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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실질적 권력기구로…세대교체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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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실질적 권력기구로…세대교체도 마무리

北 군부-외교-대남-경제 '인사태풍'의 배경은?

북한이 최근 군부, 외교 및 대남라인, 내각 등에서 대대적인 인사 교체를 단행해 그 배경과 향후 정책 기조의 변화가 주목된다.

고위직과 하위직을 막론해 거의 모든 당 간부를 대상으로 이뤄진 고강도 기강단속 후에 벌어진 최근의 인사태풍은 북한의 고위층을 '혁명 3세대'로 급격히 개편함으로써 김정일 체제에 '젊은 피'를 수혈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또한 과거 구체적인 실체가 없었던 국방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최고권력기구로 거듭나고 있는 조짐으로도 풀이된다.

국방위원회 전임자 확대 주목돼

북한은 최근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김명국 대장을,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에 정태근 중장을 새로 임명했다고 <연합뉴스>가 20일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이 각별한 김명국 대장의 작전국장 임명은 김 위원장의 또다른 최측근인 리명수 전 작전국장이 국방위원회 전임으로 이동한 데 따른 것이다. 정태근 중장도 김 위원장의 '특명'에 따라 인민무력부 대외사업담당 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재경 대장의 공석을 메운 것이다.

북한 군부에서 이뤄진 고위직 인사의 특징은 김명국 대장과 정태근 중장의 새 보직 임명 자체보다도 국방위원회가 전임 보직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김명국 대장의 전임자인 리명수 전 작전국장이 국방위원회 전임으로 이동한 것은 물론, 지난달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 회의에서는 북한 군부의 2인자였던 김영춘 전 총참모장이 국방위 부위원장 전임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결정했다.

이들은 모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각종 시찰에 동행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실세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군부 인사뿐만이 아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18일 발표한 '정령'을 통해 내각 외무상으로 박의춘을 임명했다. 박 외무상은 올 초 폐암으로 사망한 백남순 전 외무상의 후임으로 정통 외교관료 출신이다. 그는 특히 1998년부터 2006년까지 8년여 간 러시아주재 대사로 활동한 '러시아통'으로 평가된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박봉주 내각 총리를 전격 해임하고 후임에 김영일 육해운상을 임명했다. 또한 지난 3월 중순에는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 김양건 국방위원회 참사가 임명되는 등 군부, 내각, 당을 망라하는 대대적인 인적 교체가 확인되고 있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당-정-군 인사를 전격 단행해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외무상은 서열 따른 임명인 듯

이같은 인사 교체에는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배경이 작동하고 있다.

우선 군 인사의 경우 국방위원회를 사실상의 최고권력기구로 만들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계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리명수 전 작전국장이 국방위원회 전임으로 이동하고 김영춘 전 총참모장이 국방위 부위원장 전임으로 임명된 것은 현재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노동당 군수공업담당 비서 등이 국방위 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로써 국방위원회는 북한의 지도부가 핵심 정책들을 최종 결정하는 조직이라는 막연한 평가를 털어버리고 실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갖는 조직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 대북소식통은 "고위 군인사들이 국방위원회 전임으로 이동하면서 국방위가 북한 최고의 국가기구로서 외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국방위원회는 노동당처럼 수 백 명의 인원들이 근무하는 실질적인 조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민족21> 편집주간도 "과거 명목상의 기구였던 국방위원회가 혁명 2~3세대로 구성되면서 고위급 정책을 토의하고 결정하는 사실상의 최고권력기구로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의춘 신임 외무상의 임명은 서열이 고려된 인사라는 평가다. 백남순 외무상이 사망하자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나 최진수 주중 북한대사가 후임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핵정책 등 외무성의 핵심 업무는 강석주 부상이 사실상 지휘했고 백남순 외무상은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전례로 볼 때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는 그같은 구조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박의춘 외무상이 러시아통이라 하더라도 북러관계가 급속히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며 기존의 외교정책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경제를 담당했던 박봉주 내각 총리의 교체는 경질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3일 박 전 총리가 1월 내각회의 때 국내기업들에 시급제와 일급제, 주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자본주의 도입을 꾀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이에 구심력이 저하되어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었다. 박 전 총리는 해임 이후 평남 순천의 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행정책임자)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건 신임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임명은 북핵 2.13합의가 이행될 경우 남북관계가 급속히 진전될 것을 준비하는 한편 림동옥 전임 부장의 공석을 시급히 메워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검찰소 고강도 '검열 사업'도 배경

그러나 각각의 경우가 상이하다 하더라도 최근 북한의 인사이동에는 혁명 2~3세들을 권력을 핵심에 앉혀 세대교체를 꾀하려는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특히 국방위원회의 경우 50~60대 초반 연령인 3세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된 다음해인 1992년 상장(별 3개)으로, 97년 대장(별 4개)으로 진급한 인물들로 리명수 전 작전국장, 현철해 국방위 상무부국장, 김격식 신임 인민군 총참모장 등이 대표주자다.

정창현 주간은 "국방위원회는 2~3세대가 주류지만 실질적으로는 3세대가 이끌어가고 있다"며 "이들은 국방위원회 말고도 총참모부, 총정치부에 포진되어 3세대 중심으로의 급격한 군 인사 재편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의 인사태풍에는 지난해부터 이뤄진 중앙검찰소의 고강도 검열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의 검찰청에 해당하는 중앙검찰소는 지난해부터 검열원들을 전국 주요 도시에 파견해 고위 관료는 물론 중간과 하부 관료까지 대대적인 검열을 실시했었다. 20년만에 가장 강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 검열을 통해 북한은 문제가 발견된 사람을 검증된 사람들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최근 소식지에서 "검열의 주요 대상은 보위부와 보안서, 재판소, 도당, 시당, 인민위원회 등의 단위 책임자와 여맹 일꾼들로 중앙 검찰 검열에서 자료를 확보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고를 올리는 것"이라며 "이번 중앙검찰소 검열은 현재 어려운 환경에서 동요하고 변질해 가는 당정간부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김 위원장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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