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병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입니다. 김병준 위원장은 1954년 경북 고령 출생으로 76년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84년 미국 델라웨어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6년부터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와 행정대학원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여러 가지로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책을 내셨어요. '높이 나는 연, 성공하는 국민, 성공하는 국가.' 몹시 바쁘실 텐데 책을 내셨습니다. 바쁘신데도 책을 내셨을 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김병준 :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도 있고 이걸 정말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이야기를 드린다면 앞서 말씀하셨지만 우리 사회가 변화가 굉장히 심합니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 걸쳐 변화가 오고 있는데, 예를 들면 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거나 또 가족이 해체되고 있고, 가족을 대체할 만한 공동체나 국가의 기능은 아직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고. 정말 머리가 아프고 가슴 답답한 이야기들이 많은 거죠. 그래서 그런 것을 정말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을 좀 하고, 그리고 이것이 정치 과정에도 반영됐으면 좋겠는데 사실 형편이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답답해서 그런 걸 썼고. 쓰면서 한 생각은, 결국 참여정부가 비판을 받는 이유도 사회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의 결여 내지는 부족, 그러다 보니 그 기준점을 자꾸 과거지향적인 기준을 가지고 참여정부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니까 여러 가지 과도한 비판이 있지 않나. 비판하는 건 좋은데 그 비판이 잘못하면 앞으로 국가가 가야 할 방향을 그르칠 수 있다는 답답한 심정에서 정말 써야겠다고 해서 쓰게 된 것입니다.
박인규 : 세계적인 급격한 변화가 있는데, 그 변화에 맞춘 정치를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알리고 싶다. 책 제목이 높이 나는 연, 바람을 타고 나는 연 말씀하신 거죠? 책을 보니까 '연'이라는 한자를 정조대왕 때 쓰던 글자를 골라 쓰셨어요. 연이라는 의미, 또 정조대왕의 활자를 쓰신 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병준 : 그렇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의 역량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 책에도 썼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니라 변화의 시기에는 굉장히 좋은 특성이라고 보고, 또 성공을 향해 굉장히 강한 열정을 갖고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못할 게 없는 국민이다. 이 국민이 우리가 변화의 바람을 제대로 읽기만 하고 몇 가지 조건만 갖춘다면 그 변화의 바람을 타고 그야 말로 하늘 높이 올라갈 수 있고 세계의 중심으로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인지해야 되고 대응해 나가면 되는데, 제가 굳이 글씨를 찾아서 쓴 건, 정조대왕 때 그런 변화가 굉장히 심했습니다.
정조대왕이 그런 변화의 바람을 읽고 새로운 정책을 가진 정치집단을 양성해서 제대로 된 국가를 경영해 보려고 했는데 당시에 시대인식을 잘 못하는 분들과 항상 갈등이 됐고 결국 정조대왕 사후에 전부 개혁이, 제한된 개혁입니다만 물거품이 돼 버렸죠. 그래서 우리가 그런 전철을 다시 밟아선 안 된다. 그런 일종의 우리 역사에 대한, 역사에서 배우는 하나의 교훈과, 또 우리가 앞으로 바람을 타고 높이 올라가자는 기대, 바람을 연상하면서 제목을 붙였습니다.
박인규 : 지속적인 개혁을 바라는 마음에서
김병준 : 저는 혁신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만
박인규 : 김병원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작부터 쭉 청와대에 계셨고 한 때는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실 정도로, 요즘 이런 말 안 쓰지만 실세 중의 실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요즘 참여정부가 성공이다 실패다 극단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참여정부에 참여하신 분의 입장에서 참엽정부 4년 동안의 성적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주시겠습니까?
김병준 : 전체적인 큰 측면에서 조망하고 국가체제를 바로잡는 부분들, 크게 봐서 얘기하자면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잘한 것이 많다. 그래서 저는 점수를 주는 게 아니라 점수를 좀 후하게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굳이 얘기한다면 B+, A 정도는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가 우리 시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양상을 좀 이해해 주시고, 또 그 다음 우리 영세자영업자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 경제구조의 변화를 좀 더 깊은 눈으로 인식해 주신다면 정부가 가진 한계와 답답함을 많이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 정부의 성적표를 성공과 실패로 가르는 건 무모하다는 느낌이 들고, 저희 프로그램에 나왔던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 같은 분은 다음 정부에서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도 하셨는데... 그렇긴 하지만 정책을 담당하신 주요한 인사 중 한 분으로서 참여정부의 그동안의 정책 중에서 이건 정말 잘했고 이건 정말 아쉽다... 한 가지만 꼽아 주시죠.
김병준 : 아쉬운 부분부터 이야기하면 역시 그런 거죠. 영세자영업자들, 우리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부분이 제일 답답하고. 굳이 이건 정부가 앞장서서 할 일은 아니지만, 취업구도 문제 이런 것을 다 풀지 못한 게 굉장히 아쉽고. 그러나 잘한 걸 이야기하라면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은데요, 전통적인 입장에서 보면 예를 들면 지역균형발전정책이라든가 과학기술발전정책에는 힘을 쏟아왔다고 생각하고요.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얘기하자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국가 의사결정시스템을 전부 재정비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도 결국 의사결정을 투명하고 제대로 하자는 측면의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그것을 미래를 위해서 국가 전체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구도로 자리잡는 데는 정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서민경제 말씀하셨습니다만 사실 서민들의 가장 큰 꿈 중에 하나가 자기집 마련인데,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보면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서 일단은 하향안정세가 됐습니다. 김 위원장께서도 부동산 정책에 많은 역할을 하신 걸로 알고 있고, 앞으로 흐름은 어떻게 보십니까? 계속 갈 거란 얘기도 있고 일부에서는 바닥을 쳤다고도 하는데...
김병준 : 사실 불안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유동성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기업들이 미래 수익모델을 차지 못하고 그런 과정에서 설비투자나 대규모사업투자가 잘 안 되고, 세계 전역에 걸친 현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만 부동산이 오르는 게 아니라 뉴욕, 파리, 런던을 중심으로 주요한 세계 주요도시들...
박인규 : 한 2, 3배 올랐다고 하더라구요. 몇 년 동안.
김병준 : 10년 동안 심지어 6배 이상 오른 데도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유동성 문제와 관련돼 있어서 굉장히 조심해서 접근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정부 들어서 투기억제에 관한 한 많은 굉장히 많은, 그리고 단단한 그물을 쳐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란 생각이 들고. 거기다가, 단순히 수요억제 정책뿐만 아니라 공급정책도 같이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그나마 부동산 문제를 좀 잡아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단 국제적 요인을 제외하면 자신할 수 있다
김병준 : 국제적 요인도 결국은 돈이 밖에서 들어온다 하더라도,우리가 워낙 투기억제의 강한 그물을 쳐놓고 있기 때문에 거기 걸릴 거라고 보고요. 그리고 공급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에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세금 관련해서는 잘 사시는 분들은 종부세에 관한 원성도 있는데, 일각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다 바뀐다고도 하는데 현재로서 세금 관련해서 보완하거나 고칠 부분은 없습니까?
김병준 : 종부세는 손을 대면 안 된다고 봅니다. 손 대면 안 된다고 보고, 또 실제로 손댈 수 없도록 저희들이 나름대로 디자인을 해놨습니다. 다음 정부가 들어와도 쉽게 손 못 댈 거라고 생각하고. 왜냐하면 거둬진 것을 전부 지방정부가 쓰고 있습니다. 종부세가 덜 걷히면 지방정부가 반발하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돼 있고, 세제문제에서 한다면 종부세를 한다고 해도 대상자들이 얼마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실가의 2% 정도를 거두고 있는데요, 지금 다른 나라 같으면 보유과세가 2%, 3%를 훨씬 넘습니다.
박인규 :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아직 강한 중과세가 아니다
김병준 : 강한 게 아니고 오히려 보유과세를 정상화시키는 거라고 봐 주시면 됩니다. 그것도 아주 고가주택에 한해서. 일반 서민들 주택은 관계가 없는 거고. 다만 우리가 세제를 이야기한다면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얘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보유과세가 상당히 원래 기본이 되고 그것이 강화되고 그 대신 양도소득세라든가 이런 거래과세는 약화해서 거래는 자유롭게 이뤄지고, 그 다음 보유를 하면 거기에 대한 부담은 증가되고 그래야 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보유과세를 그대로 두고 해왔는데 거래과세만 계속해서 양도소득세 같은 것을 해왔는데, 아주 지금 당장은 손을 못 댑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보유관세가 정상화 되면 거래관세 부분에서는 여러 완화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당장의 이야기는 아니구요.
박인규 : 한미FTA 문제는 사실 작년부터 굉장히 논쟁적인 주제인데요, 일단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이 한미FTA에 이르는 과정이 참여정부답지 못했다. 어떻게 공론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병준 : 글쎄요, 그 부분이 참 답답한 부분인데 정부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준비도 하고, 또 이야기할 만큼 개방정책에 관한 것은 언제나 이슈가 돼 왔기 때문에, 농산물 개방... 한 번도 이슈가 안 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가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내부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외부적으로는, 사실 그 당시 청문회 같은 경우가 중간에 좀 ,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김병준 : 글쎄요. 한미FTA 자체도 그렇지만 우리 개방정책에 관한 토론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 있을 만큼 있었다고 보구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참여정부의 정책방향과 다르게 갑자기 생겨난 거 아니냐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사실 개방형통상국가로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었고, 그 속에서 당연히 FTA라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들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선회했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애초에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의 정체성과 다르다. 특히 정부에서는 한미FTA가 양극화를 줄여줄 거라고 말하지만 다른 나라의 예를 보면 양극화를 확대시키는 거 아니냐.. 말하자면 대기업, 부자만 유리하게 해주는 거 아니냐고 비판하는데 한미FTA가 정말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김병준 : 도움이 된다 안 된다, 양쪽 주장이 다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관점에서 얘기 드리고 싶은데요, 예를 들어 우리가 시장경제를 하게 되면 빈부격차가 생기는데 그렇기 때문에 시장경제 하지 말자고 이야기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개방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체제가 나타나는데, 양극화가 심화된다고 하더라도 심화되니까 하지 말자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양극화가 심화되는 만큼 오히려 국가가 그것을 교정해 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더 해야 되는 겁니다. 저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냐 그렇지 않을 것이냐 했을 때, 그렇지 않고 오히려 고용을 촉진시키면서 양극화를 완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설명 양극화가 심화될 거라고 하시는 분들의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FTA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하고 그 대신 거기에 따른 국가의 교정작용, 교정능력을 더 향상시켜서 어떻게든 그것을 막아줘야지, 우리가 마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경제를 하면 빈부격차가 생길 거라고 해서 시장경제 안 할 수 없는 논리와 똑같다. 그만큼 국가사회복지나 패자부활의 길을 열어준다든가 이런 부분들을 국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되죠
박인규 : 한 마디로 세계적 변화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선 필요하다.
김병준 : 그리고 또 하나 꼭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게 우리 국민들의 역량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역량을 좀 더 믿고, 다른 나라의 경우와 비교할 때도 우리 국민이 역량이 크다는 생각을 좀 더 가지고 자신감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제가 공사석에서 얘길 들으면 노무현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가 대단히 불편했고, 제가 듣기로는 대통령한테서 많은 분들이, 정책이 굉장히 훌륭한데 언론의 의도랄까 그런 것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그래서 홍보가 안 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총체적으로 봐서 우리나라 언론의 역할... 정부의 정책을 펴나가는 데 있어서 언론의 역할이 부정적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김병준 : 저는 이렇게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언론이나 우리 사회 지도계층의 일부, 내지는 상당 부분하고 정부하고, 우리 사회를 보는 데 있어서 기본인식의 차이가 좀 있다고 봅니다. 인식의 차이가 있으면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고 서로 다른 비판을 하게 되고,
박인규 : 언론과 정부가 세상을 보는 눈이 너무 다르다
김병준 : 다를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이고 그 보편적인 현상을 치료하기 위해선 이러이러한 조치들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게 보편적 현상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나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라고 했을 때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정부를 비판하게 되거든요. 그 다음에, 일자리 문제만 해도 고용 없는 성장, 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세계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하고, 그것이 마치 대한민국에서만 이러나는 특수한 현상인 것처럼 이해하는 사람은 서로가 말하는 기준,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시대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상당히 다르지 않느냐. 그래서 이것을 빨리 서로가 대화나 토론, 토의를 통해서 맞춰가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그리고 악의가 있어서 누가 서로를 비판하는 것보다는 그런 사회인식에서의 큰 차이가 소통구조를 막고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고용 없는 성장이라든가 양극화 심화는 주로 진보진영의 분들이 많이 지적하시는 부분이고. 제가 알기론 이른바 메이저 언론이라고 하는 조중동과는 그 부분에 인식이 같지 않으신가요?
김병준 : 그 부분이 같을 수 있지만 그래도 다른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문제만 하더라도 굉장히 공격을 많이 받았는데 세계 전역에 걸친 유동성의 문제라든가 기업의 투자부진 문제라든가, 기업의 투자부진이 왜 하느냐.. 그것만 해도 어떤 언론은 정부의 경제정책 불안정에 있다고 하거든요. 그러나 사실 그게 아니고 워낙 소비와 기술패턴의 변화가 빠르게 심화되고 있으니까 기업 입장에서 수익모델을 찾기 굉장히 힘들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거든요. 그런 인식구조가 다르니까 서로가 공격하는 것이 기준이 다르고, 그런 문제가 있고. 그러니까 서로 악의나 적대감이라기보다는, 그것도 있지만 인식의 차이가 크고 그래서 논쟁하다 보면 또 서로 일종의 감정적인 골이 깊어지는 상태로 가게 되는데 이 부분은 하여튼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한 인식의 구조를 놓고 토론하면 된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대통령께서도 한 번씩 이야기합니다만 언론과 정책대결을 해라, 공무원들한테 얘기하는 것은 바로 시대변화와 정책을 놓고 토론을 많이 해보라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나온 책 출판기념회를 지난 월요일에 하셨죠. 하시고 나서 언론보도를 보니까 김 위원장께서 정치활동을 할 뜻이 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여러 언론에 보도된 걸로 아는데, 정치참여라는 것이 대선에 적극 참여하신다는 의미이십니까?
김병준 : 지금 제가 바로 대선출마라든가 이런 걸 시사한 적은 없습니다. 없지만, 하여간 어떤 형태로든 지금 현재의 정치, 현재의 이런 대선구도의 방향을 그냥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적극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겠다고 얘기했구요
박인규 : 그 말씀은 어떻게 기회가 주어지면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말씀으로
김병준 : 저는 하여튼 원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참여정부 출범부터 주요한 역할을 하신 입장에서는 끝까지 하면서 유종의 미를 지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텐데, 정치활동에 참여하시겠다고 생각하실 때는 나름대로 그럴 만한 급박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김병준 :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정치권에, 아까 제가 사회 변화 이런 얘길 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점입니다 지금 현재가.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변화를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바람을 타고 올라야 되는데 지금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나 지금 대선구도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보면 제가 제 기대에 너무나 미치지 못하고, 그 절박감이...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제대로 성립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가슴에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지난 4년 동안 해왔던 이 정신을 지켜 나가고 이것이 올바른 역사의 방향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다시 설득하고 또 다시 이 가치들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저한테 있는 거죠.
박인규 : 정치활동에 참여하신다는 의미는 지금 갖고 계신 공직을 버리신다는 의미 아닙니까?
김병준 : 당연히 공격적인 정치활동을 하게 되면 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정리할 것이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대략 언제까지.. 스케줄은 잡으셨는지요?
김병준 : 지금 당장에 말씀드리긴 좀 뭣합니다. 그러나 하여튼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당연히 정부와 관련된 일들은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야겠지요.
박인규 : 지금 이른바 범여권에 대통합 논란이 있으면서 논란의 핵심이 이른바 친노배제냐 친노통합이냐. 또 친노 쪽에서는 말하자면 노무현 정부를 실패로 규정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하신다는 의미인가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까..
김병준 : 저는 배제다, 배제가 아니다, 하는 논의 자체가 잘못됐다고 봅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제발 하지 말고, 우리의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고 어떤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 국가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놓고서 정책적인 방향에 있어서, 어떤 방향이 옳으냐를... 그것을 놓고서, 만일에 A가 있고 B가 있다면 그것을 놓고서 국민 앞에서 논쟁을 해야지 친노배제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친노를 배제하지 않고 포용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민들이 이해하시겠습니까?
이것은 정치적인, 말하자면 이합집산이 있긴 한데 그 이합집산이 무엇 때문에 있는지를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정치의 명분을 상실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우리 시대에 우리가 과연 무엇을 인식해야 되고 무엇을 논의해야 되고, 또 무엇을 위해 집권해야 되고, 이 부분을 분명히 하자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귀중한 시간에, 국가의 의사결정의 하나가, 우리의 미래를 바로 결정하는 중대한 시점에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나온 원로 인사 한 분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화두로서 통합과 전진,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참여정부와 운명을 함께했던 열린우리당의 많은 분들이 떠나면서 노무현 정부는 실패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여권 내에서도 말하자면 그런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좀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게 아니냐.. 이런 지적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김병준 : 그 부분이 저는 잘못됐다고 봅니다. 저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책에 쭉 썼습니다만 그 시대변화를 다 읽고 난 다음에 참여정부가 한 일을 보고, 그러고도 실패라고 하고 정확한 근거를 대면 저희들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고 거기에 대한 고민을 철저히 하고 보면 결코 참여정부가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제가 반대하는 분들께 그렇게 얘기합니다. 미래 사회변화를 읽고 정책패키지를 가져와 보십시오. 우리가 갖고 있는 정책패키지와 뭐가 다른지 그때 비교해 봅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참여정부를 실패로 규정하시는 분들은 아직 사회변화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
김병준 : 좀 더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 부족하다기보다는 서로 공부를 더 하자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일부 언론보도를 보니까 앞으로 대선판에서 김 위원장께서 조커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후보 중의 하나로서 대결을 통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는 데 한 역할을 하실 거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조커 역할론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김병준 : 글쎄요, 제가 입장을 다 정하지 않은 입장에서 이야기 드리기가 뭣합니다만, 일종의 가설적인 형태로 얘기하자면 철학이 다른 분들을 골라내거나 아웃시키고 그럴 능력이 있으면, 제가 그런 사람이 오히려 경쟁력이 더 있어서 당선되는 거지 조커로 그치겠습니까?
박인규 : 말하자면 후보로서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하여튼 그 중의 일원으로 참여해 보시겠다.
김병준 : 우리 대통령도 그렇지만 저도 정치를 하든 뭘 하든 저도 별로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가면 그대로 가는 거지 그 뒤에 다른 수가 있고 그렇진 않을 겁니다.
박인규 : 4년 남짓 참여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그것을 성공이다 실패다 가르는 건 무모한 시도인 것 같구요. 또 직접 일해오신 입장에선 억울하신 점도 있을 테고, 나름대로 그동안 못하신 말씀 있다든가 앞으로 하실 말씀 있으면 해주시죠.
김병준 : 다른 말씀보다도 주신 말씀 바로 받겠습니다. 억울하고 분하고 한 것들이 있을 수 있죠. 그리고 가슴 한 가운데 어느 구석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가권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업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은 충분히 받아들이고, 아까 우리 국민이 까다롭다고 했는데 정책의 소비자로서 까다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때는 굉장히 엄합니다. 그러나 그 엄한 것이 우리 국가발전의 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우리 미래발전을 위한 하나의 따가움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또 국민들에게 좀 더 잘 설명하고 이해를 드릴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겠습니다.
박인규 : 노무현 정부의 공과 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노무현 정부에 계신 분들이 소신 하나는 뚜렷하다. 그건 많은 분들이 인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뚜렷한 소신을 좀 펴시면서 우리나라 정치가 업그레이드 되는 데 기여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병준 :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늘은 김병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초대해 난 4년 동안 참여정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으로 남은 1년 참여정부가 가야할 길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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