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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림픽 성화 봉송로 '우격다짐'으로 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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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림픽 성화 봉송로 '우격다짐'으로 뚫나

에베레스트엔 고속도로…티벳·대만 반대도 불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 정부의 기세가 대단하다. 이번 올림픽은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 대회인 만큼, 전 세계에 강대국으로서의 위용을 확실하게 과시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에 막전 이벤트에 해당하는 성화 봉송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요란하다. 무려 13만 km, 135개 도시를 순회하는 역대 최장의 성화 봉송을 계획하며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고속도로를 놓을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주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대만을 막무가내로 봉송 코스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물론 에베레스트 산 자락에 걸쳐 있는 티베트도 이 계획에 반발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우격다짐으로라도 기존 계획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3월, '향후 30년 내에 세계 운명을 바꿀 지도 모를 날짜' 5개 중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되는 2008년 8월 8일을 꼽은 바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명실상부한 '대국'으로 거듭나게 되겠지만 이로 인한 국내외의 반발을 진압하고 나설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에베레스트 성화 봉송, '더 높게'는 맞는데…
▲ 지난 4월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루트를 공개하는 행사에서 하이 베르부르겐 IOC 위원장과 천쯔리 중국 국무위원이 중국식 두루마리를 본딴 성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BOCOG


중국의 <신화통신>은 20일 중국이 티베트 쪽 에베레스트 초입부터 해발 5200미터 높이의 베이스캠프까지 이어지는 기존 도로를 따라 아스팔트 포장 공사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베레스트 초입에 길이 108Km에 달하는 고속도로가 놓이는 셈이다.

이 도로 건설에는 1억5000만 위안(1970만 달러)가 소요되며 다음 주 중 착공돼 4개월 후 완공될 전망이다. 올림픽 폐막 후에는 관광객이나 등산객의 주요 통로로 사용된다.

장 샤오위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 부주석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대해 "올림픽 성화를 세계 최고봉에 올리는 것은 올림픽에 대한 우리의 경의를 나타내는 방식 중 하나"라며 "성화 봉송을 맡은 운동선수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되고 이는 올림픽의 정신인 '더 높게, 더 힘차게, 더 빠르게'와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이 같은 계획은 1991년 올림픽 헌장 수정으로 또 하나의 올림픽 이상으로 추가된 '그린 올림픽' 정신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에베레스트로 성화가 올라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세계 언론 매체들의 노력이 원시 자연을 훼손할 것은 물론이거니와 산 중턱까지 뚫린 고속도로는 장기적으로도 기존의 생태 질서를 뒤바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코넬대 환경 센터 국장인 마크 베인 교수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걱정은 그 길을 따라 에베레스트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는 데 있다"고 말했다.

독립 주권을 주장하고 있는 티베트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티베트 영토에 도로를 닦겠다고 발표한 것도 반발을 사고 있다.

1951년부터 이 일대를 점령하고 통치하고 있는 중국이 세계적 이벤트를 통해 점령을 기정사실화하려는 한다는 것이 티베트 측의 주장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동의하는 미국인 5명이 베이스캠프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다 중국 공안에 체포되기도 했다.

"성화를 영토 분쟁의 도구로 활용"

대만과의 대치는 좀 더 첨예하다.

BOCOG가 발표한 루트대로라면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대만으로 성화를 넘겨진 성화는 홍콩과 마카오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에 대만 정부는 중국 도시들과 일렬에 서게 되는 봉송 루트는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알리려는 중국 측의 계산이 들어있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요컨대, 루트에 대만이 포함되는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제 3국에서 들어온 성화가 대만을 거쳐 다시 제 3국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것이 대만 정부의 요구인 것이다.

대만의 중국사무판공실은 최근 논평을 통해 "뻔뻔스러운 중국이 성화를 통해 대만을 자신들의 영토로 포섭하기 위한 빌미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 번 발표한 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라 대만 정부와의 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양이 대변인은 지난 주 "성화 봉송 루트는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것이니 만큼 대만 정부는 올림픽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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