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4일 '중도통합민주당'으로의 통합 선언을 했다. 양당은 합당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양당 대의기관 합당 결의 및 합동 회의 등을 거쳐 6월 중순 중앙선관위에 최종 등록해 법률상 규정된 신설 합당 절차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양당은 이날 합당 선언식을 통해 "이번 통합을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출발점으로 삼아 중도개혁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 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하고자 한다"며 "정체성과 정책노선에서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일부 세력과도 분명히 차별화된 '중도통합민주당'이 오는 12월 대선에서 분명히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통합신당 구상에 대해 "정치권 밖의 몇몇 인사를 앞세우고 그 뒤에 숨어 기득권을 고수하겠다는 기획이야말로 대표적인 반통합적 행태"라고 비판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열린우리당이란 틀은 대통합의 주체도 대상도 될 수 없으며 진정 대통합을 원한다면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이라는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우리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착실히 제대로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형식과 시간에 구애 없이 대선 예비주자를 만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김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저도 한 말씀 드려야겠다"고 마이크를 잡은 후 "많은 중도개혁세력이 주저없이 통합민주당에 합류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틀 깨고 나와라"
그러나 양당 대표는 이날 합당 선언식에서도 분명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김한길 중도신당 대표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들어맞도록 대통합을 위해 계속 행동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상천 대표는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이다. 열린우리당의 이중대가 아니다"라며 통합의 노선과 원칙에 방점을 찍었다.
이처럼 박 대표가 '특정인사 배제론'을 실질적으로 고수하고 나옴에 따라 합당 이후에도 양측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표는 합당 선언 직후 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의문에서 구체적인 표현이 빠졌다고 해서 중도개혁세력이 아닌 사람이나 노무현 정부의 국정실패 책임이 있는 사람과 같이 간다고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중도신당과 의견 차이가 있었고 또 통합의 대상에 관한 이야기는 합당 선언문의 필요적 기재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뺀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국정실패의 책임이 있는 자로서 열린우리당의 심벌이 된 분들이 들어와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면 통합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이중대로 인식될 것이며 '열린우리당 이중대 대 한나라당'의 구도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우리가 기준을 제시한 이유이고 사적 동기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언젠가 상황이 변해서 이들이 통합민주당에 들어와도 국민 인식과 지지도에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의 제정당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서도 "지금의 열린우리당과는 어떠한 의미로도 같이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범여권 호남 의원들 "통합 민주당에 동참 안한다"
한편 범여권의 광주·전남 지역 출신 국회의원 8명은 이날 민주당과 중도신당의 통합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기정, 김동철, 김성곤, 서갑원, 이영호, 정동채, 지병문(이상 열린우리당), 김태홍, 우윤근(무소속) 의원은 "양당의 소통합이 대선 승리가 아닌 내년 총선에서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한 총선용이라면 호남 민심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은 어떤 변화에도 대통합의 목표는 흔들릴 수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며 "원래 가고자 했던 길을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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