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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사태'는 어떻게 왜곡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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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사태'는 어떻게 왜곡되고 있나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257> 재연되는 차베스의 '미디어 전쟁'

베네수엘라의 <RCTV> 면허 갱신 불허를 놓고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반(反)차베스계 언론들의 무리한 여론몰이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초강수 맞대응을 선언했다. 차제에 자신의 정치적인 이미지를 왜곡하는 언론매체들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차베스 정부의 대응은 과민반응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상당수의 현지 언론들은 차베스의 그같은 태도에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도 하다. 차베스 정부는 여기서 밀리면 총파업과 반차베스 쿠데타가 발생했던 지난 2002년과 같은 같은 사회적인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차베스 정부는 지난 며칠간 베네수엘라의 24시간 뉴스채널인 <글로보비시온>이 보인 보도태도는 사기에 가까우며 이는 2002년 쿠데타 당시의 <RCTV>를 연상케 할 만큼 의도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또 몇 대를 이어져 내려온 베네수엘라의 재벌언론들은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폭군이자 독재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론자유를 내세워 국민들을 호도하고 사사건건 자신의 정책에 도전하는 언론들이야말로 진정한 독재자들이라는 것이다.

차베스는 최근 <RCTV> 방송 중단 후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자신의 암살을 부추기고 종국에 가서는 정권퇴진을 목표로 한 거대한 음모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이에 맞대응 하겠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발표와 현지 언론들의 보도, 베네수엘라 언론인들의 증언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부의 <글로보비시온> 및 <CNN> 고발 사태를 조명해본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글로보비시온>은 <RCTV> 소속 연예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별방송을 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곧이어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한 화면을 내보냈다. '믿음을 가져라. 이것은 끝이 아니다'라는 노래와 함께.

여기에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인 <CNN>이 거들고 나섰다. 뉴스진행자가 '베네수엘라 사태'라고 소개하며 멕시코에서 벌어진 과격시위 장면을 내보내는가 하면 진행자의 오른쪽에는 알 카에다의 지도자 사진과 함께 왼쪽에는 차베스의 사진을 소개한 것이다. 차베스는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리스트라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에 대해 "<글로보비시온>과 <CNN>의 보도 형태는 고도의 방송전문가들을 동원해 사전에 기획된 것으로서 차베스는 폭력적이며 테러분자이니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차베스 시위 연출 의혹

베네수엘라 정부가 정작 문제를 삼고 있는 건 <글로보비시온>이 단독으로 보도한 대학생들의 반차베스 시위와 <RCTV> 수호 시위였다. 이 시위에서 대학생들이 의도적으로 경찰과 군인들을 자극해 과잉진압을 유도했고 이를 '차베스의 탄압'인 양 보도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현지언론들은 이 학생시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글로보비시온>이 이미 수 대의 카메라를 시위현장 요소요소에 설치해놓고 시위가 시작되자마자 입체적으로 시위 장면을 생중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상당이 오래 전에 미리 준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는 게 방송관계자들을 증언이다. 따라서 이 시위가 다분히 <글로보비시온>이 사전에 연출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그 다음에 일어난 친차베스계 대학생들의 대규모 지지시위는 일체 방송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차베스 정부가 <글로보비시온>에게 사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건 바로 이 부분이다. <글로보비시온>이 학생시위를 조장 혹은 사주하지 않았나 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해달라고 고발한 것이다.
▲ 반차베스 언론을 피노키오에 비유한 아르헨티나 언론의 만평 ⓒ아르헨티나 통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르헨티나의 <메르코수르 뉴스 에이젠시>가 지난달 31일자로 의미 있는 만평을 하나 게재했다. '베네수엘라를 향한 언론들의 왜곡보도 그리고 음모' 라는 제목을 달고서였다.

<RCTV>와 <CNN>, <글로보비시온>을 거짓말을 해서 코가 커진 피노키오에 비유한 이 만평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였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언론인 마리필리 에르난데스는 "최근 방송이 중지된 RCTV는 광고를 통해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고수익을 올려 왔다"며 "베네수엘라 언론기업들은 언론 자유를 앞세워 천문학적인 영업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에르난데스에 따르면 RCTV는 지난해 1억6700만 달러의 광고수익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1억9500만 달러 수준의 광고수익이 예상됐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언론기업'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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