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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단합대회'가 갈등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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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단합대회'가 갈등의 장으로

6.15행사 우여곡절 끝에 종결...각 대표단 상대방에 사과

평양에서 열린 6·15민족통일대축전이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귀빈석) 참여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본대회격인 '민족단합대회'를 당초 계획보다 이틀 늦은 17일 개최하며 종결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북·해외 위원회 대표단 3인은 이날 행사에서 이번 6.15축전 파행이 공동의 책임임을 인정하고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각 대표단에 대한 사과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3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북측의 입장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는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이날 민족단합대회에 불참해 향후 갈등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행사 보이콧
  
  이번 행사는 첫날 개회식과 환영 만찬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15일 민족단합대회를 앞두고 공동 주석단(본부석)이 줄지어 입장하는 순간 북측 진행요원이 "한나라당 의원은 주석단에 올라갈 수 없다"며 행사를 중단시키면서 파행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남측 대표단은 14일 개막식과 환영연회에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이 공동주석단에 포함됐고, 지난 2005년 6.15행사 때도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공동주석단에 앉았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볼 때 한나라다 의원이 공동 주석단에 올라갈 수 없다는 북측의 방침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맞섰다.
  
  백낙청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를 비롯한 남측위원회는 '모든 계층과 사상과 이념을 떠나 모든 세력이 함께 하자는 것이 6·15정신이고, 6·15남측위원회 규약상에도 엄연히 정당과 종교,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한나라당이나 정당을 배제하고 갈 수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후 백 상임대표와 안경호 북측 위원장이 잇달아 만나고 실무진도 수 차례 협상을 가진 끝에 16일 밤 '특정 정당 배제' 대신 '주석단에 남·북·해외 공동위원장 4명과 연설자, 사회자 등 11명만 앉고 종단, 사회단체, 정당대표 등은 모두 주석단에 앉지 않는다'는 북측의 절충안에 합의했다.
  
  주석단 착석 문제로 축전이 파행함에 따라 남북 사이에선 물론 남·북측 각 내부에서도 한나라당의 주석단 참여와 민족단합대회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지는 등 이틀간 엄청난 진통을 겪었다.
  
  김민하 6.15 남측위 고문은 "6.15남측위는 공동대표제인데 백낙청 상임대표가 공동대표나 고문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집행부와만 상의해 결정했다"고 조직 내부 민주적 절차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각자 상대방에 사과 발언
  
  이날 민족단합대회는 1993년 북한에 송환된 비전향장기수 이인모 씨의 주검이 안치되는 바람에 평양태권도전당으로 급히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남·북·해외 공동위원장들은 '민족대단합선언'(선언문) 발표에 앞서 단합대회가 파행 끝에 열린 점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먼저 백낙청 남측 상임대표는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 "6.15공동선언 7돌 기념 민족대축전의 폐막을 선언하기에 앞서 민족단합대회를 예정한 일정에 진행하지 못하고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데 대해 6.15 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평양시민과 남·북·해외 대표단에 유감을 표명했다.
  
  안경호 북측 위원장도 "연설에 앞서 먼저 민족단합대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수천명의 평양시민들과 북·남·해외 대표 여러분들에게 장시간 큰 불편과 부담을 끼쳐 드리고 축전 행사를 지연시킨 데 대하여 진심으로 죄송하기 그지없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동의 해외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연설 전에 각 대표단에 많은 심려와 수고를 끼친 데 대해 해외 대표로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여러분께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해외 대표단은 민족대단합선언을 통해 "온 겨레가 지향하는 민족대단합은 6.15정신에 기초한 민족자주의 단합이고 나라의 평화와 겨레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평화의 단합이며, 온 겨레가 함께 하는 가장 폭넓은 전민족적단합"이라고 강조했다.
  
  백낙청 "좋은 소식 있고 하니 지켜보자"
  
  한편 백낙청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발표한 '서울도착성명'에서 "행사의 파행적 소식을 접하고 혹여 남북관계의 성숙한 발전에 장애가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해주신 국민여러분께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어떠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환송을 나온 안경호 북측 위원장은 백낙청 대표에게 "처음에는 좀 산고를 겪었지만 이제 돌아가셔서 갑론을박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걱정했다.
  
  이에 백 상임대표는 "적절한 수위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언급을 안 하기에는 불가능한 상황이다"라며 "그러나 북측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초청 등 좋은 소식도 있고 하니 한 번 지켜보자"고 답했다.
  
  남측 언론대표, 북측의 취재 편의 제공 중단에 유감 표명
  
  한편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대표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과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등은 지난 16일 밤 10시 40분 경 양각도호텔 조선료리식당에서 6·15북측위 중앙위원과 참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취재편의 제공을 거부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등은 북측이 언론 편의제공에 대한 약속을 어긴 데 대해 항의하고, 공동취재단에게 상황설명과 유감표명을 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이에 북측 관계자들은 즉석에서 정 회장 등에게 "경황이 없었다. 유감스럽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북측은 지난 15일 행사가 파행을 빚자 남측 공동취재단에게 취재차량 제공을 중단해 7시간여 동안 발이 묶여 기사 송고 및 위성방송 송출을 하지 못했다.
  
  북측은 또 지난 14일 열린 환영만찬에서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 의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건배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빨리 열려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에 대한 화면을 남측으로 보내지 말기를 희망한 데 이어 이날 밤 남측 공동취재단이 행사화면을 위성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해당 부분이 나오자 송출장비에 손을 대 송출을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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