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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신 여성 방위상, 위기의 아베 구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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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신 여성 방위상, 위기의 아베 구원할까

참의원 최대 쟁점인 연금 문제 '물타기'엔 역부족?

오는 29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여성 방위상 카드를 꺼내들면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3일 2차대전 중 미국의 원폭 투하를 당연시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규마 후미오 방위상의 사의를 수락하고 고이케 유리코(54) 국가안보담당 총리 보좌관을 차기 방위상으로 내정했다.

일본의 국가 방위를 책임지는 각료에 여성이 취임하기는 처음 있는 일로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여론 반전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좌초 직전의 아베 내각 '구원투수'
▲ 일본 최초의 여성 방위상이 된 고이케 유리코 ⓒ로이터=뉴시스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63%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아베 내각은 그간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져 지난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최초로 20%대(28%)를 기록했다.

아베의 지지율이 이처럼 추락한 데에는 연금 통합 과정에서 5000여만 건의 납부 기록이 증발한 일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사다 겐이치로 전 행정개혁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작년 12월 사임했고, 지난 5월에는 마쓰오카 도시카쓰 전 농수산상이 역시 정치자금 의혹 문제로 자살하는 등 내각의 부패와 아마추어리즘도 문제가 됐다.

또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는 걸 막지 못했고, 아베의 간판 정책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것도 민심의 이반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 나온 규마 후미오 방위상의 발언은 아베의 위기를 더욱 고조시켰고 참의원 선거에서 공동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퇴진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이에 아베 총리는 규마 방위상의 사의를 수용해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동시에 최초의 여성 방위상 카드를 제시해 비난 여론을 희석시키고 나아가 전화위복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과 공명당 내에서 일고 있는 해임 요구도 이같은 결정을 부추겼다.

'고이케여 다시 한번'

아베의 구원투수로 나선 고이케 방위상 내정자는 미모의 앵커 출신으로, 중의원 당선 5회, 참의원 1회 등 6선 의원 경력을 자랑하는 일본 여성 정치인의 선두주자다. 여성 총리감으로 거론되기도 하는 그는 총무차관과 경제기획청 총괄차관, 환경상과 오키나와 및 북방 담당상을 겸임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5년 중의원 선거에서 우정민영화 법안에 반대하다 자민당에서 쫓겨난 의원들의 낙선을 겨냥해 고이즈미 당시 총리에 의해 선거구를 고향인 효고현에서 도쿄로 바꿔가면서까지 '저격수'로 투입돼 당선됐다.

이집트 카이로대 문학부를 졸업한 후 아랍어 통역과 강사로 활동했던 그는 이후 방송인이 됐다. 1992년 일본신당의 참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뒤 신진당과 보수당을 거쳐 2002년 자민당에 입당했다. 현재는 아베 총리와 함께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에 속해 있다.

고이케 보좌관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들을 돕는 국회의원 연맹'의 멤버이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주저하지 않는 우익 성향의 정치인이기도 하다.

야당 민주당의 대응이 변수

아베 총리가 방위상 사임을 받아들임으로써 원폭 발언의 파문을 진화하려하고는 있지만 참의원 선거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우선 규마 방위상의 사임과는 별개로 임명 책임을 둘러싼 야권의 공세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유키오 하타야마 사무총장은 "규마가 사임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그를 방위상으로 지명했던 아베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이번 참의원 선거의 쟁점이 연금 문제로 집중됐기 때문에 여성 방위상 카드를 꺼냈다 하더라도 약발이 그리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여당은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원인인 연금기록 관리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시효특례법과 사회보험청 개혁 등을 통과시켰지만, 이같은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60%에 달하고 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공명당이 13석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최소 51석을 얻어야 전체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이 40석 내외의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말과 90년대 말 당시 우노 소스케,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각각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퇴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아베의 실패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지율을 올렸을 뿐 민주당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도는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아베가 큰 패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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