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영업조직이 총 거꾸로 메고 본사 공격"

"참평포럼, 대선에 영향 미쳐도 관여할 바 아니다"

핵심적인 친노 인사들이 총집결한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지난 달 출범식을 가진 참평포럼은 지난 19일부터 1박 2일간 충남 천안에서 향후 운영 방안과 행보에 대한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한나라당과 언론은 물론 범 여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발언들이 거침없이 제기됐다.
  
  특히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 등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여권 내 인사들을 향해선 "총을 거꾸로 메고 본사를 공격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선에 영향 미쳐도 관여할 바 아니다"
  
  이 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완 전 비서실장은 워크샵을 마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노 정치세력화가 아니냐'는 지적에 "굳이 명명한다면 '정책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실장은 "참여정부를 일거에 부정하고 매도하는 게 정치적으로 크게 번져가고 있어 포럼을 시작했다"며 "참여정부의 성과는 모든 국민 주체가 함께 이뤄낸 것인데 일거에 매도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참평포럼이 갖는 모든 정치적 활동이나 영향에 대해서는 '방임적 태도'를 취했다. 그는 대선 역할론에 대해서 "우리가 목적과 취지, 방향을 맞게 운영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파장과 영향에 대해 관여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내년 총선에 대거 출마한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일단 포럼은 포럼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해서 하는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그 이후 회원 개개인의 정치적 선택과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포럼 차원에서 규정하거나 방향을 정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포럼의 대변인 격인 김만수 집행위원장도 '대선주자들의 공약까지 평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왜곡이 있거나 왜곡인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곡해할 때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답했다.
  
  "저 혼자만 살겠다고 아비규환의 도주행태를 보인다"
  
  또한 토론 발제에 나선 안희정 상임위원장은 탈당파와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 등을 겨냥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저 혼자만 살겠다고 아비규환의 도주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비규환의 '패주 행렬'은 2006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패배를 계기로 시작됐고 한나라당과 수구보수언론의 '참여정부 실패론'을 '우리' 중 일부 세력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신제품 개발에 있었던 게 아니라 그것을 팔아먹어야 할 '영업조직'에 있었던 것"이라며 "영업조직이 상대회사의 마타도어에 놀아나고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평에 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총을 거꾸로 메고 본사를 공격한 것"고까지 말했다.
  
  '제품개발(청와대)은 문제가 없었지만 영업조직(당)이 문제였다'고 주장한 안 위원장은 특히 당정분리와 부동산 정책 등을 둘러싼 당정갈등을 예로 들면서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언론에 의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능과 국정파탄의 주범으로 공격당할 때, 도대체 당과 당 지도부는 무엇을 했나?"고 질타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벌이고자 하는 일은 '친노세력'의 결집도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 지키기 투쟁'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참평포럼, 전국조직 건설한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포럼 대표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상임집행위원장인 안희정 씨,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종석 전 통일장관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300여 명의 운영위원 중 250여 명이 참석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포럼은 조직화 작업에도 적극 나서 오는 26일 대전.충남지역을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전국 각 시도에 지부를 결성, 전국 단위 조직으로 꾸려나가기로 했다.
  
  이 대표는 "각 지역에서 올라오신 운영위원들께 지역별 포럼을 추진해서 이런 뜻을 강화, 확산시키는 데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우리도 지역성 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는 데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같이 동참하고 돕기로 했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였다.
  
  또 지부별로 8월초까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치개혁의 성과 △지표로 보는 참여정부 △정치개혁의 과제 △동반성장전략과 사회투자전략 △한반도 평화번영노선 등을 주제로 5차례 가량 시민정책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전문가들과 함께 참여정부의 공과를 따져보는 쟁점토론회도 필요할 경우 임기 말까지 수시로 개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