보는 지난 12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등의 주최로 광주역 광장에서 열린 투표 독려 캠페인 행사장에 들러 트럭에 올라 "새누리당은 여러분과 힘을 모아 국민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동서 화합의 시작인 이곳 광주에서 여러분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 달라"는 내용의 연설을 해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었다.
또 김 특보는 당시 박 후보에 앞서 연단에 올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겨냥, "(노무현 정권의) 모든 정치적 과오와 실언에 대해 한 마디 충언하지 못했던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런 사람이 이번에 여기서 표를 얻으면 사람들이 우리를 오장육부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선관위가 박 후보에게 선거법 위반 처분이 아닌 공명선거 협조 요청을 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박근혜 후보의 눈치를 보고 정치적 판단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 박광온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박 후보가 대선 예비후보자 신분임을 망각한 것으로 결국 선관위가 공정한 선거관리를 하지 않겠다고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정당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선거법 제141조에서 당원집회를 선거일 90일 전부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같은 법 제 91조에서는 누구든지 허용되는 기간과 허가받은 확성기장치 외에는 일절 사용할 수 없다"며 "또한, 누구든지 자동차를 사용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음을 밝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박 후보의 광주 집회 연설은 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음을 다시 밝히며 즉각 재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도 같은 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근혜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자인데, 예비후보자의 경우에는 선거법상으로 선거운동이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며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명함을 배포하고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보내고 어깨띠, 전화를 사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거운동을 일체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는 트럭에 올라가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했다"며 "트럭을 이용하고 마이크를 사용한 것이 예비후보자로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 측의 박성혁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선관위의 결정은 예비후보자가 법이 예외적으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동차와 확성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선법의 명문조항을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라며 "선관위가 벌써부터 여당 대선후보의 눈치를 보고 줄서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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