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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9.11'의 무어, 이번엔 美건강보험에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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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9.11'의 무어, 이번엔 美건강보험에 메스

미 당국, 적성국교역금지법 위반 혐의 조사

미국의 다큐멘타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시코(Sicko: 병자라는 뜻의 미국 속어)'의 개봉을 앞두고 쿠바와의 적성국교역금지법 위반 혐의로 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무어 감독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신이 미 재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무어 감독은 지난 2월, 2001년 9.11사태 당시 세계무역센터 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던 소방관 10명을 치료 목적으로 쿠바에 데려갔는데 이것이 미국의 적성국교역금지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무어 감독은 지난 2002년 미국의 총기문화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보울링 포 컬럼바인'으로 아카데미상, 2004년에는 9.11 테러 당시 부시 대통령의 미숙한 대응을 신랄하게 비판한 '화씨 9.11'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화씨 9.11'은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어 부시행정부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져 왔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지난 2일 발송한 서한을 통해 무어 감독의 행위가 쿠바에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 무역금지법을 위배했을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데일 톰슨 OFAC 조사국장은 서한에서 "미 당국이 쿠바를 포함, 각국 여행과 관련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무어 씨에게 허가해 준 특별한 기록이 없다"며 조사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앞서 무어 감독은 지난 2월 뉴욕 9.11 테러 당시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다가 후유증을 앓고 있는 소방관 10명을 치료를 받게 해 준다는 명목으로 쿠바로 데려갔었다고 무어 감독을 위해 일하는 관계자가 익명을 전제로 설명했다.
  
  그러나 무어 감독은 미 당국의 이런 조치에 아직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시코' 프로듀서인 메그헌 오하라는 "재무부 조사가 '시코'의 개봉을 막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의 의료보호 시스템은 이미 망가졌고 치명적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무어에 대한 이번 조사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인들이 이 영화 '시코'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자랑하지만 살인적인 건강보험 수가 때문에 전체 인구의 20%에 가까운 약 4000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건강보험은 주로 민간기업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데 지난 1993년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모든 미국인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게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으나 건강보험 회사들의 집요한 로비 등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쿠바는 높은 의료기술 수준과 함께 전 국민이 무료 의료 혜택을 받고 있다. 특히 쿠바는 자국의 의사 수 만 명을 동남아, 중남미 등에 파견해 무료 진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무어는 미 정부가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 대한 전격 압수조치를 펼칠 것을 우려, 복사본을 미국 영토가 아닌 다른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무어의 새 다큐멘타리 '시코'는 오는 19일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미국 시장에는 내달 29일 일제히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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