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의사를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미국 최대 노조연합체인 AFL-CIO 주최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한미 FTA가 비준되면 무엇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비준을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 의원은 "한국과의 굳건한 관계를 높이 평가하지만 이 협정은 본질적으로 불공평하다고 본다"며 "한미 FTA는 미국 자동차산업을 저해하고 우리의 무역적자를 높이며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아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힐러리 의원은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70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미국 자동차의 한국 내 판매는 6000대에 그쳤다"며 "130억 달러에 달하는 대한(對韓) 무역적자 중 80% 이상이 자동차 부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의원은 또 "한미 FTA 합의안이 한국 내 미국 차 판매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비관세 장벽들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며 "그런 장벽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내수 시장의 경쟁만 가중되고 한국 시장 접근은 늘지 않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힐러리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자동차 노조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AFL-CIO 주최로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 자동차업계의 입장을 고려한 정치적 주장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 FTA 협상 대표를 비롯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자동차 부문 합의안이 아주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해 왔으나 포드나 크라이슬러를 중심으로 한 미국 자동차업계는 한미 FTA가 미국 업계에 불리하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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