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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을 담아내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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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삶의 진실을 담아내는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25] '노찾사' 한동헌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암울했던 80년대 민중가요의 선두주자였던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기억하십니까? 노찾사는 시대의 아픔을 반영한 '그날이 오면', '광야에서' 등 숱한 명곡들을 남기며 노래를 통해 독재권력의 억압에 저항하고 새로운 사회를 꿈꿔왔는데요. 6월 민주화 항쟁 20주년을 기념해.. 이들이 오랜만에 무대에 섭니다. 오늘부터 사흘간 무대에 서는 이들은 20년이란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노래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한동헌 대표를 초대해 '노찾사' 멤버들이 다시 뭉치는 이번 공연 소식과 민주화 이후 20년 노찾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동헌 '노래를 찾는 사람들' 대표입니다. 한동헌 대표는 1959년 출생으로 81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와 예일대에서 수학했습니다. 대학 재학시절 서울대 노래동아리 '메아리'에서 활동했으며 바람씽씽, 그루터기, 나의 노래 등 그가 작곡한 곡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불려졌습니다. 2004년부터 '노찾사'의 대표로 활동하며 다르마 영화사 대표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제가 한 2년 전인가요, 2005년 10월에도 한 번 모셨는데... 오늘부터 공연하시죠?

한동헌 : 네.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대학로에서 공연이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구요.

한동헌 : 아니요.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공연 앞두고 있으면 많이 떨릴 텐데 긴장되시지 않습니까?

한동헌 : 그렇습니다. 지난번 공연 때도 그랬지만, 지난번 공연은 노찾사의 재출발을 세상에 알리는 의미의 공연이었고, 기념공연이긴 했지만.. 자축한다기보다는. 이번에 우리들이 그동안 정기적으로 주말마다 모여서 연습해온 부분들, 그 성과를 세상에 다시 보이는 자리라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또 들으시는 청중 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걱정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2005년 10월 공연은 노찾사의 컴백공연이었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 공연은 6월 민주항쟁 기념공연인가요?

한동헌 : 사실 이번 봄에 저희들이 공연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게 조금 늦어진 부분도 있고 마침 올해가 6월 민주항쟁 20주년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해서. 또 노찾사의 경우는 어떻게 보면 87년 6월의 수혜자... 그 덕분에 노찾사가 이 세상에 나와서 노래부르고 전파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있었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도 저희한테 있고. 또 사회에서 볼 때 87년.. 20년 됐다는 부분을 노래로서 한 번 저희가 되짚어볼 만한 시도도 좀 해보고 싶은 욕심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 그렇게 준비하게 됐어요.

박인규 : 6월 민주항쟁의 일부이기도 하고 산물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 당시를 한 번 기념해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한동헌 : 네.

박인규 : 지금 노찾사를 거쳐간 멤버들이 굉장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공연에는 몇 분이나 참여하십니까?

한동헌 : 지난 1회 공연 때 무대에 섰던 친구들 중에 대부분이 참여하고, 가수는 7명.. 기획이나 영상연출, 등등 해서 그때 참여했던 분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요.

박인규 : 민주항쟁 20주년 기념공연이긴 하지만 옛날노래만 부르면 아무래도 식상하실 것 같은데 이번에 나오는 곡들이 어떤 곡들인지, 새로운 곡들도 있는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한동헌 : 어떻게 보면 저희들이 당연히.. 안 그러면 과거의 영광이나 향수에 의지해서 활동하는 게 되겠죠. 그리고 그게 큰 의미는 없을 거구요. 이번 공연에서 20곡 넘는 곡을 부르는데 그 중에 절반 이상이 저희가 처음 무대에 올리는 노래고. 저희 입장에선 그렇구요. 기존에 있던 노래들을 재발견 내지는 재해석한 부분이 많고 일부 창작한 새로운 노래들도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그 말씀은 예전의 노찾사라면 잘 안 불렀던 노랜데..

한동헌 : 그렇죠. 어떻게 보면 지금 새롭게 저희들이 부르는, 또는 그때 시대상황에서 무대에 올리기에는 뭔가 안 맞았다고 해야 되나요? 그런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박인규 : 예를 들면 어떤 노랩니까?

한동헌 : 아마 '정원' 같은 노래가 되겠죠. 어떻게 보면 약간 추상적이지만 지난 20년, 87년의 민주화운동의 열망을 불태웠던 젊은 세대들 입장에서 2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다들 중년이 된 세대들의 경우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과연 어떻게 느낄까. 이 노래가 거의 한 30년 전에 제가 지은 노래지만 지금도 여전히 어떤 울림을 가질 수 있겠다. 그런 차원에서 한 번.. 또 그런 노래도 있고 김민기 선배님의 '잃어버린 말'이라는 노래. 그것도 지난 세월을 곱씹어 보면서 여전히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인규 : 김민기씨의 노래는 거의 다 안다고 생각하는데 '잃어버린 말'이라는 노래는 잘 모르겠네요.

한동헌 : '고궁의 담'이라는 노래로 전에 알려져 있었죠.

박인규 : 옛날 노래지만 요즘 시대상황에 맞게..

한동헌 : 여전히 재해석될 수 있는 노래라는 거죠. 그리고 물론 창작신곡이 있습니다.

박인규 : 창작신곡은 어떤 게 있습니까?

한동헌 : '안녕하세요'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박인규 : 예전에 그런 제목의 노래가 있었는데요..

한동헌 : 삐삐밴드라고 있었죠, 그런 노래도 있는데 이번에 새롭게.. 신지아씨가 지은 노랜데. 지금 우리 잘 지내고 있는 건가, 세상이 잘 가고 있는 건가. 그것도 평범한 일상인, 생활인으로서 느끼는 소회라고 해야 되나요, 그걸 소략하게 밝힌 노래도 있고. 조금은 사회성을 띤 노래도 있습니다. '젊은 그대'라고 해서요, 김수철씨 노래와는 다른 맥락에서.. 지금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어나고 있는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현상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80년대 민주화를 꿈꾸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젊을을 살랐던 젊은 세대, 당신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그런 걸 묻는 노랩니다. 그런 노래가 있습니다.

박인규 : 한 언론보도를 보니까 노찾사의 이번 연습장면을 보니까 음악이 상당히 세련되어지고 고급스러워졌다는 평을 했어요. 칭찬인가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동의하십니까?

한동헌 : 그렇게 볼 수 있구요, 사실은 저희 입장에서 보면 무슨 민중성과는 멀어지는 거 아니냐는 생각도 하실 수 있는데요, 저는 소위 얘기하는 민중성이라는 것을 80년대와는 또 다르게 해석하고 더 확대, 심어나갈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편에는 저희들이 그만큼 나이가 들고 과거 저희 음악을 들었던 분들도 그만큼 세월이 흘러가면서 삶의 경험이나 사회경험이 자신의 삶에 녹아있는 거고. 분명히 삶에 대해 느끼는 게 다를 거라고 봐요. 저의 경우는 좀 더 성숙한, 음악적으로도 좀 더 성숙한 모습을 이런 느낌으로, 좀 더 섬세하고 깊은 느낌으로 표현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그런 방향을 잡아봤습니다.

박인규 :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모습으로 봐 달라..

한동헌 : 아니요. 저희들은 오히려 그것에 대해서 좀 저항할 수도 있죠.

박인규 : 요즘 사실은 30대 초반까지는 노찾사를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젊은 친구들은 웃찾사를 더 잘 알 것 같은데 노찾사가 처음 어떻게 생겼어요?

한동헌 : 참 우연히 시작됐죠.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3년 전인데요 그때 대학 노래패 출신들이 학교 바깥에서 노래작업활동들을 했습니다. 김민기 선배 도움으로 84년 말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앨범이 처음 나왔죠. 그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 김민기 선배님과 가까운 친구셨던 연우무대 연출자...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이신 이상우 교수님께서 지어 주셨어요. 그렇게 시작했지만 그때 정치, 사회적 상황에서 그 앨범은 제대로 풀리지도 못하고 세상에 묻혔고, 그러다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87년 민주화국면에 들어가면서 과거 노래운동, 소위 시위, 노동현장에서만 불리웠던 노래들이 소위 말해서 합법공간 안에서 공연이나 음반을 통해서 보다 넓은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거죠.

▲ ⓒ프레시안

박인규 :
노찾사의 전성시대는 아무래도 87년 이후, 80년대 말과 90년대 초라고 생각하는데, 97년 되면서 해체를 했어요.

한동헌 : 그렇죠. 활동을 접었다고 봐야지요.

박인규 : 그런데 한동헌 대표께서 상당 기간,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전반까지 미국에 계시다가 들어오셔서 10년간 국내에서 활동하시다가 노찾사를 부활시키자고 하신 걸로 알려져 있어요. 노찾사가 다시 컴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뭡니까?

한동헌 : 저는 기본적으로 한국 대중음악이 표현하는 세계의 협애함. 내지는 심지어 그들이 과연 삶을 진실되게 담아내고 있는가. 또는 좀 더 깊이 생각한 무엇. 우리로 하여금 뭔가 생각하고 삶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에게 치유의 힘을 가진 만큼 그런 깊을 울림을 주는 음악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가에서 저는 사실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었고.

박인규 : 노찾사의 음악에 비하면 요즘 나오는 노래들이 삶과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한동헌 : 꼭 그렇게 말씀드리기보다는 노찾사의 경우는 어쨌든 노래를 통해서 한 시대의 정서를 담아냈고 진정한 느낌 등등 예술적 성취라는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리고 또 나름대로 사회성과 음악성이라는 것을 결합해서 뭔가 예술적 성취를 꾀했고 거기서 일정 정도 성취를 냈던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우리한테 문화적 음악적으로도 중요한 소산이었고. 그러한 부분을 좀 더 계승, 발전시킬 필요가 있겠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반응이라든지 그런 대중성을 인기를 얻을 수 없다 하더라도 의미있는 소수자의 문화로서 다시 되살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인규 : 그동안 노찾사에서 가수로 활동하신 분이 대충 몇 분이나 되시고 지금은 몇 분이 활동하고 계십니까?

한동헌 : 어림잡아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저렇게 제작이나 기획, 또는 살림살이 등등 해서 무대에 서는 것뿐만 아니라 다 합해보면 150명이 넘는다고 그래요. 이것도 정확한 숫자는 아니고. 어쨌든 노찾사라는 집단이 그만큼 특이한 성격을 가졌던 노래문화집단이었죠.

박인규 : 또 예를 들면 돌아가신 김광석씨나 안치환씨, 권진원씨도 노찾사 출신이시죠.

한동헌 : 대표적인 노찾사 활동을 했고 그 출신의 대표적인 가수들이죠.

박인규 : 한 8, 9년의 공백을 두고 다시 노찾사 멤버들을 모으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까?

한동헌 : 쉽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노찾사의 방향에 대한 부분을 아직도 정리해야 될 부분이 있고 저도 사실 명확하진 않습니다. 아직도 모색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은 열망이 컸고. 자연스럽게 세상사라는 게 그런지 몰라도 어떤 때가 되니 다시 자연스럽게 노래를 찾아서 모이게 된 것 같아요.

박인규 : 일각에서는, 노찾사의 초기멤버라고 할 수 있는 문승현 교수나 김창남 교수는 노찾사의 컴백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었다고 말하는 분도 있고. 또 한 분은 이미 민주화 시대가 지나갔는데 이제 와서 노찾사가 다시 컴백하는 건 좋게 말하면 과거의 향수에 기대서.. 잘 포장된 상업주의가 아니냐... 이런 식으로 비판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도 계세요.

한동헌 : 사실 그렇게 부정적인, 내지는 되겠냐라는 의견을 보인 분이 태반이었구요, 사실 저도 이렇게 나서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구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조금씩 벌여나가면서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노찾사가 그만큼 갖고 있는, 워낙 그만한 비중이나 이름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저희한테는 사실 또 굴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회성이나 민주화 또는 시대정서를 대변했던 80년대 노찾사에 저희가 꼭 매여 있을 필요는 없고 오히려 진정한 예술, 노래에 있어서 진실이 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집단으로서 노찾사의 작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는 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노찾사의 컴백, 부활을 위해서 2년 이상 활동해 오신 거고 이번에 두 번째 큰 공연을 갖는데 2년을 자평하자면 노찾사가 달라진 시대에 자리를 잡았다고 보십니까?

한동헌 :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당장 1년 반 만에 공연하게 된 과정도 그렇고, 쉽게 되겠습니까? 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상당히 겸손하게 말씀하시는군요. 그러면 여기서 노찾사의 명곡 몇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광야에서', '그날이 오면', '솔아 솔아 푸른 솔아'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벌써 20년 다 돼 가는군요. 저도 이 당시에 참 많이 듣고 많이 불렀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당시 이 노래를 부를 때의 심정, 그때는 정말 민주화만 되면 참 좋겠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냐 생각했는데 지금도 썩 사람들 살림살이가 편해진 것 같지가 않아요.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서, 그 당시 노래를 부르면서 꿈꿨던 사회와 요즘 사회를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프레시안

한동헌 :
어떻게 보면 우리가 어느 시점에서든 미래에 대해 어떻게 모든 걸 알 수 있겠습니까. 그때는 민주화가 가장 당면과제였고. 그것을 꿈꿨던 거고 그것을 투쟁을 통해서 승리했던, 성취해냈던 거고. 아무리 결과적으로는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거였다 하더라도. 저는 그 승리를 이뤄낸 세대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부심을 제아무리 많이 느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승리의 경험을 가졌던 세대가 얼마 되지도 않고. 물론 그들은 80년대라는 힘든 세대에서 고통하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런 고양된 순간을 체험한 어떻게 보면 복을 누리기도 한 세대였으니까요.

박인규 : 어떤 승리의 기억을 계속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 보면 젊은 가수들이 노찾사가 옛날에 불렀던 걸 리메이크해서 다시 부르고 있어요. 사계라든가 몇 가지 부르고 있던데, 보시면 좀 맘에 드세요?

한동헌 : 좀.. 아마 대표적인 노래가 두 곡일 텐데, 하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저도 긍정적으로 보고. 또 하나도 새롭게 새로운 감각으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다분히 상업적인 기획이라는 느낌은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찾사의 노래들에는 비록 한 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긴 하지만, 아까 들으신 노래의 경우도 그렇지만 그 시대를 뛰어넘는 클래식의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그것도 우리한테는 어떻게 보면 음악적인 자산이고 젊은 세대들이 그때 그 노래가 나왔던 맥락까지 좀 보면서 그 노래들을 자신들의 영감의 원천이라고 해야 되나요, 아니면 재창조, 재해석의 재료로 좀 더 삼아줬으면, 관심을 많이 가져 줬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노찾사뿐만 아니라 한 6,70년대, 80년대까지 활동했던 일반 대중가수 분들도 요즘 가요계가 너무 달라졌다. 말하자면 너무 대형화됐고 심하게 얘기하면 상업화의 포로가 됐다. 젊은 친구들이 자기의 영혼으로 하기보다는 자본에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하시는데 요즘 대중가요판을 보시면서는 어떤 느낌을 갖고 계십니까?

한동헌 : 간단치 않은 문제죠. 어떻게 보면 시장체제 안에서.. 특히 대중을 상대로 팔아야 되는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선 당연히 그렇게 가는 게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거겠죠. 그런데 팔린다는 문제와, 거기에 어쨌든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담아내는 의사소통양식으로서 노래를 한다고 했을 때 이건 어떻게 보면 예술이나 문화 일반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상업적인 문화의 문제점은 일정하게 만들어진 정서나 태도를 우리에게 좀 심하게 얘기하면 그냥 소비하라고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삶이 지금 내포하고 있는, 더구나 지금 우리 삶은 80년대에 대비해서도 훨씬 복잡하게 분화하고 있는데, 그 삶의 다양한 모습들,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삶의 모습들을 제대로 진실되게,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깊이있게 뭔가 담아내는 노래들을 만들어내기는 참 어렵죠. 그리고 특히 제 주변 사람들이 자기가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참 없다. 노랫말이 없다. 문화적인 갈증을 참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박인규 : 2005년도에 컴백 공연을 하셨고, 1년 반만에 민주항쟁 20주년 공연을 하시니까, 노찾사 팬들께서는 앞으로 계속 정기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갖고 계신 분도 계실 텐데, 앞으로 노찾사의 활동계획을 좀 말씀해 주시죠.

한동헌 : 물론 우리는 음악을 하는 집단이니까 음악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때가 되면 공연이나 음반이란 통로를 통해서 대중과 또는 사회와 만나는 작업이 저희들의 본령이죠. 그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앞으로 적어도 몇 달에 한 번씩 정기공연을 하겠다, 이런 식의 다짐을...

한동헌 : 정기공연.. 제가 생각하기엔 사실 기성가수들도 1년에 한 번 정도 새로운 앨범을 내잖아요. 저희 경우는 특히 창작의 부분에서, 더구나 저희가 시도하는 것들이 지금 주된 흐름과는 다른 어떤 대안적인 무엇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그렇게 녹록할 것 같진 않고. 약속을 드릴 순 없지만 다음번에는 새로운 음반과 더불어 공연으로서 만나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박인규 : 이번 공연 잘 끝내시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삶의 느낌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노래 많이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동헌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 한동헌 대표를 초대해 '노찾사' 멤버들이 다시 뭉치는 이번 공연 소식과 '노찾사'가 바라보는 민주항쟁 20주년의 의미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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