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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툰 파병 연장' 우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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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툰 파병 연장' 우회 압박

"이번이 마지막"이라던 정부 태도 주목

미국이 올 12월로 종료되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한국군의 파병 연장을 희망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주둔 동의ㆍ다산부대의 파병 연장은 물론이고 역시 같은 기간 종료되는 이라크 자이툰부대의 파병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이툰은?" 질문에 "아프간 연장해 달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아프간에 주둔 중인 동의·다산 부대의 파병 연장을 압박했다.
  
  게이츠 장관은 "전 세계에 다니며 아프간 문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아프간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이 더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 "한국 국회에서 주둔 시한에 대해 제한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이 아프간 주둔과 지방재건팀(PRT) 참여와 관련해 특별히 재고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장수 국방장관은 "동의·다산 부대는 국회 의결에 따라 올해 철수할 예정"이라며 "아프간의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PRT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원칙론으로 일단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아프간 파병연장을 요청한 것은 올 들어 이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민간인은 물론 군인 사상자 수도 늘어나 군사 작전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동의·다산 부대는 각각 의료지원과 재건지원을 맡은 부대로 전투임무를 수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아프간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군 부대가 하나라도 이탈을 할 경우 다른 동맹국들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감안한 것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서의 부담과 위험을 더 많이 부담토록 동맹국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이툰 임무종결계획서' 제출 압두고 묘한 동문서답
  
  게이츠 장관의 아프간 파병 연장 요구는 동시에 이라크에 파병 중인 자이툰 부대의 주둔을 연장시켜달라는 우회적인 압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게이츠 장관은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에 대한 미국의 견해를 밝혀달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아프간 주둔 연장을 재고해 달라는 답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달 말까지인 국방부의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 제출 시한과도 맞물려 나온 발언인 만큼, 미 측이 직접 자이툰 부대를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한국 정부에게는 부담스러운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 한 달 이라크 내 미군 사망자가 2년 8개월 이래 최대인 116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전황이 악화돼 자이툰 부대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달 30일 연합군이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쿠르드 지역의 치안권을 쿠르드 자치 정부에 넘겨줘, '치안 확보'와 '재건 지원'이란 파병의 명분 중 한 가지 기둥은 사라져 버렸다.
  
  정부는 지난 해 연말 국회에 3차 파병연장동의안을 제출하면서 "2007년 6월까지 임무종결 계획서를 제출할 것이고 이번이 마지막 연장동의"라고 공언한 바도 있는 만큼, 정부가 미국의 우회적 압력을 받아들이고 파병 연장을 도모할 경우 지난 세 번의 연장과는 다른 대대적인 국민적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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