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와인전문가 박원목 교숩니다! 박원목 교수는 1941년 서울 출생으로 1965년 고려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했고 77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식물병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77년부터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 교수로 30년간 재직했고 올해 2월 고려대학교에서 퇴임해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농림수산부 종자심의위원, 고려대 생명공학원장과 한국식물병리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농업과학협회 부회장, 한국양조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와인 강의'라는 책을 펴내셨어요. 원래 약력을 보니까 식물병리학을 전공하셨는데 식물병리학과 와인 강의는 잘 안 맞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와인 쪽을 연구하게 되셨는지요?
박원목 : 제가 와인을 처음 접한 게 서독에 교환교수로 갔을 땐데 그때 와인 맛을 보고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와인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지 않나 하는 걸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와인을 만들려면 기초로 미생물, 혹은 식물생리 혹은 원예 같은 게 필요합니다. 식물병리는 이 분야에 많이 연구가 돼 있기 때문에 식물병리에서 와인으로 바꾸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박인규 : 서독에 가신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언젭니까?
박원목 : 70년대 말입니다.
박인규 : 그럼 한 30년 동안 연구하셨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겠네요?
박원목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최근 고려대에서 포도주개론이란 강의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박원목 : 학생들이 약 800명 정도 등록했습니다.
박인규 : 800명이요? 한꺼번에 강의할 수 있습니까?
박원목 : 그래서 세 개 혹은 네 개 반으로 나눠서 강의를 합니다.
박인규 : 언제부터 포도주개론 강의를 시작하셨죠?
박원목 : 2005년부터 했습니다.
박인규 : 이번 책은 그동안 강의하신 걸 묶고 보강해서 나온 건가요?
박원목 : 그렇습니다. 강의 내용 중에서 일반 대중들이 알았으면 하는 분야를 보강했고, 시중에 나오는 포도주에 관한 책은 거의 다 인문을 위주로 했는데 저는 자연 쪽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와인 제조기술자들도 참고할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고려대학이 막걸리로 유명한데, 요즘 젊은이들은 와인을 좋아하는 모양이네요.
박원목 : 물론 저도 고려대학 다닐 때 막걸리를 많이 먹었지만 요새는 세대가 변해서 막걸리보다 와인 쪽으로 경향이 기운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박 교수님께서는 직접 포도를 키워서 포도주를 직접 만들고 계신 걸로 아는데, 그럼 포도주개론 강의에서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까?
박원목 : 그렇습니다. 학생들한테 포도주가 어떻다는 걸 말로만 해선 안 됩니다. 백포도주, 적포도주, 혹은 보트, 샴페인 같은 것을 맛을 보여주고 각각 포도주를 어떤 식으로 맛을 봐야 하는지, 혹은 매너가 어떤지 등을 가르칩니다.
박인규 : 교수님이 써낸 와인 강의라는 책을 보면서 저는 느꼈는데, 보통 술에 관한 책을 보면 인문계에 계신 분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이 써서 술의 맛, 술의 멋.. 이러는데 와인 강의는 굉장히 좀 학구적으로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이 분이 술을 잘 하시는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었느네 실제로 와인은 얼마나 하십니까?
박원목 : 저는 와인을 한 잔만 먹으면 더 못 먹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와인을 만들려면 시음을 해야 한다는데 취하셔서 못 하시겠네요?
박원목 : 와인을 만들려면 시음을 꼭 해야 하는데 약 두 숟갈 정도면 충분합니다.
박인규 : 찻숟가락으로 두 숟갈인가요?
박원목 : 아니요, 수프 먹는 숟가락 두 숟갈이면 충분합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에 와인 열풍이 불어서 신이 물을 만들었다면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 와인은 신의 술이다. 이런 말도 하는데, 와인이라는 게 어떻게 만들어진 겁니까? 여러 가지 설화도 있다는데
박원목 : 와인.. 하면 포도를 발효해서 만든 술을 말합니다. 와인을 조금 더 범위를 넓히면 딸기나 사과 등을 발효시킨 술도 와인이라고 하거든요. 그때는 과일 이름을 꼭 앞에다 쓰게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딸기 와인 하면 스트로베리 와인. 포도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하는 역사는, 사람이 다 만들어낸 거라 정설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원숭이가 먼저 했다든지, 어떤 사람은 왕이...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데 전부 다 정설은 아닙니다.
박인규 : 또 와인을 마시려고 하면, 좋다는 양식당 가면 와인 리스트라는 걸 주는데 저 같은 사람은 그거 주면 겁나거든요. 와인의 종류는 어떻게 하고, 흔히들 고기 종류에는 레드 와인이고 생선은 화이트 와인이라고 하는데 음식과 맞춰서 설명을 좀 해주시죠.
박원목 : 와인은 종류가 많은데, 그 중에서 지금 말씀하신 건 테이블 와인이라고 해서 식사와 같이 마시는 건데, 크게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로 나뉩니다. 적포도주는 일반적으로 좀 중압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념이 짙은 고기와 매치가 잘 되고, 백포도주는 시고 산뜻한 청량감이 높습니다. 가볍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선과 어울린다고 말하는데, 사실 생선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짙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생선은 백포도주, 고기는 적포도주, 그런 건 잘 맞지 않고 얼마나 요리를 짙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박인규 : 짙은 맛의 요리에는 레드와인, 가벼운 맛에는 화이트 와인.
어떤 조사를 보니까 우리나라 사람은 프랑스 와인을 좋아한다. 프랑스 와인이 특이한 데가 있습니까?
박원목 : 각 나라의 포도주는 각각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프랑스 와인대로 장점이 있고 이태리는 이태리 와인대로, 혹은 칠레와인은 칠레 와인대로 특징이 있거든요. 그런데 불란서 사람들이 세계 상품으로 포도주를 내놓은 역사가 깁니다. 그리고 상술이 좋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프랑스 와인... 하고 머리에 박힌 거죠. 그런데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어서 어떤 와인이 좋다, 혹은 다른 나라 와인이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박인규 : 요즘 언론이나 TV 보면 와인 열풍을 소개하면서 강남의 유명한 와인바에 가서 한 병에 몇십만원짜리, 몇백만원짜리까지 소개하더라구요. 이렇게 값비싸면 좋은 와인인지... 저 같은 서민들은 몇십만원짜리도 못 마시는데 어떤 게 좋은 와인입니까?
박원목 : 좋은 와인은, 서양 책에서 봐도 자기 구미에 맞는 게 좋다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값이 비싼 와인은 물론 좋죠. 그 대신 값에 비례해서 품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박인규 : 그러니까, 만원짜리와 십만원짜리가 있으면 십만원짜리가 만원짜리보다 열 배 좋은 건 아니다.
박원목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 입맛에 맞는 와인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박원목 : 그걸 골라야 하는데요, 와인은 포도 품종을 뭘로 만드느냐에 따라서 무거울 수도 있고 가벼울 수도 있거든요. 우선 그 품종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힘들지만 여러 가지 와인을 테스트... 먹어봐서 결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박인규 : 품종이라는 걸 와인의 라벨을 보면 어떤 포도를 썼다는 걸 알 수 있습니까?
박원목 : 그렇습니다. 와인은 병 속에 들어있고 꽉 닫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눈으로 봐선 맛을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맛을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라벨을 읽는 겁니다. 거기에는 품종도 있고 연도도 있고 만들어낸 공장과 지역이 있거든요. 그걸 종합해서 그 포도주의 맛을 추론할 수 있죠.
박인규 : 책을 보니까 포도주가 무거운 맛, 가벼운 맛, 단 맛, 드라이한 맛으로 구분하시던데 어떤 품종은 어떤 맛인지 알 수 있는 겁니까?
박원목 : 알 수 있습니다. 품종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여기서 일일이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사이벨, 실라 같은 건 상당히 무겁습니다. 그건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드시면 포도주를 좋아 안 합니다.
박인규 : 처음엔 가벼운 맛부터 시작해라.
박원목 : 가벼운 맛부터 하려면 백포도주부터 시작하는 데 훨씬 좋습니다.
박인규 : 책을 보니까 와인을 맛보는 방법이, 처음에는 눈으로, 다음은 코로 맛보고 입으로 마시고 목으로까지 맛본다는데, 와인을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 어떤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박원목 : 와인을 테이스티라고 해서,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요, 처음엔 물론 색깔을 봅니다. 만약에 적포도주인데 벽돌색에 가까우면 오래돼서 좋지 않은 겁니다.
박인규 : 검은색이 껴 있으면 안 되고 선홍색이 좋다.
박원목 : 그렇죠. 그 다음 백포도주일 경우는 그 색이 맥주 정도의 연한 노란색이 좋습니다. 진한 갈색이라면 그것 역시 좀 늙어서 마시기 좋지 않습니다. 눈으로 보고. 그 다음 색깔이 굉장히 깨끗합니다. 거기 어떤 부유물이 있으면 좋지 않죠. 그 다음 냄새를 봐도, 포도주의 품질을 좌우하는 70%를 차지하는 게 향입니다. 냄새를 맡아서 향이 정말 좋은 향, 그러면 좋은 거고 혹시 거기서 식초 냄새나 매니큐어 냄새 혹은 골판지 썩는 냄새가 나면 절대 마시면 안 됩니다.
박인규 : 저희는 사실 입으로 마셔야 그때 향을 느낄 수 있던데...
박원목 : 우리나라는 술을 입으로 마시는데 와인은 향으로 따지거든요. 그 다음에, 맛은 이렇습니다. 우리 혀를 볼 것 같으면 목구멍 근처는 쓴 맛을 느낍니다. 그러나 혀 끝은 단 맛을 느끼거든요. 혀 가장자리는 신 맛을 느낍니다. 우리가 와인을 먹을 때 그냥 소주 마시듯 꿀꺽 마셔 버리면 앞에 혀끝에는 닿지 않고 목구멍에 들어가기 때문에 쓰게 느껴집니다. 그러지 않고 포도주를 입에 넣고 씹는 동작을 하면서 입 전체에 와인을 펼쳐서 마시면 그땐 아주 종합적인 맛을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원샷은 안 되고 좀 머금고 씹어야 되는 군요. 그러면서 넘길 때 향을 좀 느끼고, 쉽지 않네요.
한 70년대 말부터 와인에 관심을 가져온 전문가로서 최근에 와인 열풍이 사회에 부는 걸 보면 기분이 좋으시겠습니다. 왜 그런 것 같으세요?
박원목 : 술이라는 건 자꾸 시대에 따라 바뀝니다. 우리나라가 처음엔 막걸리. 그 다음 맥주를 마시다가 소주를 마시다가, 요새는 와인을 마시고. 시기에 따라 자꾸 변하거든요. 지금은 세계적으로 와인에 관심을 가지고 마시는 풍조가 도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듣자니까 와인이라는 게 사교의 중요한 수단이 되면서 대기업 중역으로 계시는 분들은 와인 스트레스라고 해서 와인 예절 때문에 고심들을 많이 하신다던데요,
박원목 : 그렇습니다. 그런데 와인 예절에 너무 민감할 필요 없습니다. 와인도 일종의 술이거든요. 그래서 그 분위기에 맞춰서... 너무 두드러지지 않게 하면 괜찮습니다.
박인규 :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저는 개인적 경험입니다만, 친구가 소주를 마시다가 입가심을 하자며 와인바를 데려가서... 소주 마시다가 마시니까 술 같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각 1병을 마시고 엄청 취해 버렸는데, 와인은 와인으로 시작해서 와인으로 끝내야 된다면서요?
박원목 : 맞습니다. 와인은 와인으로 시작해서 와인으로 끝내라. 말씀하신 대로 소주를 들고 난 다음에 와인을 들면, 소주는 일반적으로 알콜 농도가 20% 이상이거든요. 와인은 12% 거든요. 그래서 소주 들고 와인을 드시면 마치 맹물을 드시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럼 와인은 와인으로 시작해서 계속 와인으로..최근에 와인 열풍이 부는 요인 중 하나가, 와인이 건강에 좋다. 특히 심장병에 굉장히 좋다. 맞는 말입니까?
박원목 : 맞습니다. 부분적으로 맞습니다. 그런데 일종의 술이기 때문에 술에 대한 여러 가지 피해도 똑같이 일으키고, 와인이 좋은 건 그 속에 여러 가지 폴리페놀, 후라보노이드와 같이 몸에 좋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걸 마시면 말씀하신 대로 심장병, 암이나 노인병 방지에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면 보통 소주나 위스키 먹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을 해칩니다.
박인규 : 술꾼들끼리는 사실 포도주 마시고 취하면 깨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마시는 게 적당한가요? 교수님 같은 경우는 한 잔이니까 너무 적은 것 같고....
박원목 : 와인은 하루 두 잔이 정량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와인이 몸에 좋다는 것은 그 두 잔을 기준으로 합니다. 한 잔은 어느 정도를 한 잔이라고 하느냐면, 와인은 145CC, 그게 한 잔입니다. 그걸 자세히 말씀드리면
박인규 : 소주 반 병 조금 안 되는 군요.
박원목 : 그렇습니다. 100% 알콜 17CC를 먹는 게 한 잔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맥주 같은 건 농도가 5%니가 350CC를 먹구요, 와인은 12%라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145CC가 해당됩니다.
박인규 : 와인도 많이 드시면 안 좋겠죠.
박원목 : 물론 그렇습니다. 와인도 일종의 알콜이기 때문에 알콜 피해를 봅니다. 알콜 피해가 우선 정신적으로도 오고, 혹은 육체적 의학적으로... 예를 들어 위가 상한다든지 간이 상한다든지, 이런 피해를 봅니다.
박인규 : 역시 뭐든지 지나치면 좋은 게 없군요. 박 교수님께서는 지금 포도를 직접 재배하셔서 포도주도 만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박원목 : 저희 집에서 포도 재배면적이 약 500평입니다. 포도 품종을 한 7개 심어서 각 품종당 포도주를 만들었을 때 특징이 어떤가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연구용으로 와인을 만드시는 거군요? 혹시 판매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박원목 : 판매는 안 합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 있으면 와서 드실 수는 있지만
박인규 : 아무나 가도 마실 수 있습니까?
박원목 : 아무나... 물론 그렇습니다.
박인규 : 와이너리라고 그러죠. 서양에선 와이너리라고 하면 실례라고 하는데, 제가 듣기로는 우리나라가 토질도 그렇고 품종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포도로는 와인 만들어 봐야 별로라는 말이 있던데요.
박원목 : 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하고 외국하고의 특징이.. 외국 어떤 나라를 가더라도 자기 와인이 나쁘다고 말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와인이 나쁘다고 말하는데
박인규 : 왜 그렇게 됐죠?
박원목 : 그건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실상 포도주를 만들어 봐도 맛이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그리고 우리나라는 토질 관계로 어떤 과일을 만들어도 참 맛있습니다. 혹시 미국이든지 유럽 가서 사과나 배를 맛보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못합니다.
박인규 : 7가지 품종이라는 게 대충 어떤 건지 저희가 들으면 알 수 있습니까?
박원목 : 우리나라에서 보통 재배하는 게 캠벨, 그 다음 머루포도라고 엠비... 그리고 거봉이 있습니다. 그 다음 외국 백포도주용 샤도나이라는 품종, 사이벨, 블랙펄... 흑진주라는 게 있고
박인규 : 그것들을 다 섞어서 만드시나요?
박원목 : 만든 다음 섞어서, 블렌딩이라고 하는데, 블렌딩해서 먹어보면 각각 따로 한 품종씩 만드는 것보다 맛이 훨씬 좋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그렇게 우리나라 포도가 맛있으면, 우리나라에서도 농가소득증대방안이 굉장히 사회적인 화두인데 우리나라 농가에서도 만들어서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박원목 : 제가 바라는 게 그겁니다. 세계의 큰, 유명한 포도주 공장은 거의가 농민입니다. 농장을 갖고
박인규 : 농민들이 직접 포도를 재배해서 직접 만드는 겁니까?
박원목 :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포도주 농장과 공장이 격리돼 있거든요. 그게 좋은 포도주를 만드는 데에 방해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어쨌든 박 교수님이, 크진 않지만 포도를 직접 재배하셔서 맛있는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서 연구를 하고 계시니까, 그렇다면 젊은 농민들이나 이런 분들이 박 교수님을 찾아가서 우리도 포도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기술을 전수해 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박원목 : 제가 지방을 다니면서 포도주 제조법 에 대한 강의도 했고 농장에 와서 제조법을 배워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실제 포도주 공장을 차리려고 허가를 신청하면 그 허가를 받기가 좀 힘들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하고는 싶어도 포도주 공장을 못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허가받기가 힘들다는 건 왜 그런 겁니까?
박원목 : 절차가 좀 까다롭죠. 글쎄요, 그냥 그렇게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도 나오셨는데 그분도 그런 말씀 하시더라구요. 농작물 가지고는 안 되고 가공을 해야 농민들의 소득이 올라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서, 특히 주류 같은 경우는 국세청에서 허가를 주기 때문에 차라리 지방자치단체에서 농민들한테 해주면 잘 될 수 있을 텐데 안 되고 있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박원목 : 지금도 허가를 얻으면 자자체에서 농민들을 지원을 해줍니다. 그러나 그 전 단계, 허가에서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박인규 : 박 교수님께서 포도원을 차려서 포도원을 직접 만드신 게 얼마나 되셨습니까? 기간이...
박원목 : 제가 포도를 사 가지고, 혹은 공장에서 실험용을 받아서 실험한 지는 약 10년이 넘습니다. 제가 포도원을 만든 건 기간이 얼마 안 됩니다. 한 3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박인규 : 저희들은 보통 와인, 하면 프랑스, 이탈리아, 남미는 첼레, 호주, 미국, 이렇게 알고 있는데 혹시 일본 같은 데서도 자체 포도주가 나오나요?
박원목 : 아주 좋은 게 나옵니다. 오래 전부터 우리가 갖고 있는 포도... 캠벨 같은 것으로 잘 만들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박 교수님 보시기에 농민들에 대한 공장 허가 같은 게 풀리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포도를 갖고도 국제시장에 나가서 팔 수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박원목 :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박인규 : 정부에서도 그런 부분에 많이 좀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네요.
박원목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도 계속 포도주를개발하는 연구를 계속 하시는 겁니까?
박원목 : 계속하겠습니다.
박인규 : 지금은 고려대학생과 지인들한테만 나눠 주시는 모양인데, 저희 바람으로는 '박원목'표가 될 지 모르겟지만, 한국에서 나온 포도로 한국사람의 기술로 만든 포도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요즘 와인을 모르면 문화인이 못 되는 것 같은 세태도 됐고 많은 분들이 와인을 즐기시는데, 와인을 이렇게 즐기는 것이 정말 즐기는 것이다. 그런 당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원목 : 포도주를 처음, 익히지 않은 분들이 접근하려면 제일 쉬운 방법이 물에 타서 드시는 겁니다. 물에 10% 정도만 포도주를 타면
박인규 : 약간 희석을 해서, 그럼 주스 같겠네요...
박원목 : 그럼요. 주스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향도 좋고
박인규 : 10%라면 포도주가 1, 물이 9.
박원목 : 그렇습니다. 그 다음에 조금 더 익숙해지면 백포도주부터 시작해서 거기 익숙해지면 적포도주로 들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박인규 : 적당히 마시고. 포도주 연구 많이 하셔서 우리나라 고유의 브랜드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원목 :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와인강의 책을 펴낸 고려대 박원목 교수를 초대해 와인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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