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 수석대표는 30일 FTA 서명 후 자동차, 쇠고기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알력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간 추가협상 과정에서 신통상정책에 나와있는 노동과 환경 등 7가지 분야 이외에 자동차, 쇠고기, 쌀 문제와 관련해 단 한 글자, 한 문구도 추가로 교환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워싱턴 특파원과 간담회에서 "힐러리 의원이나 샌더 레빈 하원 세입위 무역소위원장 등이 자동차 협상이 잘못됐다며 새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미 행정부로선 자동차 협상을 새로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한 미 의회의 비준전망과 관련, "부시 행정부가 올 가을쯤 표 계산을 해보고 1차 시도를 해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1년 내지 1년반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표는 "과거 중미 자유무역협정이 2표 차로 간신히 미 의회를 통과했던 것처럼 박빙의 표차로 통과되곤 했다"면서 "그러나 미 행정부가 표결처리를 위해 최종안을 의회에 상정했을 때 지금까지 단 한번도 부결된 적이 없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비자면제프로그램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부시 행정부가 의회와 절충한 뒤 적절한 시기에 최종안을 상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문직 비자쿼터 확보 문제와 관련,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한 호주처럼 우리도 FTA와는 별도로 '전문직 비자쿼터'를 받아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호주의 경우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10개월이 지나 'E비자'라는 별도 형태로 1만500개의 전문직 비자쿼터를 받아냈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숫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각) 미 의회 캐넌빌딩에서 한미 FTA 서명식을 갖고 작년 2월부터 17개월간 진행돼온 양국 정부간 협상을 마무리했다.
FTA 합의문이 서명됨에 따라 양국은 FTA 발효를 위해 양국 의회에서 비준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하지만 미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29일 "현재 체결된 대로는 한미 FTA를 지지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등 양국 정치권에서 한미 FTA 체결에 대한 반대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최종 의회 비준동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고,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 등 의회 비준동의 과정이 양국의 중대한 정치일정과 맞물려 있어 한미 FTA 비준동의 문제가 정치쟁점화되면서 찬반 양론이 격화되는 것은 물론 상당 정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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