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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교회 교인들 "외신보도가 제발 오보였으면…"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이 제시한 통첩시한인 21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21일 정오)이 지나면서 피랍 봉사단원 20명이 소속된 분당 샘물교회는 극도로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밤 교회 1층 사무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교회 신도와 가족 10여 명은 이날 사무실에서 대책을 숙의하며 정부쪽 협상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통첩시한을 1시간 앞둔 오후 3시30분부터 외교통상부와 연락이 끊긴 뒤 외신에서 한국군 철수를 재차 요구하는 2차 통첩 보도가 전해지자 교회 안팎은 한때 공항상태에 빠졌다.

이어 오후 4시20분께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자 봉사단원 차혜진(31.여)씨의 동생 차성민(30)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와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정부는 가족들에게 이렇다 할 정황을 설명해주지 않고 믿고 기다리라고만 했다"며 "외통부 장관은 가족들에게 사실규명은 물론 구체적이고 신속한 대응책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차씨는 격앙된 어조로 "(피랍자들이)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올해 철군할 거라면 지금 당장 철군해야 한다. 가족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20명을 살려내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즉각 철군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하다 결국 눈물을 흘렸다.

통첩시한을 넘겨 4시52분께 무장세력이 독일인 인질 한 명을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TV 앞으로 몰려 뉴스속보에 촉각을 세웠다.

교회를 찾은 60대 신도는 "참담하다. 가족들이 더 걱정"이라며 황급히 대책반이 차려진 1층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후 5시30분께 교회를 방문한 한나라당 임태희(분당을) 의원은 "외통부에 들러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을 위로하러 왔다. 아프간쪽 납치세력의 정체가 파악되지 않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샘물교회 관계자들은 초조함 속에서도 극적인 석방을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전날까지 가족들의 안전을 의식해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던 교회측은 이날 오후 처음으로 가족대표 세 명이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피랍사건 이후 경과를 설명하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들은 당초 오후 2시 피랍사건이후 경과와 심경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기자회견 시간을 미루기도 했다.

서명화(29.여).경석(27)씨 남매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외신보도가 제발 오보였으면 좋겠다"며 "애들이 무슨 일을 당하면 (나는) 이 세상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울먹여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 분들(무장세력)도 가족이 있지 않겠는가"라며 "꼭 석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사무처장 권혁수(57) 장로는 기자들에게 "무엇보다 피랍 신도들의 안전과 조기석방이 중요하니 각계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면서 교회측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아프간 무장세력의 통첩시한이 지나면서,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가슴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피랍자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한데 모았다. <편집자>

"아이들이 혹시 무슨 일을 당하면 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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