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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 선출방식부터 개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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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총재 선출방식부터 개혁하라"

스티글리츠 "美 대통령 마음대로는 안돼"

세계은행 총재 선출 과정이 민주적이고 투명했다면 폴 울포위츠 전(前) 미국 국방부 부장관 같은 인물이 총재로 선임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7일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세계은행은 설립 때부터 미 대통령이 총재를 임명해 왔으며 울포위츠 역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에게 전화 몇 통을 걸고 임명한 인물이라면서 이처럼 꼬집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어 더 큰 문제는 울포위츠가 총재로 임명되고 난 뒤 생겨났다면서 울포위츠는 자신의 정치적 동지들과 이라크전쟁 옹호자들을 세계은행 고위직에 앉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울포위츠 총재가 반부패 개혁을 주창한 데 대해서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고도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었고 종종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 부패 청산을 바라지만 이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울포위츠 총재가 여자친구 특혜 시비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금융기구의 지도부 선출 방식을 개혁할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물고기는 머리부터 썩는다'는 격언을 인용하며 어느 조직이 잘 되느냐 못되느냐는 그 지도자를 제대로 뽑느냐에 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은행은 미국이, IMF는 유럽이 총재 선출권을 쥐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는 국제금융기구들이 세계 빈곤문제나 저개발국가 지원 등의 본래 취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은행 총재가 반드시 개발도상국 출신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개도국 출신자라면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아르미니오 프라가 교수와 게말 더비스 전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를 세계은행 총재 감으로 꼽았다.
  
  프라가 교수는 소로스펀드와 살로먼브러더스에서 고위직을 지냈고 브라질 중앙은행장 직무를 잘 수행했으며, 더비스 전 UNDP 총재는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고 터키 금융위기 당시 재무장관으로 일했으며 프린스턴대학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고 스티글리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개도국 빈곤은 세계가 직면한 핵심 의제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세계은행은 '빈곤과의 전쟁'에 앞장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세계 기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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