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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28] 사회공헌 컨설턴트 최혁준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해 세계금융계의 상징적 인물인 미국의 워렌 버핏이.. 310억 달러를 사회에 기부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또, 미국의 펀드매니져들은 투자 기업을 고를 때 무엇보다 그 기업의 사회공헌 여부부터 살핀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돈을 많이 벌어야 좋은 기업'이 아니라 '사회공헌을 많이 해야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여러 기업들의 사회공헌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사회공헌 컨설팅 회사인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를 초대해 달라지고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추세를 알아보고 글로벌 경쟁시대 우리 기업들에게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사회공헌 컨설턴트 최혁준 대표입니다.

최혁준 대표는 1964년 서울 출생으로 88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91년 포항공대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경제분석 컨설팅회사인 DRI/McGraw-Hill에서 근무했고 대상정보기술연구소에서 소장으로 활동하다가 2004년 사회공헌 컨설팅 회사인 라임글로브를 설립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사회공헌이라면 봉사, 기부가 떠오르는데 자기가 알아서 봉사하고 기부하면 됐지 이걸 또 컨설턴트를 해야 하느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우선 라임글로브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 주시죠.

최혁준 : 일반인들에겐 아직도 사회공헌이란 단어가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사회공헌이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가 2003,4년 전후로 보시면 됩니다. 불과 2,3년 전 일인데요, 생각보다 아주 짧은 시기에 질적으로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한 국내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질적 양적으로 기업의 자원이 투입되다 보니까 이왕 할 거 잘 해보자. 전략적으로 한 번 잘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회공헌도 일반전략과 마찬가지로 중장기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춰서 제대로 된 실행계획을 필요로 하게 됐죠. 그래서 바로 이런 부분을 컨설팅하는 회사가 라임글로브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인규 : 사회공헌을 제대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이런 일을 하는 기업이 국내에 또 있나요?

최혁준 : 많진 않죠. 사회공헌... 좀 더 넓게 말씀드리면 사회책임, CSR을 컨설팅하는 회사인데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흔한 회사는 아닙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면 대기업 총수나 이런 분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발언도 하시고, 기업이 돈만 잘 벌면 됐지 무슨 공헌이냐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서, 실제로 라임글로브에 가서 사회공헌 좀 하게 도와달라는 기업이 많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최혁준 :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2,3년 사이에 우리나라 사회공헌이 비약적인 발전을 했는데 아무래도 저희 고객사들 대부분은 대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회공헌도 여력이 있어야 하게 되겠죠. 그런데 이제는 사회공헌이 사회공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됩니다. 즉, 우리 회사가 1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까, 100년 후에도 그럴까. 과거처럼 노동이나 착취하고 환경파괴하면서 돈을 벌고 그렇게 해서 지속가능할 순 없다는 거죠. 그래서 기업의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서 사회공헌을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저희는 그냥 사회공헌, 하면 돈 몇 십억, 몇 백억 내놓고 쓰시오..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는데 사회공헌을 제대로 하려면 상당한 노하우도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니까. 실제로 라임글로브에서 컨설팅했거나 국내 사례 중에서 이런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제대로 잘 하고 있다, 소개해 줄 만한 데가 있습니까?

▲ ⓒ프레시안

최혁준 :
사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사회공헌기업들에 대해서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잘한 부분도 있고 미흡한 부분도 있는데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짧은 시기의 우리나라 사회공헌의 역사를 감안한다면 지금까지는 무난히 진행돼 온 것 아닌가.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가 중요하겠죠. 우리나라가 사실은 8,90년대 초중반 그때만 해도 사회공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20년 전부터 진솔하게 진정성을 담아서 꾸준하게 사회공헌을 해온 기업들이 일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 당시 80, 9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사회에서 환경이 많이 파괴돼 가는 상황에서 환경보전, 특히 조림사업을 8,90년대부터 꾸준히 해온 기업도 있고. 또 기업이 NGO나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A부터 Z까지 모든 사회공헌을 다 할 수 없겠죠. 그래서 특정 영역을 잡아서 예를 들면 장애인 중에서도 시각장애인 쪽으로 특정 타겟을 잡아서 꾸준히 개안수술을 해온 모범적인 기업들도 있습니다.

박인규 : 혹시 라임글로브에서 컨설팅을 해서 성과를 낸 사례는 없습니까?

최혁준 : 지금 사회공헌의 성과라는 게 사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단기적인 것을 강조하다 보면 아무래도 일회성, 보여주기식이 되는데요,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사회공헌 역시도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하면 장기지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회공헌의 테마가 장기지속되려면 첫 째는 A부터 Z까지 여러 개 하기보다는 특정한 타겟과 테마를 잡아서 그 비즈니스의 특징과 관련있는, 잘 할 수 있는 걸 잡아서 꾸준하게 장기지속적으로 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이 2003년부터 말하자면 떴다고 말씀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최혁준 : 일반 해외 같은 경우, 해외 CSR선진국 같은 경우는 물론 그 역사는 자원봉사가 환경보전부터 시작하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긴 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CSR, 즉 사회책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환경 문제와 연관된 한 2천년대 초반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때 UN을 중심으로 기업이 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나아가서 환경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국제적인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국제적 트렌드가 우리나라에 흡수된 시기가 2003,4년도 그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인규 : 그때부터 우리나라 기업들도 사회공헌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

최혁준 : 예. 그때부터 과거 일회성 기부, 후원에서 벗어나서 기업의 자체적인 사회공헌 전담팀을 구성한다든지 예산도 과거의 일회성 예산이 아니라 전반적인 연간 플랜을 세워서 사회공헌 예산을 확보하는 시기가 2003,4년도에 시작됐습니다.

박인규 : 그게 유엔에서 한다는 글로벌 컴팩트라고 하나요, 그것과도 관련 있는 게 아닙니까?

최혁준 : 예. 전반적으로 글로벌 컴팩트, ISO26000 다 관련이 있죠. 사실 이런 발단이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선진 다국적기업이 중남미에 진출하는데 아마존강 유역에서 자원을 채취해야 되는 상황에서 강 유역의 환경을 파괴하고 현지 노동자들의 인권을 착취하고, 또 제3세계 정권들과 결탁해서 로비활동을 벌이고 이런 것들이 심화되면서 국제적 차원에서 기업이 이래선 안 되겠다. 기업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그래서 국제적 차원에서 가이드라인, 규제, 협약 같은 것을 제시하게 됐죠.

박인규 : 돈을 벌되 책임있게 벌자. 그게 글로벌 컴팩트라는 겁니까? 소개를 좀 해주시죠.

최혁준 : 글로벌 컴팩트.. 어렵죠. 일반 청취자들 생각하시기에는 영어로 돼 있기도 하고.

박인규 : 세계적 지구적 규모의 협약

최혁준 : 그렇습니다. 글로벌 컴팩은 유엔의 코피아난 전 총장이 발의를 해서 일반 기업들이 사회책임을 다하는 것을 준수하기 위한 인권이나 환경, 노동 전반적인 부분에서 협약에 사인하고 규약을 지켜나가겠다 하는 것이구요.

박인규 : 자발적으로 지켜나가겠다. 예를 들면 나이키 신발을 어린이들을 고용해서 만드는데 그런 거 안하겠다. 그런 거죠?

최혁준 : 그렇죠. 사회책임보고서를 쓰고 비인권, 비윤리적 행동을 안 하고 앞으로는 사회발전을 위해서 회사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하는 거죠. 그런데 저희가 가장 눈여겨봐야 될 것이 ISO26000이라는 게 있습니다. 어렵죠.

박인규 : 그게 무슨 표준, 기준? 이런 거라면서요...

▲ ⓒ프레시안

최혁준 :
ISO가 아시는 분들은 계시겠지만 지구촌의 전 세계적인 중요한 표준을 정하는 민간비영리기구입니다. 국제표준화기구인데, 여기에서 2009년 11월에.. 앞으로 많이 남진 않았는데요, 국제적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글로벌 컴팩트와는 또 별개입니다. 이건 법적인 강제규정이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인증을 받는 건 아니지만 문자 그대로 가이던스입니다. 가이드라인. 최소한 이러이러한 분야에서 이런 규약을 준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는 가이드라인인데, 거기 포함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포괄하고 있는 인권, 노동, 윤리, 지배구조, 그런 포괄적인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IS26000이 나오는 시점을 계기로 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부분이 전 세게적으로 많은 관심과 대비가 있어야 되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글로벌 컴팩트보다 말하자면 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말하자면 유엔의 글로벌 컴팩트라든가 앞으로 채택될 IS26000. 이게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할까요, 그렇게 말할 수 있겠군요.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글로벌 컴팩트 부분에서 굉장히 미흡하다. 심지어 태국보다 못하다. 그래서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이 굉장히 난처해 하신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글로벌 컴팩트를 예로 들어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몇 개가 가입돼 있고 아시아에서는 어떤, 그런 추세가 좀 있습니까?

최혁준 : 사실 우리나라가 14개인가 17개 기업 정도가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돼 있는데 우리나라 경제수준에 비해서는 사실 아주 작은 기업들이 가입돼 있죠. 예를 들어 그 정도 수치면 태국보다 못미치는 저조한 수치고. 또 ISO26000 관점에서 보더라도 아직까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또 ISO26000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박인규 : 우선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한 기업이 적은 이유는 뭡니까? 영어를 몰라서 그런가요 우리가?

최혁준 : 물론 국제화 부분도 있겠죠. 그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난데 가장 중요한 것은 CSR에 대한 전략적인 가치에 대해서 못 느끼고 있는 전반적인 추세가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적 책임이 이제 조금 있으면 글로벌 컴팩이라든지 ISO26000이 법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사실상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기에는 사실상의 무역장벽으로 분명히 작용할 거다. 즉 글로벌 컴팩이나 ISO26000을 잘 지키지 못함으로 인해서 글로벌 기업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수출입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글로벌 컴팩이나 ISO26000 규정에 미치지 못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의 물건은 받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작년이었죠,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서.. IBM, 소니, 인텔 같은 회사들이 모여서 자기들 회사뿐만 자기들 회사에 물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글로벌 컴팩이나 ISO26000,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협력업체들은 앞으로 협력업체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 벌써 피부로 와닿기 시작하는 거죠.

박인규 : 말하자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업들은 국제기업활동에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혁준 : 그럴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그걸 잘 모르고 있다는 얘긴가요?

최혁준 :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기업들이 많죠. 사실 글로벌 컴팩이나 ISO26000에 관해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반에 관해서 언론이라든지 정부 차원에서 일단 계몽이라든지 중요성에 대해서 알리고 홍보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최혁준 대표가 보시기에,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이 외국기업에 비해 낮은 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기업이 나름대로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데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외국의 동향을 잘 몰라서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어떤 쪽이라고 보세요?

최혁준 : 저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전략적으로 활동한 시기가.. 3,4년 동안의 짧은 시기에 비약적 발전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회공헌 활동을 하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더라도 얼마나 전략적으로 하느냐. 또 공익홍보도 사실 중요합니다. 사회공헌을 할 때 과거처럼, 성경에도 나와 있죠, 오른손이 한 일을 모르게 하라..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주체가 기업이거든요. 기업의 가장 큰 존재가치는 이익을 창출해서 그 이익을 가지고 고용도 하고 세금도 내고 R&D에도 투자하고 사회적 환원을 해야 되기 때문에 기업이 주체로서 활동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자기가 한 일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공익적인 홍보도 필요하고 또 국제적 트렌드에 맞춰서 글로벌 컴팩트에서 가입하고 ISO26000기준에 맞는 활동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최 대표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4,5년 전부터 사회적 책임, 투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이제 시작하고 있는데 보다 효율적으로 하고 효율적인 홍보방법을 개발하면 뒤질 것 없다.

최혁준 : 예.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 가지 개인적 질문을 좀 드려 보겠습니다. 워낙 경영컨설팅을 하셨습니다만 어떻게 해서 국내 유일의 사회공헌 컨설팅회사를 해보겠다. 창업이 쉽지는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됐나요?

최혁준 : 창업한 시기가 2004년인데 마침 기업들이 전략적 사회공헌에 눈을 뜨던 시깁니다. 제가 이 마켓을 본 이유가, 물론 새로 창출되는 블루오션 마켓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재원이 수요자들한테 전달되는데 사실은 누수되는 부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왕 사회공헌 할 거 제대로 된 예산을 가지고 수요자들한테 실질적인 혜택이 가야 되는 것 아닌가. 또 기업 입장에선 이왕 투입되는 재원을 가지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조직문화를 혁신시킬 수 있는 쪽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래서 CSR 컨설팅에 몰입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박인규 : 라임글로브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을 평가하는 지수 같은 것도 개발했다고 들었는데요?

최혁준 : 예. 작년 말에 그동안의 사회공헌, 책임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나름대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기업의... 참 힘든 일이죠. 사실 약간 정성적인 데이터들을 정형화시키는 부분이기 때문에

박인규 : 질적인 부분을 양적인 부분으로.

▲ ⓒ프레시안

최혁준 :
그렇습니다. 그래서 쉬운 작업은 아니었는데 기업의 사회적인 부분, 또 환경적인 부분, 윤리적 부분을 집대성해서 100점 만점으로 인덱스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기업들.. 또 필요하다면 나아가서 저희 인덱스를 해외기업들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좋은 틀을 마련했습니다.

박인규 : 일단 궁금한 건, 사회공헌 인덱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사회공헌을 잘 하는.. 랭킹이 중요하니까, 1등 2등, 그런 게 나와 있습니까?

최혁준 : 저희는 알죠. 나름대로 평가될 수 있는 랭킹이 있는데 그걸, 사실 굉장히 민감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방송이나 기자 분들이 제일 좋아하는 데이터가 그것인데, 오픈하는 건 무리가 있고 아직까지 방대한 데이터가 모여 있는 상황은 아니고요. 아무래도 히스토리컬 데이터가 계속 축적돼야 되겠죠.

박인규 : 역사적으로 자료를 모아야 좀 권위있고 객관적인 자료가 나올 수 있다. 언제쯤 공표하실 게획이세요?

최혁준 : 저희 생각에는 ISO26000이 발효되는 2009년 11월 전후로 해서 우리나라에 기업 데이터도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동안 적지 않은 수십 개 기업을 컨설팅해주셨고 다른 기업들의 사회공헌 행태를 보셨기 때문에, 외국의 사례하고 국내기업들의 사회공헌을 비교하면서 강점과 약점이랄까 그런 게 눈에 들어오실 것 같아요.

최혁준 : 일단 선진기업들 같은 경우는 역사가 오래 됐습니다. 사회공헌을 해온 역사가,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시민의식이라는 역사적 차원에서 많은 히스토리를 갖고 있는데 해외 선진사례들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모두에 제가 말씀드렸듯이 잘하는 기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특정한 이슈를 가지고 장기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오래. 우리 기업, A기업 하면 떠오르는 핵심사회공헌을 마련해 놓고 그 핵심사회공헌하에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어려운 개념이 될 수 있는데요, 쉽게 표현하자면 특정한 타겟층도 커뮤니티가 될 수 있고, 아니면 지역사회도 될 수 있고. 요약하자면 핵심사회공헌을 토대로 해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하는 사회공헌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나라가 많이 부족한 점이 있고, 다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강점은 자원봉사입니다.

박인규 : 자원봉사라는 건 기업에 계시는 분들이 나가서 뭘 한다는 건가요?

최혁준 : 그렇습니다. 임직원들, 나아가 고객들과 같이 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일반 청취자나 국민들이 다소 혼돈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 사회공헌이 결국 자원봉사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데 사회공헌이 좀 더 큰 개념이죠. 사회공헌 안에 자원봉사가 들어갈 수도 있고 기부, 후원, 공익마케팅,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가 사회공헌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 중에서 특히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이해관계자들, 고객이라든지 지역사회, 또 협력업체라든지 그런 이해관계자들과의 직접적인 스킨십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걸 바탕으로 기업의 이미지 제고, 또 참여하는 임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 조직문화혁신.. 직접적으로 성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이런 부분들이 축적되면 기업의 재무적으로도 기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죠.

▲ ⓒ프레시안

박인규 :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원봉사에 강하고, 다만 외국이업들은 투자한 역사가 길고. 길게 보고 할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하다. 아직도 언론보도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공헌이나 책임이 미약하다. 그래서 뭔가 이걸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 법적으로 강제하는 뭔가를 만들어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혁준 : 지금으로서는 법적인 제재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정부차원이나 민간차원에서 권고 같은 건 있을 수 있겠죠.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회적 책임수준을 높이고 독려하기 위해서 지속가능보고서라는 게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영역을 담는 보고서죠. 기업들이 요즘 다양한 보고서들이 나오죠. 연차보고서, 재무보고서, 환경보고서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기업의 시회적 책임을 총괄하는 지속가능보고서가 지금 전 세계적인 사회적 다하는 기업들에서는 필수항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권고사항으로 일정 규모 이상 기업들, 그게 매출액 기준이 됐든 종업원 수가 됐든 일정 이상의 수준에 있는 기업들은 보고서를 발간하도록 권고한다든지. 그 다음 공기업 같은 경우는 크게 어렵지 않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박인규 : 이제는 기업이 돈만 벌면 끝이다, 이런 시대는 지난 것 같고 기업들이 책임있게 돈을 벌고 사회에 환원하는 게 추세가 됐는데 지금까지 말씀해 오신 중에, 혹시 국내기업들의 사회적 공헌, 시회적 책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이런 점들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 게 있으면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최혁준 : 일단은 가장 중요한 게 기업이 움직이려면 CEO들의 마인드 변화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CEO들을 계몽할 수 있는 홍보전략, 그런 부분도 정부 차원에서 많이 생각해야 되고. 왜냐 하면 사회공헌, 자원봉사, 사회채임 영역이라는 게 임직원, 특히 임원들, CEO들의 마인드라든지 전략적 지향점이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특히 교육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 또 그분들을 대상이로 한 글로벌 컴팩이라든지 ISO26000에 대한 교육.. 그런 부분들이 선행된다면 비록 우리나라가 짧은 시기의 사회공헌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조만간 세계 정상급의 나라로 우뚝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CEO가 변해야 기업도 변한다. 말씀 듣고 보니까 최혁준 대표는 아주 좋은 직업을 가지신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좋은 일도 하시고 돈도 좀 버시고. 아주 윈윈하는 좋은 직업인 것 같은데 앞으로 많은 일 해주셔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책임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혁준 :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사회공헌 컨설팅 회사인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를 초대해 달라지고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추세와 글로벌 경쟁시대 우리 기업들에게는 어떤 사회공헌 전략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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