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평화기금(Fund for Peace)과 함께 조사해 18일 공개한 '2007년 국가 실패 지수'에 따르면,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2위와 8위에 오른 것이다.
세계 177개국을 대상으로 사회, 정치, 경제, 군사 등 12개 분야에 걸쳐 국가 불안정 정도를 조사한 이번 발표에서 실패 지수가 높은 10개국 중 이 두 국가만이 아프리카 국가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불안 심화에 얼머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 치하에서, 혹은 탈레반의 이슬람 근본주의 세상에서 주민들을 해방시켜주겠노라며 시작한 전쟁이 오히려 전 분야에 걸쳐 주민들의 삶을 피폐케 한 것이다.
특히, 이라크가 작년 4위에서 2위로 실패 국가 순위가 상승한 것은 미국이 수백억 달러를 들여가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치안 확보 작전의 실패로 풀이될 수도 있다.
이에 FP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두 전선(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공히 실패 정도가 심화됐다"며 "유능한 정부와 신뢰받는 지도자, 그리고 경제개발과 평화유지에 대한 현실적 계획이 없이는 개발기금이나 치안확보의 명목으로 쏟아 붓는 수백억 달러가 무익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국가로는 아프리카 수단이 꼽혔다. 인종청소가 진행 중인 다르푸르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2년째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소말리아(3위), 짐바브웨(4위), 차드(5위), 아이보리코스트(6위), 콩고(7위), 기니(9위), 중앙아프리카공화국(10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실패한 국가 목록을 빼곡이 채우며 이 지역의 불안정 심화를 나타냈다.
북한의 실패국가지수는 조사대상 국가 중 13위로 작년 14위 보다 한 계단 올라섰다. FP는 북한이 세계에서 불안정한 나라로 분류되는 실패국가지수 15위권에 들어있으면서 핵무기까지 보유해 전 세계에 더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상대적 불안정'을 뜻하는 60위권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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