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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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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86>

슈베르트의 생애

더위가 한창이라 겨울이 그리워졌다. 겨울을 생각하다보니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Die Winterreise)'가 문득 생각나 음반을 찾아 듣기 시작했다.

노랫말을 앞에 놓고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겨울이 느껴졌고 슬픈 감정이 일었다. 언제 들어도 늘 같은 생각, 이 세상에서 이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가곡이 또 있으랴 싶은 마음.

창밖은 여름이지만 가슴 속에는 겨울의 음산한 구름과 시린 바람으로 가득했다. 묘한 피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슈베르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겨울 나그네' 연가곡에 실린 24 편의 시는 빌헬름 뮐러라는 독일의 시인이 쓴 것인데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것이다.

내 눈에서 쏟아진 눈물 / 눈 위에 떨어지니 / 차가운 눈송이는 목마른 듯 /그 뜨거운 아픔을 마셔버리네.

'넘쳐 흐르는 눈물'이라는 곡의 노랫말이다. 좌절된 정열의 뜨거운 아픔이 차가운 눈송이와 대비되어 강렬한 시적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곡도 더 없는 비감(悲感)으로 넘쳐난다.

슈베르트는 1797년 1월 31일 정오 무렵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태어나, 1828년 11월 19일 오후 3시 경에 사망했다. 겨우 32년 동안 이 세상을 살다 간 것이다.

사주를 보자.

연 병진(丙辰)
월 신축(辛丑)
일 을사(乙巳)
시 임오(壬午)

팔자를 보니 한 겨울 을목(乙木)인데, 병화(丙火)가 천간에 나오고 지지(地支)에 사(巳)와 오(午)의 화기(火氣)가 있어 용신(用神)이 된다. 불이 좋은 사주이니 문학에 대한 감성과 예술에 대한 정열이 풍부함을 말해준다.

그의 문학적 감성은 음악을 하면서도 일반 민요를 음악적으로 승화함으로써 독일 연가곡(Lied)의 경지를 열게 되는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지가 때로는 흔들리고 자신의 길을 택함에 있어 부모로부터 반대나 제재를 받을 운명임을 암시해주고 있다. 감히 거역하지는 못하면서 끝내 자신의 길을 고집하는 성격의 소유자라 하겠다.

건강을 보면 겨울 사주라 대장기능이 다소 약한 것이 문제인데 결국 그는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부친은 교장선생이었는데 슈베르트가 음악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상당한 반대를 했었다 한다. 부친으로서는 고생길이다 싶었으니 그렇겠지만 말이다.

슈베르트의 요절(夭折)은 매독으로 몸이 쇠약해져서 고생을 하다가 6년 뒤 장티푸스로 인한 고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병으로 죽었다고 해서 심한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본다. 젊은이에게 있을 수 있는 일이니 그저 질병의 희생자인 것이다.

다섯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난 그의 인생을 사주팔자를 통해 복기해보자.

집안은 음악을 애호하는 분위기였다. 12살 나던 1808 무진(戊辰)년에 왕실 교회의 소년합창단으로 활동하면서 음악에 본격 입문했다.

을목(乙木) 일간(日干)인 그에게 무진(戊辰)의 해는 재운(財運)이니 나름 즐거웠던 한 해가 되었을 것이고 아마 이 때부터 음악가의 길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가 음악적 성취를 보인 것은 1815년 을해(乙亥)년, 19 세의 나이였다.

교향곡을 작곡하고 괴테의 시집 '마왕'을 읽고 곡을 만든 것이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음악가로서 데뷔를 한 셈이다. 을목(乙木)이 을해(乙亥)의 해에 인정을 받았으니 그의 음악인생은 이로써 정해졌던 것이다.

1822 임오(壬午)년은 그의 나이 26세 때, 따듯한 물의 해라 그로서는 인정을 받는 해가 되었다. 그 해 그는 베토벤을 만나게 되고 베버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교향곡 중 최대 걸작인 '미완성'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유곽에서 놀았던 것이 매독에 걸리게 되었고 결국 그의 수명을 단축하고 말았다. 이처럼 사람은 좋은 일이 많은 때에 문제의 씨앗을 키우게 될 수 있는 것이니 어느 정도의 주의는 늘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1825 을유(乙酉)년에는 자신의 기운과 같은 해라 그의 음악적 명성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가 음악가의 길로 접어든 이래 10년만의 일이었다.

이처럼 사람은 어떤 일을 시작해서 열심히 하면 10년이 되는 해에 반드시 그 방면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또 1827 정해(丁亥)년, 그가 음악의 길로 접어든 지 12년이 된 시점이었다. 언제나 시작으로부터 12년이 지나면 그 방면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게 되는 법이다.

그의 음악적 성취도 한창 절정을 향해 달리기 시작할 무렵, 그는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걸작인 '겨울 나그네'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 해 그가 그토록 존경하던 베토벤이 세상을 등지고 만다.

건강문제로 늘 힘들어하던 그는 1828 무자(戊子)년이 되자 건강이 상당히 회복되었고 명성도 갈수록 높아져갔다. 자작 발표회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모든 것은 무자(戊子)의 무토(戊土)가 재운(財運)이라 모든 일에 행운이 따랐던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 해 9월 신유(辛酉)월 그에게는 살기(殺氣)가 들어오는 달에 외출을 했다가 음식이 맞지 않아 장 기능이 나빠졌고 결국 자리에 눕게 되었다. 영양 섭취가 부실했던 그는 결국 장티푸스로 인한 고열로 11월 19일 오후 3시경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사망한 시각을 보면 무자(戊子)년 계해(癸亥)월 기묘(己卯)일 신미(辛未)시였다.

만일 그가 지금 시대 사람이라면 결코 장티푸스로 인해 명을 달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의 수명을 팔자를 보고 알 순 없다는 말이다. 수명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팔자를 보고 감히 절대적으로 이렇다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벌 팔자가 있느냐고 필자에게 물어본다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이혼할 팔자가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글쎄요'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세월에 걸쳐 누적적인 것이기에 팔자를 보고 알 수 있지만, 이혼은 어떤 계기나 고비의 일이기 때문에 단정할 순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혼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팔자에 정해져 있지만, 시대에 따라 이혼이 금기시되던 시절에는 이혼하기가 어려웠을 것이고 오늘날에는 그것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보니 흔한 것일 뿐이다.

건강한 체질, 약골 체질은 팔자로 알 수 있어도 수명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말은 감히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돌아와서 슈베르트가 오늘날 사람이라면 훨씬 오래 살았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의 음악 역시 훨씬 발전해서 1815 을해(乙亥)년으로부터 24년이 지난 1839 기해(己亥)년에 가서 절정에 달했을 것이다.

그의 운명으로 볼 때 요절했기에 아쉽지만 살았다면 아주 건강하게 그리고 더 많은 활동을 정력적으로 펼쳤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가곡들을 만들었고 그 유산은 인류 모두의 재산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겨울 나그네에 실린 '고독(Einsamkeit)'이란 시를 소개한다.

힘든 겨울 폭풍을 인내하며 길을 가던 방랑자가 폭풍이 멎고 잔잔해지자 그 고요함 앞에서 불현듯 만나게 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대한 통렬한 각성을 표현하고 있다. 독일어로 읽어본다면 이빨 사이로 마찰하고 파열하며 또 미끄러지는 독일어 소리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를 읽다보면 언제나 김종서의 '겨울비'가 떠오르곤 한다. 정서상 유사한가 보다.

"전나무 꼭대기에
엷은 바람이 불 때,
음산한 구름 하나가
맑은 하늘을 지나가듯이,

그렇게 나의 길을 가고 있네,
무거운 발걸음으로
밝고 즐거운 세상을 지나,
아는 이도 없이 외로이.

아, 바람은 참 잔잔하구나!
아, 세상은 참 밝기도 해라!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때도
나 이렇게 가련하진 않았는데."


(알리는 말씀:

제 17 기 음양오행과 명리학 강좌 기초 클라스를 시작합니다.
시기는 2007 년 7월 21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하며 장소는 양재역 근처입니다. 기간은 매주 4시간 씩 13주간 진행됩니다.

운명의 이치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세상사가 어떤 원리에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입니다. 음양오행에 대해 눈을 뜨면 어떤 분야든지 그 이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많은 참가를 바라오니 관심 있으신 분은 제 메일인 1tgkim@hanmail.net이나 전화 02-534-7250 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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