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이라크 수니파의 무장을 지원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1일 미군이 바그다드 서쪽 안바르 주에서 수니파 조직의 무장을 지원해 성공적인 결과를 낸 데 이어 저항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4개 지역에서도 다른 수니파 조직들과 무장지원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는 미군 지휘관들의 발언을 전했다.
지원을 받은 수니파 세력 중 일부는 과거에 미군 공격에 연루된 적도 있다. 이는 미군으로서는 묵과하기 어려운 과거이지만 미군은 알카에다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오히려 과거 '테러세력'에게 무기와 탄약, 돈, 연료, 각종 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수니파 조직들은 미군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알카에다에 맞서 싸우는 한편, 미군에 대해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수니파 조직들은 미군을 겨냥한 폭탄 및 부비트랩의 위치를 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미군 지휘관들이 전했다.
이들 수니파 조직들은 애초 알카에다와 공존 관계를 맺은 경우가 많았지만 자살폭탄테러 등 알카에다의 극단적인 전략들에 대한 반발 때문에 양측 간 관계에 금이 간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 새 전략은 이라크 주둔 미군 내에서도 "내전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미국이 150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통해 시아파가 주도하는 정부군과 경찰 병력의 화력을 키워놓은 마당에 다시 수니파의 전력을 보강한다는 것은 결국 양 측이 정면충돌했을 때 서로가 입을 타격의 규모를 키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군 내에서는 수니파 조직에 공급하는 무기가 미군을 향해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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