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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문제, 시간은 부시 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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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문제, 시간은 부시 편 아니다"

<AP> "이라크인들만이 이라크 구할 수 있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승리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패배로 나아갔다. 미국이 이라크를 완전히 안정화할 수 있을지는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 미국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미국의 <AP> 통신이 6월 30일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라크인들만이 이라크를 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분석기사를 게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월간 사망자수가 3개월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과 함께 나온 미국 유력 통신사의 이같은 분석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의 이라크화'를 꾀하고 있다는 관측을 가능케 했다.
  
  이는 베트남전의 패색이 짙어가던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베트남 전쟁의 베트남화'라는 이름으로 미군 철수를 시작했던 사실을 연상케 한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미 지난 5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는 등 이라크 문제를 '국제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이라크 문제? 반기문 총장한테 물어봐!')
  
  '이라크 전쟁의 이라크화' 반영
  
  <AP>는 바그다드의 상황이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국의 관리들은 얼마나 많은 미국인의 희생을 감내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고 전했다. 2003년 3월 전쟁 발발 후 최소 3576명의 미국인이 이라크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연설에서 자신의 이라크 전략에 대해 너무나 낙관적인 말을 하면서 기존의 증파안을 포기하거나 바꿀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 역시 이라크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고, 이라크가 이스라엘 같은 나라가 된다면 성공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러공격의 위험은 있지만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의 갈등을 제거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핵심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첫째, 미국이 이라크를 떠나고 종파 투쟁이 고조될 경우 상황은 얼마나 악화될 것인가?
  
  둘째, 미군이 떠난다면 터키, 이란 등 주변 국가들이 이라크에 군사적으로 개입할까?
  
  셋째, 알 카에다가 이라크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중동 지역으로 공격을 확산시킬까?
  
  루가 상원의원의 '결별 선언'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라크 내 미군 병력 증강이 종파간 폭력을 감소시키고, 그로 인해 이라크의 정치 지도자들이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최근 바그다드를 다녀왔고,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적극 지지해온 미 기업연구소(AEI)의 분석가 페드릭 케이건에 따르면 미군 증파를 통한 결정적인 상황 변화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있을 것이라고 한다. 케어건은 그때부터 올 연말까지 폭력사태가 상당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은 그리 고무적이지 않고 미국이나 이라크의 정치상황도 녹록치 않다.
  
  공화당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리처드 루가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부시 대통령과의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관련기사 : "이라크정책, 이대로는 안 된다" )
  
  그는 현재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바그다드에 안정된 정부를 세우는 것은 당분가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존 워너 상원의원 같은 공화당의 중진들도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정치 무대에서나 이라크 전쟁에서나 시간은 부시 편이 아나고 전쟁의 결과는 패배 쪽에 더 가까워진다는 게 <AP>의 진단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저항공격은 더 격렬해질 것이고, 미국인들의 민심 이반은 더 심해질 것이며, 병력을 빼낼 기회는 더 멀어질 것이고, 전쟁이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 역시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모델' 부쩍 강조하는 까닭
  
  미 육군과 해병대가 지쳐가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우려사항 중 하나다. 부시 대통령이 바그다드에 수천명의 병력을 더 보내기로 하고 국방부가 병력의 교대 기간을 12개월에서 15개월로 연장하기 전부터 육군과 해병대들은 엄청나게 빠른 교대 속도를 맞추기 위해 용을 쓰고 있었다.
  
  따라서 수개월 내에 이라크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포기하지는 않으면서 미군들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시 대통령도 내년쯤 그같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해왔다.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의 관리들이 최근 이라크 미군을 장기적인 역할을 위한 모델로 한국을 거론해 왔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미군이 이라크군을 훈련시키고 또한 전쟁을 억지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인계철선의 역할을 맞게 하겠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바보야, 이라크는 (한국이 아니고) 베트남이야" )
  
  그러나 <AP>는 미국이 이라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걸프 지역에서의 광범위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병력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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