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鄭-金 '비노 3인방', 후보자 연석회의 점화

김근태에 백지위임…친노 주자 합류시점 주목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7일 만나 범여권 대선 후보자 연석회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 전 의장을 고리로 비노 진영 대선주자들이 '후보중심 통합론'에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세 사람은 이날 여의도 모 호텔에서 가진 회동에서 "후보자 연석회의는 대통합을 위한 매우 중요한 매개이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기로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배석했던 우상호 의원이 전했다.
  
  김 전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민경선추진협의회도 창설됐고 이제 국민 경선의 장이 시작될 시점이 됐다고 생각 한다"며 "두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후보들의 힘과 정성이 모아지길 바란다. 나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도 "내가 불쏘시개가 되고 서로에게 불쏘시개가 되는 정신이면 대통합도 못 이룰게 없다"며 "국민경선도 지금 한나라당식의 이전투구가 아니라 공정한 축제 같은 경선이 될 때 국민 감동이 가능할 것"고 말했다.
  
  손 전 지사도 "주변에서 대통합 작업에 참여하는 게 시기적으로 이르지 않느냐는 말이 있지만 김 전 의장이 자신을 버리고 대통합의 대의를 위해 뛰어들었는데 내가 유리, 불리를 따질 수 있겠냐고 생각했다"며 "단순한 정파 간 이합집산이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른 결합을 뛰어넘어 국민이 크게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은 범여권 국민경선제의 룰이나 대선주자 연석회의의 틀 등은 김 전 의장에게 위임했다"며 "김 전 의장이 이날 합의내용을 중심으로 후보자 연석회의의 틀을 구상해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연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 연석회의 참여 대상과 관련해 우 의원은 "누구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장 측은 "국민경선추진협의회에 참여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 원로들의 합의와 결정에 따라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경선추진협의회는 30일까지 각 후보자들에게 참석 여부를 통보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정신' 따라 가겠다"
  
  한편 이날 자신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의장은 "오늘 두 분이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된 것은 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는 뜻이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대의통천의 자세로 결단한 손 전 지사를 신뢰하며 대통합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한 정 전 의장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은 "'김근태 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존경을 표한다"며 "통합 이야기는 3,4달이 넘었지만 유일하게 국민 감동을 드린 것은 김 전 의장의 살신성인의 결단뿐이었다"고 김 전 의장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 오면서 김 전 의장이 더 많이 부를 수 있었을 텐데 왜 정 전 의장과 나를 불렀는지를 생각했다"며 "김 전 의장이 앞장서서 국민대통합의 길을 내고 새로운 정치를 열어가기 위한 첫 걸음을 걸으면서 혼자가기 심심하니까 그런 것 아니냐. 김 전 의장의 큰 뜻이 우리 모두가 함께 할 계기를 여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웃으면서 "심심할 뿐 아니라 외롭고 힘이 부족하니까 함께 가자고 요청하고 권유하는 것"이라고 보충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선후보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한 비노 진영의 결속력이 높아가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7월 중 신당 창당 결의와 맞물려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등 친노 진영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 전 총리와 김 의원은 연석회의 참여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친노 진영의 방향타를 쥔 이해찬 전 총리의 최종 선택이 연석회의의 완성도를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