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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銀 총재에 죌릭…"유럽이 '거부 못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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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銀 총재에 죌릭…"유럽이 '거부 못할' 카드"

울포위츠 퇴진 압박한 독일도 지지로 돌아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30일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로버트 죌릭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죌릭 전 부장관은 지난 20여 년간 재무부와 국무부를 거치며 유럽과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울포위츠 총재의 불명예 퇴진을 계기로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이 총재 인선 시스템을 미국의 일방 지명에서 공정 경선으로 개혁하라는 요구를 들고 나오자 이들 국가와 각별한 친분을 쌓아 온 죌릭을 지명해 '입막음'을 하려 하는 것이다.

"개인적 평판이 시스템 불만 상쇄하길"
▲ 차기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로버트 죌릭 전 국무부 부장관. ⓒ로이터=뉴시스

유럽 출신 한 외교관은 29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총재감을 부시 행정부의 신뢰를 받으면서도 유럽이 수용 가능한 인사로 한정한다면 죌릭은 꽤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죌릭은 국무부 부장관 전에는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으며 유럽과 중국, 남미, 아프리카 등을 폭넓게 살필 줄 아는 '국제주의자'란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미국 관료들은 국제적으로 평판이 좋은 죌릭을 선택함으로써 총재 선출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상쇄되길 기대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은 일정부분 들어맞은 것으로 보인다.

제일 먼저 울포위츠 총재 퇴진을 압박해 온 독일이 죌릭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 시절, 러시아와의 협상을 주도하며 독일이 평화 통일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죌릭을 독일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죌릭은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여러 국가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USTR 대표 자리에 있는 동안 죌릭이 개발도상국과 빈곤국들의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 것이 이들 국가의 호감도를 상승시킨 것이다.
골드만삭스 파워, '썬 파워'!

백악관에 죌릭을 천거한 사람은 핸리 폴슨 재무장관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CEO였던 폴슨 장관은 죌릭이 부장관에서 물러나자 골드만삭스 부회장 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인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도 후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부시 행정부를 장악한 데 이어 세계은행 총재 자리까지도 출신 인사들가 꿰참으로써 골드만삭스의 '워싱턴 파워'가 건재함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이사회, 미국 지명권에 정면 도전

그러나 죌릭의 '개인기'가 세계은행 총재 인선 시스템에 대한 이사회의 근본적 불만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세계 24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백악관의 발표가 있기 몇 시간 전인 29일 저녁 차기 총재는 경선을 통해 뽑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국의 총재 지명권에 대한 정면 도전인 셈이다.

이사회는 "미국의 지명자를 포함해 24개 이사국이 추천한 모든 인사를 놓고 다수결로 선택을 하자"고 제안했다.

차기 총재감에 대한 기준도 덧붙였다. "큰 국제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자여야 하며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28일에는 피터 코스텔요 호주 재무장관이 "투명하게 공개된 절차를 거쳐서" 차기 총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적이 아닌 실적에 따라 경쟁을 통해 선출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브라질과 아프리카 국가들도 동의하는 바다.

이에 500명이 넘는 세계 경제 전문가들도 세계은행에 총재 경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해 이사회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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