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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 연결, 이제 겨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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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남북 철도 연결, 이제 겨우 시작이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17]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정재정 교수와 최연혜 철도대학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분단 반세기만에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역사적인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오늘 이뤄졌습니다.남북은 오늘 오전 경의선 문산역과 동해선 금강산 역에서 공식 기념행사를 갖고 경의선은 북측 개성역까지, 동해선은 남측 제진역까지 성공적인 운행을 했는데요. 이번 시험운행은 분단 극복이라는 역사적 상징 외에도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의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고 남북 철도 연결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정재정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 이번 남북 철도 시험운행이 갖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이어서 최연혜 철도대학장과 함께 남북철도 시험운행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대륙횡단철도 연결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먼저 이번 남북철도 시험운행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정재정 교수 연결해 알아보겠는데요.정재정 교수는 1951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74년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고 92년 서울대에서 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83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인문대 학장과 교육대학원장도 맡고 있습니다.

"일회성 잔치로 끝나서는 의미 없어, 대규모 투자에 대한 국민동의 얻어야"

박인규 : 드디어 남북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졌습니다. 지금 개성에 가 있는 열차가 2시 40분에 곧 출발하는 모양인데, 역사공부를 하시는 학자로서, 이번 남북철도 시험운행의 의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재정 :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한에 드리워진 냉전의 그림자가 조금씩 걷혀 가지 않는가... 그런 조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냉전이 걷혀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남북 간에는 자동차로도 왔다 갈 수 있었고 배로도 화물이 왔다갔다 했고 비행기도 왔다갔다 했는데 철도가 이어졌다는 건 의미가 색다른 것 같아요. 성급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시험운행이긴 하지만 철도가 연결됐다는 것이 정치, 군사,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남북통일로 가는 길을 앞당겼다고 보시는 분도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재정 : 철도가 다른 교통수단과는 달리 상당히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철도가 한반도에 부설되기 시작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데요, 특히 경의선 같은 경우는 러시아와 일본이 각축하는 가운데서 일본이 군사철도로 부설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이 철도가 부설됨으로 해서 마침내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그걸 바탕으로 일본이 대륙으로 뻗어서 동아시아에 한 50년 동안 일본제국주의가 형성되는 중요한 기제가 바로 철도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는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철도야 말로 물류, 인류, 정보가 왔다갔다 하는 가장 큰 동맥이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로 연결됐을 때는 우리가 하나의 통일된 민족으로서, 비록 이민족의 압제하에 있었습니다만... 그런 문화와 민족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끊어짐으로 해서 결국 남북분단효과를 이뤘다는 상징성이 대단히 컸습니다. 그것이 이번에 연결됐다는 것은 결국은 우리들도 이제는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로 점차 통일되어 가지 않는가... 하는 기대를 갖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에 생긴 철도가 어떻게 보면 식민지 지배를 위한 도구로 시작됐지만 이번에 분단된 철도가 연결됨으로써 통일을 앞당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말이죠. 이번에 남북 간 철도시범운행에서 사실 가장 북으로 가는 철마를 타고 싶으신 분들이 실향민들일 텐데, 실향민보다는 관련기관에 계신 분들이 너무 많이 탔다.. 불만들이 많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정재정 : 저도 약간은 불만스럽습니다. 실제로 가장 타고 싶어했던, 왜냐면 그분들이 고향을 떠나 내려올 때도 철도를 타고 왔습니다. 그 당시는 교통수단이 이거였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그분들도 그걸 타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할 텐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철도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군사적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마 이번에도 남북 철도연결을 정치적으로 해석한 것 같습니다. 정치적 의미를 상당히 강하게 부여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는 일반 실향민들도 경의선이나 동해선을 타고 북한에 갔다 올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경의선이나 동해선이 끊어진 게 1951년 전쟁 당시라고 해요. 어떻게 이게 끊어지게 된 거죠?

정재정 : 철도는 말이죠. 그 전에.. 51년은 6.25 전쟁이 한창일 땝니다. 그러니까 남북한이 서로 점령하고 빼앗기고 했던 와중에서 이제는 휴전선으로 고착되는 과정에서 끊어져 버린 거죠.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벌써 5년 전에, 1945년에 우리가 해방되자마자 남북으로 분단이 됨으로써 불과 4주 정도가 채 안됐던 45년 9월쯤에 이미 경의선과 동해선은 끊어져 버립니다. 사실상 철도운행을 중지해 버리거든요.

그래서 한 5, 6년 있다가 6.25전쟁이 나서 결국은.... 철도라는 건 대단히 중요한 군사시설이었습니다 당시는. 왜냐면 장병을 운반한다든지 무기나 식량을 운반하는 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차지하든 간에 가장 중요한 보급로였어요. 그것을 서로 빼앗고 빼앗기는 공방이 되풀이됐고 제일 중요한 폭격의 대상이 됐던 거죠. 그래서 철도가 폭격당하고 끊어지고, 실제적으로 휴전선이 그쪽에 고착됨으로 해서 결국은 끊어진 거죠.

박인규 : 마지막 운행이 51년이긴 하지만 사실은 끊어진 건 45년이라고 봐야겠군요. 정 교수님께서는 '일제침략과 한국철도'라는 책을 쓰셨어요. 경의선이나 동해선이 식민지 지배 또는 수탈을 위한 거라고 하셨는데 경의선과 동해선의 역사에 관해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시죠.

정재정 : 경의선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리 힘으로 철도를 놓겠다고 시작했던 철도였어요. 대단히 의미가 컸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라는 말씀이시죠?

정재정 : 그렇죠. 궁내부에 서북철도국이라는 걸 만들어서 철도를 놓다가 일본이 그 부설권을 빼앗아요. 그래서 러일전쟁이 일어날 때 일본군대가 와서 직접 부설합니다. 그래서 소위 일본 군용철도로 부설된 게 경의선이었어요. 그게 1906년인데요, 그리고 나서 이제는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한 후에는 대륙으로 진출하는 가장 중요한 간선이었어요. 그래서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지금 만주의 봉천이나 장춘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소위 지금 일본에 가면 신칸센에서 달리는 시카이라는 노조미라는 그 이름의 열차가 그때 달렸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북경까지 직통열차가 갔습니다.

대륙호라든지... 이렇게 했다가 결국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 패함으로 해서 남북으로 끊어져 버리게 되고. 동해선 같은 경우는 일본이 1927녀부터 소위 조선철도 12개년계획이라고 해서 한반도 철도의 확충정책을 하는데 그 정책의 일환으로 해서 원산에서 부산까지 연결되는 동해선을 놓게 돼요. 그런데 그것이 원산 밑에 연변이라는 곳에서부터 해서 지금의 양양까지 중간 정도 놓고 말아요. 그게 1937년이에요 개통되는 게. 그리고 남쪽에선 부산에서부터 울산까지 동해남부선이라는 철도가 놓여지게 되죠. 그렇게 했던 것을 끝내 그 중간에 잇질 못했죠.

박인규 : 경의선 같은 경우는 말하자면 일제의 대륙침략을 위한 도구였는데, 앞으로 연결이 되면 일제의 침략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철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경의선 동해선 연결이 원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직후 2000년부터 이미 연결하자고 말을 했는데 참 오래 걸렸어요.

정재정 : 그렇죠. 북한 같은 경우는 철도가 자기 영역내에 들어온다고 하는 건 소위 트로이목마 같이 생각해요. 닫힌 사회에서는 외부에서 그런 것이 들어오면 자칫 잘못하면 물자만이 아니라 사람과 정보가 왔다갔다 하면 닫힌 사회가 붕괴돼 버릴 두려움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러니까 상당히 여러 가지 계산을 하고 준비하고 흥정할 수밖에 없어요.

박인규 :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지금 사실 남북열차시험운행에 대해서 굉장히 좀 들떴다고 할까요... 그런데 오히려 북한에선 행사를 좀 조촐하게 하자, 크게 하지 말자. 어떻게 보면 북한에서는 굉장히 달가워하지 않는 듯한.. 어떻게 봐야 될까요?

정재정 : 남한측 같은 경우는 상당히 공세적으로 이것을 활용하려고 하고 북한은 상당히 수세적으로 대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다른 쪽에서 이익이랄까, 남한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상당히 감질나게, 조금조금씩 어떻게 보면 양보하는 듯 하면서 얻어내고 양보하는 듯 하면서 얻어내고, 그런 전략을 구사한다고 보는 거죠.

박인규 : 이번에 사실 북한쪽에서도 남북열차시험운행을 하면서도 이른바 군사보장 부분에서 우리쪽에서는 좀 항구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북한에서는 이번뿐이다. 앞으로 두고 보자고 얘기했거든요. 이걸 어떤 의도라고 봐야 될까요?

정재정 : 제가 보기엔 우선 철도 그 자체가 대단히 군사적 의미가 있는 것. 그것이 이제는 그야 말로 정착노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거든요. 또 하나는 휴전선을 종단으로 올라간다고 하는 건, 양쪽의 군사시설이 집중돼 있거든요. 동쪽이나 서쪽이나...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자칫 잘못하면 이런 것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런 걸 상당히 견제하는 거죠.

박인규 :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 보자면, 이미 개성도 금강산도 열었는데 우리나라 열차가 들어가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도 드는데... 북한에서는 사실 이번 장성회담을 하면서 서해... 이른바 북방한계선 문제를 얘기하자. 사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런 것도 좀 바라고 있는 거 아닌가요?

정재정 : 그렇죠. 이걸 지렛대로 해서 최대한 남한으로부터 여러 가지 경제적 또는 군사적 정치적으로 얻어내려고 하는 거죠. 바게인을 하려고 하는 것들이 상당히 강합니다. 남한측에서 이런 것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면 할수록 북한은 오히려 이것을 이용해서 더 많은 걸 얻어내려고 하는 전략으로 나갈 수밖에 없죠.

박인규 : 저희 입장에서는 어쨌든 남북철도연결이 경제적 평화적으로 연결된다면 북한이 갖고 있는 불안감이랄까, 이런 걸 풀어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정재정 : 당연하죠. 그런 걸 가지고 이제는 100년 전처럼 철도가 어떤 침략의 수단이 된다든지 군사병참로가 된다든지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됐기 때문에요. 이것을 통해서 서로 공존공영하는 일종의 평화의 루트라고 하는 그런 설득이랄까 그런 것들을 계속할 필요가 있죠.

박인규 : 어쨌든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남북열차시험운행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문제는 이게 상시적으로 앞으로도 계속되고 더 중요하게는 대륙까지 연결될 것 같은데 남북철도가 시험운행이 아니라 상시적 운행이 되기 위해서 특히 남측 정부에선 어떤 걸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재정 : 우선 철도 그 자체에 대해서 북한 같은 경우 상당히 상시운행하기 어려운 체제에요. 철도 자체가. 왜냐면 그동안 남한 철도는 대단히 리노베이션이 되고 여러 가지로 개발과 투자를 해서 개량이 됐는데, 북한 철도는 노후하고 낙후돼서 남한 철도가 그대로 달릴 수가 없게 돼 있어요. 개성 이북에는. 또 동해선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들을 남한 철도 수준에 맞추도록 개량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됩니다. 그러려면 막대한 돈이 들어가거든요. 그걸 남한에서도 국민에게 설득을 해야 돼요. 정보를 제공하고. 그냥 일회성 잔치로 끝내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리고 거기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런 것까지도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그런 태세를 지금부터 차분히 하는 게 좋습니다.

박인규 : 혹시 북한측 지도자, 정부에 대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십니까?

정재정 : 북한도 솔직히 북한 스스로의 힘으로 철도를 개량할 수가 없어요. 또 북한의 기술력으로 남한과 같은 경쟁력 있는 철도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 인력 노하우를 받아들이면서 북한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이용하는.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서 북한도 좀 마음을 열고 체제를 열고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오늘 하루 시험운행에 그칠 것만이 아니라 남측 당국도 국민들을 설득해서 지속적인 사업을 해야 되고 북측 당국도 이번 열차시험운행과 상시운행이 갖는 경제효과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독일선 이미 분단기에 도로 10개 이상, 철도 7개 이상 연결 운행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남북철도시험운행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우선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정재정 교수와 얘기 나눠봤구요. 다음으로 최연혜 철도대학장과 연결하겠는데요, 최연혜 학장은 1956년 충청북도 영동 출생으로 79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94년 만하임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을 비롯해 한국철도대학 교수와 철도청 차장,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제8대 한국철도대학 학장을 맡고 있습니다.

방금 전에 시립대 정재정 교수님하고 남북철도시험운행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봤는데요,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시험운행의 의미 어떻게 보십니까?

최연혜 :
민족적으로 반세기만에 끊어졌던 철도가 이어졌다는 것은 누구나 우리 국민이라면 느끼는 감개무량함일 것이고요. 특히 저희처럼 철도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이 철도가 지금 오늘 시험운행이 이뤄지기까지 한 7년 걸렸거든요. 그리고 60회가 넘는 회담을 거쳤고 또 그 합의와 파기가 수없이 되풀이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가 오늘 이렇게 하나의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기쁨을 감출 수 없구요. 비록 짧은 구간이지만 북측 구간을 실제 운행해봄으로서 저희 같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런 실무적 차원에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개성에 가 있는 열차가 곧 떠났겠습니다만, 일단은 성공적 운행이라고 봐야겠죠?

최연혜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최연혜 학장님께서는 독일에서 공부하셨는데 독일이 동서로 나눠져 있지 않았습니까? 독일에서는 동서독간의 철도가 통일된 뒤에 연결됐나요?

최연혜 : 독일 같은 경우는 1972년에 이미 동서독 간에 교통조약을 맺어서, 특히 서베를린이 동독 안에 위치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도로를 10개 이상, 철도 노선도 7개 이상을 분단기 동안 연결해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서독 같은 경우 교통정책이야 말로 민족의 동질성을 확보하는 굉장히 중요한 수단으로 봐왔기 때문에 교통분야에서 굉장히 관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분단기 내내 그렇게 했구요. 그래서 통일이 되고 난 이후에 평가를 보면 사실은 그 분단기 동안 동독의 교통인프라에 투자했던 것이 민족적인 동질성 확보라든지 서서히 그런 화해와 평화의 교류의 장을 만들어서 결국 통일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특히 통일이 되자마자 동독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그나마 서독이 투자했던 교통로만이 활용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통일비용을 선부담했다는 평가를 해서 상당히 교통정책이 분단기 동안 많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교통연결을 통한 민족간의 교류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가 독일에 비해서 한참 뒤떨어진 거군요?

최연혜 : 그렇죠. 너무나 뒤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좋아할 게 아니라 아직은 갈 길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남측에 계신 많은 분들은 철도가 연결되면 이 철도가 시베리아, 또 중국을 통해서 유럽까지 갈 수 있다... 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대단히 클 거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최연혜 학장님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최연혜 : 제가 볼 때는 일단은 남북철도 지금 연결된 구간을 본다면 남북간에 물동량이 양적으로 굉장히 늘 것이고 물류비용이 비용이 상당히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그리고 질적인 차원에서도 예를 들면 개성공단 사업 같은 것과 큰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거고. 그래서 이렇게 남북간 직접교역에서 이뤄지는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히 크고. 최근 자료에 따르면 연간 2500억 원 정도의 물류비 절감이 예측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남북철도는 동북아와 유라시아 대륙 철도망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습니다.

박인규 : 관련통계를 보니까 배로 화물을 운반하는 것과 트럭으로 운반하는 것, 철도로 운반하는 것 중에서 철도가 제일 싸게 먹힌다고 해요.

최연혜 :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단순비교하는 것 자체도 저는 조금 편협하다고 보는 것이, 그 동북아 지역 전체에서는 철도가 때로는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경우도 있고, 거의 아주 철도 위주로 교통물류시스템이 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쪽에서 아무리 도로를 건설하더라도 어차피 북한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철도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철도가 우리가 남북철도 복원을 통해서 대륙철도망에 연결되는 것이 우리 남한의 입장에서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륙물류시스템에 연결되는 방법이라고 보여집니다.

박인규 : 남북간 교통연결을 위해서는 자동차도로보다는 철도가 훨씬 유리하고 현실적이다.

최연혜 : 네. 그렇습니다. 시베리아 같은 경우는 동서를 관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 철도거든요.

박인규 : 그런데 이번 시험운행은 사실은 오늘 하루 딱 끝나는 거예요. 군사보장도 북한에서 오늘 밖에 안 해주는 거고. 결국은 이게 정기적으로 운행돼야 되는데 일부에서 좀 낙관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올해 하반기에라도 예를 들면 개성과 서울하고 출퇴근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정기개통 어느 정도 가능성이라고 보십니까?

최연혜 : 그 시점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아마 굉장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여튼 우리나라 남한에서도 철도를 개통하려고 하면 여러 시험단계를 거치고 영업시운전이란 걸 거쳐서 정말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있는지 하는 그런 단계들을 거치거든요. 특히 남북한 간에 운영이 되려면 철도운송협정을 맺는다든지 여러 가지 운임을 조정한다든지 이런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할 것도 많고 또 기술적으로 북한 철도 전체를 관통해서 대륙까지 연결이 된다고 한다면 남한 철도에도 투자를 해야 되겠고 북한 철도에는 더 막대한 현대화를 위한 투자가 들어가야 됩니다.

그래서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하신다면 자연히 실망이 될 수밖에 없는데 지금 그래서 정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 같은 단계별 접근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에서 오늘 시험운행된 구간은 당장 지금부터라도 운행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단 개성공단의 북측이나 남측에서 출퇴근하는 통근용 열차를 상시 운영한다든지 또는 그쪽에서 만들어지는 화물을 수송하는 용도로 활용한다면 좋을 것이고요. 또 동해선 같은 경우는 금강산 관광이나 이런 데에 활용한다면 아주 좋은 출발이 될 거라고 여겨집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서울-개성이나 제진-금강산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 군사적 문제만 없어지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는 거네요?

최연혜 : 그렇습니다.

박인규 : 문제는, 사실 이게 신의주까지, 원산까지 가야 되는데 많은 분들이 지금 북한의 철도기술이나 상태가 너무 낙후해서 대단히 많은 돈이 들 거라고 얘길 해요. 지금 어느 정도 비용이 들 것으로 계산이 나와 있나요?

최연혜 : 북한 철도의 현대화 비용을 놓고 논란이 많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러시아 측이 경원선을 개량하는 그런 사업을 놓고 실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2002년도에 이런 실사를 통해서 러시아 측에선 경원선을 개량하는 데 20억 달러가 든다는 얘길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측에서 한 번 나진 남양 개량비용을 훨씬 낮은 숫자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희로서는 이런 개량비의 추정근거나 비용규모가 상당히 신뢰하기 어렵구요. 아직 아쉽게도 우리 남한의 철도전문가들이 북한의 철도를 실사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저희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철도에 대한 개량화를 말하려면 우리 전문가들도 실사작업에 직접 참여해서 그 비용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만 우리가 투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구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철도를 어떤 수준으로 개량하느냐에 따라서 비용규모는 달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우리나라 선로 같은 경우도 1급부터 3급선으로 차등화 돼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철도를 개량함에 있어서도 저는 한 번에 너무 많은 돈을 제시함으로 인해서 정말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이렇게 하기보다는 차근차근하게 경제성을 감안해 가면서 진행시킨다면 저는 얼마든지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우선 북한의 철도실태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약간 성급하긴 합니다만 북한 철도를 넘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횡단철도에 대한 전망을 말씀들을 하고 있는데 지금 어느 쪽이 더 유리하고 그건 언제쯤 될 것 같습니까?

최연혜 : 사실은 그 대륙철도는 상시적으로 지금 운영되고 있는 상탭니다. 북한만 해도 중국 가는 철도노선이 세 개가 연결돼 있고 러시아와도 한 개 철도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우리 남한만 여기에 배제돼 있는 상황으로 보시면 되고.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어느 노선이 더 유리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노선마다 장단점도 있고, 또 저희로서는 두 개 노선이 각각 있을 때 그 운임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협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재정조달과 경제성만 확보된다면 우리로선 특별하게 어떤 노선을 더 설명하고 이런 입장을 말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각 노선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큰 나라가 개입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어차피 두 나라를 다 끌어들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박인규 : 우선은 남북철도를 제대로 연결하는 게 급하겠군요?

최연혜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오늘 우리가 남북철도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앞으로 이것이 정식 개통되고 남북간 철도가 제대로 이어지기 위해서 앞으로 무슨 일이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연혜 :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고 기술적 준비도 필요할 겁니다. 그리고 북한의 참여의지를 높일 수 있는 노력도 해야겠지요. 그런데 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사실 대륙철도시대에 대한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차근차근하게, 특히 장기적 거시적인 안목에서 그런 통일시대에 대비한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들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북한의 의지나 태도 이런 것과는 별개로 우리나라의 물류경쟁력을 높인다는 그런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무작정 들뜨기보다는 차분하게 실태를 조사하고 하나하나 풀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정재정 교수와 최연혜 철도대학장과 함께 남북철도 시험운행의 의미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말씀 나눠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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