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새정당 건설해 정치권 구조조정 주도"

신당창당 공식화…"신진세력이 정치 주도해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4일 독자신당 창당과 관련한 구체적 구상을 밝혔다.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란과는 당분간 거리를 두며 '마이웨이 행보'를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손학규 신당'의 구상이 구체화되면서 손 전 지사까지 포괄하는 범여권의 대통합 논의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통합논의, 새로운 정치질서로 승화시키겠다"
  
  손 전 지사는 이날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전진코리아 주최로 열린 제2차 범국민토론회의 주제강연에서 독자신당 창당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는 30~40대 전문가 중심 독자신당의 구체적인 상을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전문적 역량이 있는 신진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CEO, 현장의 전문가, 시민운동 지도자, 역량 있는 정치인 등 누구라도 나라를 위해 일하셔야 하는 분이면 제가 직접 찾아가 국민을 위해 일하시기를 청하겠다. 역량 있는 분들을 모시는 '인물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여러분은 20대 때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며 청춘을 바치고, 30~40대에는 정보화, 세계화를 위해 산업현장을 누비며 일하고 있다"며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를 실현해 온 여러분들의 지혜와 경험이 새로운 정치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이제 정치권의 통합논의는 새로운 정치질서 형성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정당이 건설된다면 국민들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기존 정치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신당 창당을 통한 범여권 통합에 나설 뜻을 밝혔다.
  
  손 전 지사는 "국민적 신망을 받고 역량을 검증 받은 훌륭한 정치인들이 새로운 정당 건설의 새 주역이 되어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질서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제 자신을 비우고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정계개편 과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새로운 정당은 국민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드림팀'을 구성해 이번 선거에 선 보여야 한다"며 "외교.경제.교육.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실적과 대안을 가진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함께 상호 신뢰의 팀워크를 형성해 국가를 경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상황에는 '노코멘트' 일관
  
  그는 '범여권 통합'이라는 깃발을 분명히 들고 '제 밭 일구기'에 팔을 걷었지만 범여권의 대선후보들을 폭넓게 겨냥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나 분당 위기까지 거론되는 한나라당의 내분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손 전 지사는 1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도 지난 3월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보따리 정치, 원칙을 파괴하는 사람은 정치인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 손학규를 거명하면서 노 대통령이 뭐라고 그랬던가, 잘 모르겠다"고 눙쳤다.
  
  당시 그가 노 대통령의 비판에 반발해 "노 대통령은 무능한 진보의 대표"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책상 앞에 앉아 이메일 보낼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등 가시돋친 설전을 벌인 것과 비하면 사뭇 달라진 태도다.
  
  손 전 지사는 "비판할 때는 비판하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는 노 대통령을 도울 땐 돕고, 통합할 땐 통합해야 한다"며 "지금 국내에서 조그마한 문제를 갖고 정치적으로 싸우고 대결하고 분열하고 국민들에게 다시 정치에 대한 불신을 주고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손 전 지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사이의 경선 룰 공방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여하튼 우리 정치가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면서 에둘러갔다.
  
  손 전 지사는 '누구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냐'는 질문에도 웃으며 "그런 이야기를 저한테 물으면 어떻게 하냐"고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