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6일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패함으로써 첫 여성 대통령의 꿈을 아쉽게 접어야만 했다. 또한 그녀가 속한 사회당은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 이후 3번 연속 대선에서 패하는 불운을 감수해야 했다.
루아얄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자신에게 표를 던진 1700만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나는 나의 모든 에너지를 쏟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공화국의 다음 대통령"이 프랑스 국민들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면서 사르코지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루아얄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12년 통치 끝에 변화를 갈망하는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프랑스 첫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을 높였으나, 개인적ㆍ정치적 역량의 부족을 드러내며 시대적 조류를 집권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는 올해 초 해외 순방에서 잇따라 말 실수를 했고, 사회당 내 내분에 시달렸으며,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특히 취약하다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 감이 못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그는 인터넷과 현장에서 대중과 접촉하는 '참여 민주주의' 방식의 새 정치를 선보였는데, 이런 배경 때문에 루아얄은 실력 없이 인기에 영합한다는 비판도 들었다.
그는 다른 나라의 대부분 여성 정치인들과는 달리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는 차별성을 보였다.
루아얄이 누린 인기의 배경에는 프랑스 정계를 지배해 온 남성 정치인들과 대비되는 여성 특유의 강점이 자리했다. 세련된 외모의 그는 4자녀의 어머니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정치적으로도 성공한 점이 대중의 호감을 샀다.
남성 위주의 정치판에 싫증난 대중이 신선한 인물과 정책을 원하는 현상도 루아얄이 부상한 배경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로 인해, 루아얄은 남성 후보에게 요구되는 수준보다 더 까다로운 자격 기준을 적용받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루아얄은 지지도에서 지속적으로 뒤지던 지난 2일 TV토론에서 공세적으로 나오며 반전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판세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루아얄은 프랑수아 미테랑의 사회당 정권 때 정계에 입문한 뒤 엘리트 코스를 거친 정치인이다. 1953년 세네갈에서 프랑스 육군 대령의 딸로 태어난 뒤 엘리트 관료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미테랑의 발탁으로 1992년 이래 가족 장관과 환경 장관을 역임하며 전통적인 가족가치 수호와 아동 보호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NA 동기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전국서기와 함께 정식 결혼이 아닌, 법적으로 보장받는 파트너 형태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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