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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친 하마스, 알 카에다 품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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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친 하마스, 알 카에다 품 안으로?

알카에다 2인자, "전세계 무자헤딘이여 하마스를 돕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를 고립시키려 할수록 하마스를 포함한 가자지구 전체가 급진적으로 변할 뿐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가 그간 앙숙으로 여겨왔던 하마스에 지지를 표명하며 하마스 산하 급진파 무장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하마스를 배제한 채 팔레스타인 비상내각을 선포한 파타 출신 재소자 250명을 석방하겠다며 하마스 고립과 하마스-파타의 분열을 노리는 정책을 고수했다.
  
  알 카에다 '하마스, 껄끄러운 과거 털고 같이가자'
  
  알 카에다의 하마스 지지 메시지는 이 조직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통해 나왔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인터넷 성명을 띄워 "하마스가 지도력에 실수가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무자헤딘(성전에 참여하는 전사)을 지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어 "세계의 무자헤딘은 이집트와 사우디가 참여하는 하마스에 대한 공격에 맞서 단결하라"며 "전(全) 무슬림 국가가 하마스 무자헤딘 형제와 함께 할 것이지만 당신(하마스)은 (정치적) 행로를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가 하마스를 지지한다면서도 '지도력에 실수가 있었다' 혹은 '정치적 행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은 것은 하마스와 알 카에다의 과거 때문이다. 알 카에다는 지난 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하자 무장투쟁을 포기하고 제도 정치권에 참여한다며 비판해왔다. 온건 노선을 선호해 온 하마스 지도자들도 알 카에다를 멀리해왔다.
  
  따라서 알 자와히리의 이날 메시지는 하마스 무장세력이 지난 14일 가자지구를 장악했듯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가망 없는 협상노선을 버리고 비타협적 무장 투쟁에 나선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알 카에다가 팔레스타인의 분열과 가자지구의 고립을 이용해 가자지구의 급진파들과 손을 잡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자 그곳이 이슬람 급진파들의 무대로 변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파타 소속만 석방하겠다"
  
  그러나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 가운데 약 250명의 파타 소속원을 석방하겠다고 밝혀 하마스-파타 분열 및 하마스 고립 정책을 이어갔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이집트의 샤름 엘-셰이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및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하마스가 배제된 비상내각을 출범시킨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파타 소속원들의 석방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회동은 압바스 수반을 후원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이스라엘 교도소에는 현재 1만여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구금돼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땅 점령에 반대하는 투쟁을 하다 체포됐다.
  
  올메르트 총리는 석방대상자의 자격과 관련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향후 테러공격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사람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해 파타 출신 재소자 중 이스라엘인을 해치지 않은 사람만 선별해 내보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하마스 무장단체, 납치 이스라엘 병사 음성 내보내
  
  올메르트의 이같은 발표는 그에 앞서 나온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음성 메시지에 대한 대응으로도 보인다.
  
  샬리트 상병은 지난해 6월 25일 가자지구 남부 접경지대의 한 초소에서 이제딘 알-카삼 여단 등 3개 하마스 계열 무장단체 요원들에게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다. 납치 조직들은 이 사건 1주년에 맞춰 이날 샬리트 상병의 음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샬리트 상병은 이 메시지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자신의 석방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며 자신이 풀려날 수 있도록 납치조직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이스라엘 정부에 촉구했다.
  
  납치 단체들은 그간 샬리트 상병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샬리트 상병 납치 뒤 가자지구에서 대대적인 보복공격에 나서 팔레스타인인 수백명이 죽거나 다쳤다.
  
  따라서 올메르트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파타 제소자의 석방만을 발표한 것은 하마스가 압바스 수반의 노선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어떠한 협상도 있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속한' 이스라엘, '파타와만 협상하자' 제안 외면
  
  하마스와 파타의 분열을 심화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주도의 자치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이스마일 하니야는 파타에 손을 내밀었다.
  
  압바스 수반이 비상내각을 선포하며 새 총리를 임명함에 따라 총리 자리를 빼앗긴 하니야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하마스가 파타와 즉시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니야 총리의 이같은 입장은 압바스 수반을 지지하면서도 파타와 하마스가 공동의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대화 촉구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러나 압바스 수반은 하마스의 대화제의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올메르트 총리에게 제안했다.
  
  압바스 수반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면서 이스라엘과 병존하는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한다는 목표를 갖고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자"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과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압바스 수반의 이같은 제의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하마스가 배제된 틈을 타 협상을 진척시키자는 유인책으로도 해석된다.
  
  하마스는 △1967년 전쟁 이전의 경계 회복 △동예루살렘의 주권 인정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권 보장 등 3대 전제조건이 해결 돼야 이스라엘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파타당은 3대 조건의 우선 해결을 조건으로 달지 말고 협상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압바스 수반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올메르트 총리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할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평가하면서도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는 않아 압바스 수반의 애를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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