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양보론'? 처음 듣는 얘기"

"오해 풀어나가겠지만, 합의된 부분은 진도를 내야"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1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문 후보는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문 후보는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일정을 소화하던 중 '단일화 중단' 소식을 듣고 "상황은 잘 몰라서 뭐라고 말씀 못 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 측이 협상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이날 한 조간 신문에 보도된 '안 후보 양보론' 기사다. 문 후보 캠프 측 한 관계자가 '곧 안 후보가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문 후보는 이 기사에 대해 "(캠프 내부) 누군가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말했을 거라고 생각지 않는데 아마 이렇게 언론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말이 거두절미됐다거나 와전된 그런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후보 단일화 협의 중인데 안 후보 측에 양보를 바란다던가 이런 것은 그럴 때도 아니고, 우리 캠프 쪽에 공식 입장도 아니고, 그런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15일로 예정된 새정치공동선언 발표 및 두 후보의 회동도 다시 미뤄지는지 여부에 대해선 "지금 (선언)문안이 다 합의됐고 후보들 간에 일정이 맞지 않아서 발표를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지금 이런 협상 중단 때문에 선언도 좀 늦어지게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어쨌든 오해를 푸는 것은 풀어나가는 것이고, 이미 합의된 부분은 진도를 내자고 요청을 하겠다"며 단일화 논의 재개의 뜻을 피력했다.

우상호 "'양보론' 언급한 관계자 없어… 합의 중단할 사안 아냐"

문 후보 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중단 사태에 대해 "캠프 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런(안 후보 양보론) 발언을 한 적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며 안 후보 측의 입장에 유감을 표했다.

우 단장은 안 후보 측의 지적 사항에 대해 "하나는 백원우 전 의원이 페북에 올렸던 내용이고, 하나는 모 조간신문에 나온 양보론"이라며 "첫 번째 문제는 게시물을 즉각 삭제했고, 백 전 의원은 정무특보에서 물러났다"며 조치를 취했음을 알렸다. 문 후보 캠프의 정무2특보를 맡고 있는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안 후보 측 협상자로 나선 이태규 실장이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만든 포스터를 게시하면서 "모욕감을 느낀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한 얘기다.

이어 "두 번째 사안(안 후보 양보론)은 확인해본 바, 캠프 내에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과로 그런 보도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책임 있는 위치에 계신 분들은 아닐 것"이라며 "안 후보 쪽에서 의심하는 분도 그런 발언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그동안 문 후보 캠프는 후보의 특별 지시에 따라 안 후보 및 안 후보 측 캠프를 자극할 발언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왔다"며 "향후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서 사소한 오해라도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는 국가 운명 달린 중대 과제이므로 협상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견 직후 우 단장은 기자들에게 '양보론' 발언의 진위 여부에 대해 "내부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본부장, 선대위원장, 대변인단 등에선 확인이 되고 있지 않는다"며 "캠프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진행된 일이 아니므로 성의를 보이고 싶어도, 누군지 알아야 성의를 보일 것 아니냐. 저는 여러분과의 만남에서 끊임없이 양보는 불가능하다고 해왔고, 담판도 불가능하다고 해왔고, 이 보도로 전체 캠프가 몰고 가는 건 저희도 서운한 면은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백 전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김현 의원이 '좋아요'를 눌렀다는 안 후보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그 정도가 협상 분위기 해칠 정도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쪽에서 이런저런 공격과 비판 많이 했어도 협상 분위기에 일체 반영 안 했지 않느냐. 시시비비 따지기보단 앞으로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