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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부는 독창적 개인이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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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래의 부는 독창적 개인이 창출"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6/11]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미래쇼크'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의 저서로 유명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최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저서들을 통해 지식기반 사회가 도래할 것을 전망했던 토플러는 지난해 15년 만에 내놓은 신작 '부의 미래'에서도 미래에 부가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미래학자다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현재 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부(富)가 시간과 공간, 지식과 어울려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최근 방한한 앨빈 토플러의 한국 강연 내용을 직접 들어보고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와 함께 앨빈 토플러가 저서 '부의 미래'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입니다! 앨빈 토플러는 1928년 미국 뉴욕 출생으로 49년 뉴욕대학교를 졸업했고 공장 노동자 생활을 비롯해 신문기자로 일했습니다. 1959년부터 3년간 포춘지의 부편집장을 지냈고 코넬 대학 객원교수와 록펠러 재단 등에서 활동했으며 미래학자인 부인 하이디 토플러와 함께 토플러 어소시에이츠(Toffler Associates)를 공동창설해 여러 나라의 정보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제와 기술발전, 사회변화에 대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집필과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대표적인 저서로는 '문화 소비자'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부의 미래' 등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 경제와 교육의 미래,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조언 등 다양한 내용으로 강연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일부를 들려드릴 텐데요 토플러는 생산적인 소비 행위를 뜻하는 '프로슈밍(Prosuming)'이 현대 경제에서 중요하고 필수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는 기존의 경제체제와 '프로슈밍'이라는 혁신적 경제 체제가 공존한다"면서 "현금인출기를 쓰는 일상 행위도 경제 가치를 만들어내며 이는 기존의 전통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고 "앞으로는 어떤 곳에 가서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계를 사서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앨빈 토플러는, 아직 기업이나 경제학자들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새로운 경제적 변화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는데요.

앨빈 토플러의 관련 내용 함께 들어보시죠. 통역에는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조경실 교수입니다.
여러분 먼저 감사의 말씀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이렇게 동시에 많은 독자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고 특히 젊은 청소년들이 많이 와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와 제 아내에겐 이런 자리가 정말로 영광스런 자립니다. 다시 한 번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제가 이제까지 한 모든 일들, 글 쓰는 일들, 그리고 제가 낸 저서들은 부인이 없었으면 제가 못했을 겁니다. 저희는 철저하게 공동작업을 같이 했고 제 아내는 제 배우자이며 어떻게 보면 저보다 더 지혜를 많이 갖고 있는 분입니다. 오늘은 꼭 오고 싶었는데 몸이 많이 불편해서 못왔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쉽구요, 오늘도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쓴 책 '부의 미래'에서 저는 한 특정한 현상에 관심을 끌고 싶었습니다. 이미 이 현상에 대해서는 제가 그 전에 썼던 책 '제3의 물결'에서 언급을 했었죠. '프로슈밍'이라는 현상입니다. 생산적인 소비자들의 활동에 대한 얘기죠.

이 '프로슈밍'이라는 것은 영어단어지만 사실은 실존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전에 찾아봐도 이런 단어는 안 나올 겁니다. '프로슈밍'이라는 단어는 생산과 소비라는 단어를 짝짓기 한 건데요, 어떻게 보면 가치있는 것을 생산하는 것과 소비행태를 연결시켜 주는 단어입니다. 제가 좀 간단히 설명했지만 '프로슈밍', 생산적 소비는 정말 중요하고 아주 필수적인 현상입니다.

저는 경제학을 대학에서 공부할 때 이런 걸 배웠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렇게 배웠을 겁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다. 그러니까 생산자와 소비자는 구분된다는 것이죠. 생산자는 물품이나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쪽이고 소비자는 이 생산되는 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고 이 두 개는 분명 다르다. 이렇게 배우셨을 겁니다.

그런데 1980년에 저희가 낸 책에서는 저희가 이 두 개를 다 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네들이 생산하는 것을 자체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제가 했습니다.

제가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리눅스의 예인데요, 리눅스의 OS에 대한 얘기가 되겠습니다. 리눅스라는 프로그램은 원래 핀란드에 있는 한 사람이 생산해낸 OS입니다. 이 사람은 기존의 시장에 나와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너무 불만이 많아서 내가 차라리 더 잘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OS를 스스로 만들어 이걸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수천 명의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웹으로 들어가서 여기가 자기가 필요한 걸 덧붙이거나 개선해서 사용하게 됐고 그렇게 됨으로써 새로운 리눅스라는 OS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리눅스라는 게 나오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리눅스는 성공적인 상품이 된 거죠. 성공적인 상품이 됐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 취지나 동기를 갖고 시작된 건 아닙니다. 자기가 그냥 하고 싶어서, 원해서, 필요해서 한 개인이 이런 상품을 스스로 만든 것이죠. 그리고 뭔가 굉장히 강력한 것을 만들어낸 겁니다.

최근에 중국 정부가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중국의 모든 정부 기관들은 반드시 리눅스OS를 써야 된다. 거부한다. 어떻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우리는 거부한다, 그리고 미국 상품은 우리가 쓰기 싫다는 어떤 숨겨진 메시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여기서 중요한 건 경제논리를 안 따르더라도, 그러니까 이익이나 수익을 위해서 뭔가 생산을 안 하고, 돈 벌기 위해서 뭘 안 만들더라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어떤 임팩트를 주는 것을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중요할까요? 제가 '부의 미래'에서도 왜 중요한지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서비스나 제품을 생산합니다. 프로슈머들이요.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프로슈머들이 내놓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중요시도 안 하고 여기에 대해서 언급도 안 합니다. 왜냐면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경제적 거래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돈이 걸린 거래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돈을 받지 않으면서 무료로 생산해내고 하는 것은 이들의 관심 밖입니다.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렇게 무료로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생산해내는 것은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사는 것도 아니고 파는 것도 아니고 투자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경제학자들은 여기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책에 그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 세상에는 두 개의 경제적인 체제가 공존하고 존재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쪽에만 치우쳐서 한쪽에만 신경쓰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적인 체제는 이윤을 중요시하고 수익을 중요시하고 돈을 벌기 위한 경제적인 체젭니다. 그런데 그 바로 옆에 공존하는 혁신적인 경제체제, 이 두 번째 경제유형이 있거든요. 이것은 바로 프로슈머들이 하는 경제적인 행동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뭘 하고 뭘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가 원해서 그냥 무료로 생산해내고 뭔가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렇게 생산을 하면서 옆에 있는 전통적인 돈을 중요시하는 돈을 중요시하는 체제를 완전히 바꿔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이걸 이해를 잘못하는 것 같아요.

내가 집에서 스스로 커피를 타서 먹으면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경제적인 행위로 생각을 안 합니다. 이걸 우리가 돈으로 환산하거나 측정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똑같이 제가 식당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시키면 여기서는 돈을 제가 주고 커피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경제적인 행동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경제적 구조가 분명히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 보이지 않는 경제체제의 참가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매일 여러분이 하는 행동을 통해서 뭔가 우리의 경제체제에 어떤 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겁니다. 그렇다고 돈을 받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의 행동을 통해 이것이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겁니다. 어떤 부를 창출하는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이 분명 있다.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우리 눈에 보이는 어떠한 경제적인 구조와 체제가 있으면서 동시에 공존하는 보이지 않는,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경제적인 틀도 있다는 말을 우리가 저희 책에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중에 블로그 갖고 계신 분 몇 분 계세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블로그에 정보를 올리면서 뭔가 새로운 걸 창조하고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걸 원해서 하는 것이고, 돈을 받아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돈을 주고 받아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히 뭔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 중에 현금인출기 쓰시는 분 몇 분 계세요? 안 쓰는 분 계세요?
ATM... 자동현금인출기가 나오기 전에는 여러분이 현금이 필요하면 어떻게 했습니까... 일단 은행에 들어가서 은행창구에 있는 직원과 만나서 주민번호나 이런 걸 다 적어서 입력해서 돈이 얼마 필요한지 종이를 내밀면 그쪽에서 돈을 준비했죠. 그런데 여러분이 현금인출기를 쓸 때는 여러분이 스스로 번호를 눌러서 여러분의 비밀번호라든지 이런 걸 입력합니다. 은행 직원이 입력하는 게 아니라. 이 정보가 소중할까요?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여러분이 스스로 이런 정보를 인출기에 입력하기 때문에 은행의 입장에서는 창구 직원을 굳이 안 써도 된다는 겁니다. 현금인출기를 통한 거래가 미국에서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걸 인력으로 환산하면 몇 명의 직원이 필요할까 계산해 보니까 한 20만 명의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20만 명의 사람들의 일자리가 더 이상 없다는 말이 되겠죠.

여러분에게 ATM을 쓰지 말라는 얘길 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이 예를 든 이유는 여러분이 아무 생각 없이 현금인출기를 쓰는 이러한 일상적인행동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섭니다. 미국 할리우드에 매니저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매니저였는데 이 사람은 과자를 굽는 게 취미였어요. 그래서 할리우드에 고객을 만나거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 때 자기가 손수 구운 과자를 가지고 만나서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 쿠키를 안 가져오면 "쿠키 왜 안 가져왔어요" 하면서 찾더랍니다. 자기가 좋아서 그냥 만들어 가져간 거였거든요. 지금 이 사람은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고 잘 되는 베이커리를, 빵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떻게 보면 돈을 안 받고 자기가 좋아서 했던 일인데 나중에는 이것이 큰 사업이 되고 돈도 벌게 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굉장히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볼 수 있어요. 예가 많습니다. 취미로 뭘 하면서 정말 경제적으로 대박을 보고 성공한 케이스들이 많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혈압을 예전에는 재기 위해서 의사를 찾아가 병원비를 내게 됐는데 이제는 간단하게 혈압측정기계를 사서 집에서 이걸 직접 쓰면 굳이 병원에 안 가도됩니다. 이렇게 행동하면서, 살면서 우리가 경제구조를 바꿔 놓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 여러분 모든 블로그를 하든 안 하든 간에 프로슈머입니다. 생산적인 소비자인 셈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이런 중요한 '프로슈밍'에 대한 현상을 얘기하고 싶었고, '부의 미래'를 보면 또 다른 아주 재밌는 주제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프로슈머라는 현상이 너무나 특이하고 재밌는 현상이기 때문에 제가 이걸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강연 내용 중 일부를 직접 들으셨는데요, 이번에는 출판평론가 김민영 기자와 함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최근 신작인 '부의 미래'의 내용과 이 책에서 토플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출판평론가이자 서적 관련 인터넷신문 '북 데일리' 김민영 기자 함께해 주셨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김민영 :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이 '부의 미래'라는 책이 나오기는 작년 여름에 나왔더라구요.

김민영 : 네 그렇죠. 작년에 나왔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앨빈 토플러가 방문을 하면서 다시 또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책을 보니까 영어 원서... 원 저자의 책 이름은 제목은 '혁명적 부 (REVOLUTIONARY WEALTH)' 라고 돼 있더라구요. 저자가 혁명적 부라고 제목을 붙인 데는 나름대로 뜻이 있을 텐데 왜 혁명이라는 말까지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의 내용이 어떤 겁니까?
▲ ⓒ프레시안

김민영 : 일단 15년 만에 발표한 신작이란 점에서 굉장히 이슈가 됐었죠. 조금 전 말씀하신 대로 제목을 이루는 두 가지 단어가 있어요. '혁명'과 바로 '부'라는 두 가지 단어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가 부를 만들어내고 세워나가는 데도 혁명적인 변화가 있다는 의미인가요?

김민영 : 그렇습니다. 토플러가 말하고 있는 혁명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플러는 '혁명은 모든 경계를 여지 없이 무너뜨린다'고 말합니다. 산업사회를 예로 들면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의 경계가 당시는 굉장히 분명했죠. 그렇지만 지금은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가 수백만에 이르니까 그런 경계가 굉장히 불분명해졌다는 거죠. 그래서 토플러는 혁명 혁명적인 부야 말로 창의적인 기업가들과 사회, 문화, 교육 등등 각 분야의 기업가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시할 거라고 예측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제가 듣기로는 우리가 현금인출기 앞에 가서 돈을 뽑고 이런 것이 옛날에는 은행 창구 직원들이 하는 건데 스스로 우리가 함으로써 부를 창출하고 있다. 그런 말씀도 했다고 들었는데, 그 말 중에는 우리가 가정에서 하는 여러 가지 행위도 부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 건가요?

김민영 : 그렇습니다.

박인규 : 부라는 걸 보통 돈 많이 버는 걸 부라고 생각하는데, 토플러가 말하는 부는 돈하고 약간 다르다면서요?

김민영 :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부라고 하면 바로 돈하고 직결시키지 않습니까?

박인규 : 돈 많이 버는 게 부죠, 사실.

김민영 : 그 개념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요. 토플러가 말하는 부의 의미는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박인규 : 예를 들어 토플러가 말하는 것 중에 어떤 걸 부라고 말할 수 있는 거예요?
▲ ⓒ프레시안

김민영 : 토플러가 말하는 부는 돈의 개념보다는 굉장히 광의적인 의미구요, 예를 들어서 그가 말하는 부란 인간이 갈망하는 모든 대상을 말합니다. 일종의 소유라고 할 수 있겠죠. 그는 부를 두 가지로 나누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부와 보이는 부, 두 가지로 나눠서 인간이 갈망하는 소유. 그 정도로 정의하고 있죠.

박인규 : 예를 들면 가사노동이라고 해서 집안에서 아기 보고 살림하는 건 옛날에는 부와 관련 없다고 생각했는데, 토플러 식으로 말하자면 그런 것도 부의 창출이라고 보는 건가요?

김민영 : 그렇습니다.

박인규 : 그런 얘기로군요. 그런데 '부의 미래'라는 이 책에서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시간과 공간과 지식이다. 이렇게 얘기했다는데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떤 얘깁니까?

김민영 : 그렇죠. 아마 일반 독자들이 생각한다면 어떻게 부가 그렇게 세 가지로 확연하게 구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토플러가 말하는 것은 굉장히 명료합니다. 그 세 가지가 어떤 의미인지 잠깐 보면요, 토플러가 첫 번째로 부를 창출하는 요건으로 꼽은 것은 바로 시간입니다. 토플러는 시간의 필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지만 시간엄수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시간의 단위가 점점 촘촘해지고 있고 또 점점 더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부를 창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박인규 : 이게 시간을 절약한다는 의미인가요, 타이밍... 그런 의미인가요?

김민영 : 시간을 절약한다는 개념보다는 시간을 계산하는 단위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짧은 단위에 비해서 오히려 부를 창출하는 가능성은 훨씬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죠.

박인규 : 말하자면 제때 만들어내야. 공간은 무슨 얘기에요?

김민영 : 지금 토플러가 말하고 있는 부는 대대적인, 세계적인 지리적 이동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가 창출되는 장소나, 장소를 선택하는 기준, 또 장소를 함께 연결시키는 방식이 굉장히 급변하고 있다고 토플러는 말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서만 장사할 생각 하면 안 된다. 모든 세계를 바라보고 해야 된다.

김민영 : 그렇죠. 그래서 토플러가 지금 여러 가지 국가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일본, 중국, 미국, 그리고 한국.. 한반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지식이라는 건 시간과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지식이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까?

김민영 : 네. 그런 쪽으로도 통용될 수 있고 조금 더 정확한 의미로 말씀드리면 그가 말하는 지식은 한계가 없는 무한한 자원입니다. 그래서 토플러는 굉장히 중요한 예측을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지식의 지도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턴을 담은 불안정한 모음집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죠.

박인규 : 변화하는 세계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된다. 조금 전에 중국이나 일본,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사실 동아시아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경제가 역동적이라는 말도 많이 하고 IT산업도 많이 얘길 하는데, 어떻습니까.. 동아시아에 대한 하이디의 진단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프레시안

김민영 :
지금 '부의 미래'에서는 아예 한 챕터를 할애해서 한반도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측을 제시하고 있는데 조금 더 그 전에 들여다봐야 할 것은 아마 중국에 관한 견해일 것 같아요. 토플러는 굉장히 침착한 태도로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객관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아마 무작정적인 추앙이 아니라 어떤 눈부신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지 천천히 바라보는 시선에서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객관적인 태도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인규 : 많은 사람들이 한 2020년 2030년 되면 중국이 세계에서 최대 경제대국이 된다는 말을 하는데 말하자면 토플러는 그런 가운데에도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김민영 : 위험성이 있구요, 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가 중국에는 숨어 있다고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부분도 있죠.

박인규 : 한국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김민영 : 한국에 대해서는 미래에 대한 굉장히 다양한 이미지가 숨어 있는 곳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단 좋은 얘기네요. 가능성이 많다는 거죠.

김민영 : 그렇습니다. 토플러가 말하는 것을 잠깐 들여다보면 한국은 속도지상주의문화와 경제,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따라서 북한과의 미래나 여러 가지 관계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거죠.

박인규 : 한국에 가능성이 많다면, 혹시 한국이 좀 더 나은, 이른바 선진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서 위험스럽달까, 장애로 지목되는 것은 없었습니까?

김민영 : 장애로 지목되는 것은 분명히 있구요, 그런 부분들은 아마 우리가 너무 조급하게 선진화를 서둘렀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오는 부작용들인데 그 중에서도 아마 교육 부분이 언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제가 언론보도에서도 좀 들은 것 같은데,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좀 심하게 얘기하면 공장식이다. 예전 산업화시대에는 맞는데 지금은 그렇게 해선 안 된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얘길 한 겁니까?

김민영 : 토플러가 말하는 교육은 한 마디로 얘기해서 너무나 획일적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굉장히 다양한 교육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토플러가 강조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 중요한 의미가 프로슈머라는 의미가 있거든요. 자신이 직접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기능을 현대인들이 굉장히 많이 갖고 있는데 정작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은 그런 기능이라든지 그런 트레이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 ⓒ프레시안

박인규 :
말하자면 각 개인들의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이 돼야 되는데 자기가 보기에 한국은 그렇지 않다. 혹시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를 제대로 맞이하기 위한 바람직한 교육제도랄까 그런 것들을 예를 들어 어느 나라도 좋고, 제시한 게 좀 있습니까?

김민영 : 네. 그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육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교육이 전면적으로 아주 기초적인 개념부터 정립을 다시 해야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오늘날의 기술은 교육자들에게 개인의 다양한 문화와 요구 같은 것을 요구하는데 교육은 그것에 대해서 맞춤화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는 거죠. 그래서 새로운 세대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그에 수반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역량이 모두 동원돼야 한다고 말하죠.

박인규 : 한국이 갖고 있는 IT를 비롯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의 개성과 독창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민영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방한한 앨빈 토플러의 강연 내용을 직접 들어보고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와 함께 앨빈 토플러가 저서 '부의 미래'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얘기 나눴습니다. 내일은 이번 방한에서 있었던, 앨빈 토플러와 한국 젊은이들과의 간담회 내용을 방송해드립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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