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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이라크 '석유 수탈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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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이라크 '석유 수탈戰'

노르웨이 정유사 생산 시작…'35년 만의 일'

질 좋은 이라크 원유를 둘러싼 메이저 정유회사들 간 '석유 수탈전'의 막이 올랐다.

첫 테이프는 노르웨이 정유회사인 DNO가 끊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라크에서 원유개발 작업을 해 온 DNO가 16일 드디어 석유 생산을 시작한다는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DNO는 하루 1만5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량 생산이지만 이라크에서 해외 기업이 석유를 생산하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띈다. 이라크가 유전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시작한 지 35년만의 일이다.

애당초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가 알카에다나 사담 후세인이 아니라 이라크 대지가 머금은 석유에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라크의 석유에는 탄소가 많이 포함돼 있어 다른 어느 나라 석유보다 품질이 뛰어나다. 매장량도 세계 3위 수준으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유정의 깊이도 깊지 않아 채굴 비용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엑손모빌, BP, 셸, 셰브론텍사코, 등 미국과 영국 정가에 돈줄을 대고 있는 '빅 오일'(다국적 정유회사)들이 군침을 삼킬 만한 것이다.
▲ 불타는 유전을 바라보는 이라크 주민. 곧 이라크 유전을 둘러싼 다국적 정유회사들 간 수탈전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로이터=뉴시스

그러나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지난 4년 간 정유사들이 계속 '침만 삼켰던' 것은 미국이 예상과 달리 이라크 내 치안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가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해외 정유사들의 진출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DNO가 쿠르드 지역을 시발점으로 삼은 것도 비록 매장량은 적지만 비교적 치안이 확보돼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DNO 외에도 런던 증시 상장 기업인 페트렐 리소시스, 스털링 에너지 등이 이 지역에서 유전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역시 쿠르드족의 지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것인 만큼 바그다드의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간의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DNO는 아직 송유관 건설과 이용에 대한 중앙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해 시추한 원유를 트럭으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의회에 제출돼 있는 '이라크 석유산업 재건안'만 통과된다면 이 같은 장애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쟁으로 파괴된 이라크 석유 산업 복구를 위해 외국 기업 투자를 받고 외자 기업에게는 대신 이라크 석유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관련기사: 이라크 석유시장은 '좀비', 빼먹을 간도 없는데)

이 달 중으로 이 법안이 통과되길 바라는 미국의 기대가 무난히 달성된다면 '이라크 석유 수탈전'은 곧 본론으로 접어들게 된다. '국제석유감시'의 애널리스트 안니니아 주하스즈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라크 전체 유전의 3분의 2가 외국 기업 수중에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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