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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주둔 한국군 철수 요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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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주둔 한국군 철수 요구할 듯

올들어 외국인 납치 주력…처형된 경우도 있어

아프가니스탄에서 19일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들은 무사히 생환할 수 있을까.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0일 로이터와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들이 한국인 남녀 18명을 붙잡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납치된 이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의 요구와 입장은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미국과 나토군을 상대로 한 공세를 강화한 가운데 아프간에 주둔한 서방군대를 몰아내기 위해 올들어 외국인 납치에 주력해왔다. 납치 전략이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 3월 일간 <라 레푸블리카> 아프간 주재 특파원 대니얼 마스트로쟈코모 기자가 텔레반에 납치된 뒤 이탈리아 내각은 야당의 거센 공세로 무너지기 직전까지 갔을 정도이다.
  
  이들의 요구는 외견상 간단하다. 탈레반은 지난 18일 독일인 2명을 납치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독일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해야 이들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프간에 동의ㆍ다산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한국에도 독일과 같은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납치된 이들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과거 탈레반 무장세력들에 의해 납치된 피해자 가운데 처형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1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독일회사 직원인 알바니아인 4명은 차량 이동중 납치됐다가 결국 처형됐다. 이 독일 회사는 아프간 재건사업에 참여중인 기업이었다.
  
  또 탈레반은 같은 해 4월 28일 아프간 이동통신회사 로산사(社)에서 일하는 인도인 기술자를 납치했으며 그는 추후 목이 잘린 사체로 발견됐다. 이 기술자는 바레인에 위치한 알-모아예드 소속으로 로산사와의 계약에 따라 아프간 남부지역에서 역시 재건사업인 통신 네트워크 확충 작업을 돕고 있었다.
  
  반면 지난 3월7일 납치된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의 아프간 주재 특파원 다니엘 마스트로 쟈코모 기자는 20일만에 석방됐다. 이탈리아가 아프간 주둔 자국 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우려한 아프간 대통령이 탈레반 재소자 5명을 풀어주고 마스트로쟈코모를 돌려받는 거래를 성사시킨 덕분이었다.
  
  4월에는 프랑스인 구호단체 요원 2명이 아프간인 13명과 함께 탈레반에 납치됐지만 1-2개월 안에 차례로 풀려났다.
  
  이번 한국인 피랍사건의 경우 한국이 현재 아프간에 군대를 주둔 중인데다 납치 피해자들이 기독교 선교활동의 일환으로 입국하는 등 탈레반의 반감을 살 요인이 많은 탓에 이들을 구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외교노력이 그리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탈레반 등에 의한 아프간 내 한국인 테러피해 가능성은 지난해 여름 기독교 계열 비정부단체인 아시아협력기구(IACD)가 카불에서 한국인 수천명이 참여하는 '아프간 평화축제'를 기획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카불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 자택의 벽에 '십자가 군인에게 죽음을'이라는 섬뜩한 경고가 발견됐던 것은 선교활동 명목으로 '목숨을 걸고' 침투하는 한국인에 대해 아프간 현지의 싸늘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가즈니주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가 자신의 구역에 한국인이 들어온 데 분노하며 "그들은 한국에 있어야지 전쟁으로 찢겨나간 아프간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이나, 아프간 성직자 500여명이 지난해 한국 기독교인들이 아프간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면서 추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것도 한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파병국이기는 하지만 대 테러작전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만큼 탈레반 세력이 한국인에 적개심을 가질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납치사건으로 그 같은 시각은 안이한 것임이 드러났다.
  
  2004년 알카에다와 관련있는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에 의해 납치됐던 김선일씨의 경우도 무장세력측이 한국군 철군을 요구했다가 수용될 가능성이 없자 처형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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