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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리비아 원수 "우리도 USA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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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리비아 원수 "우리도 USA 만들자"

'아프리카 통합 전도사' 자처 적극 행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아프리카 53개국이 단일 정부를 가진 연방국가로 다시 태어나는 '아프리카합중국(United States of Africa)'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1일 시작되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참석키 위해 가나의 수도 아크라를 방문한 카다피 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나대학 연설에서 "아프리카는 통합되지 않으면 죽는다"라며 'USA'의 건설을 주창했다.

카다피는 세계화 시대에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아프리카 대륙이 통합되어야 한다며 "아프리카 정치지도자들을 일깨워 대륙을 통합시키는 것이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지난달 30일 가나대학에서 아프리카합중국을 만들자고 역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카다피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청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지지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아프리가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보여왔던 태도는 적극적인 지지에서부터 즉각적인 거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카다피의 주장이 현실화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USA 창설은 카다피의 지론이었다. 아프리카 대륙에 포함되어 있으면서도 중동국가로 여겨졌던 리비아는 미국의 적국으로 분류되어 유엔 제재를 받던 시절 '아랍 형제국'이 아닌 아프리카 우방국들로부터 원조를 받았다.

이에 카다피는 2003년 일방적으로 핵폐기를 선언하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에 나선 후 중동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아프리카 통합 작업에 관심을 쏟았다.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서도 그는 서아프리카의 말리, 기니, 시에라리온, 아이보리코스트 등을 돌며 자신의 구상을 역설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각개약진을 한다면 통합된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같은 나라들와 어떻게 맞설 수 있겠냐"고며 아프리카 단일 정부만이 그런 나라들과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중들이 계몽된다면 아프리카는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AU 정상회의는 대중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통합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아프리카는 자체적으로 자원을 개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유럽 이민을 막을 수 있다고도 역설했다.

아프리카의 50년된 꿈

아프리카에 단일 정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콰메 은크루마 전 가나 대통령과 줄리우스 니에레레 전 탄자니아 대통령 등에 의해 50년 전에 이미 주창된 것이다.

1945년 영국에서 열린 제5회 범 아프리카 의회 회의에서 제안된 그 아이디어는 1963년 아프리카통일기구(OAU)의 창설을 이끌었고, 2001년에는 OAU와 아프리카경제공동체(AEC)가 통합해 아프리카연합(AU)이 창설됐다.

카다피가 주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통합정부는 국가들의 느슨한 연합체에 불과한 AU를 발전시켜 통합과 연대, 민주주의와 경제개발을 꾀하고 특히 아프리카 대륙 내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USA 창설 계획은 나아가 아프리카 단일 통화와 군대를 만드는 것까지 포함한다.

카다피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세네갈,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은 찬성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우간다는 반대하고 있다. 현존하는 경제 블록을 좀 더 강화하면서 단계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소수 국가, 주권 제약 우려로 '미적'

단일정부 구성에 비판적인 측에서는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 충돌의 양상이 너무나 복잡하고, 인종과 종교가 다양하며 부의 편중도 심각해 9억 아프리카인을 하나로 묶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연방 정부가 각각의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통제할 치안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특히 소수국가들은 거대한 연방정부가 결성되면 자칫 자국의 주권 행사가 제약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 나이지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의 중진국들은 연방정부를 만들 때 필요한 비용 부담 등을 우려해 차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AU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 "집에 지붕을 얹기 위해서는 먼저 기초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알 자지라>는 카다피 역시 자신의 꿈이 현실로 되는 데에는 얼마나 많은 난관이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가나대학의 연설에서도 카다피의 아이디어에 대한 회의적인 말들이 나왔다. 이 대학 학생인 존 사웨시 암폰사는 "단일 정부 운동은 설익었다"라며 "아프리카 통합을 생각하기 전에 풀어야할 인종적 경제적 문제가 너무도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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