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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손학규 교감했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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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DJ-손학규 교감했다? "글쎄…"

손학규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얻으려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호남 무혈입성'이 가능할까? 이렇다 할 둥지가 없는 손 전 지사로서는 범여권 대선경쟁에 안착하기 위한 첫 관문은 아무래도 호남 민심일 수밖에 없다. 그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을 강조한 대목이나 햇볕정책을 고리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거리 좁히기'에 부심인 것도 이를 잘 알기 때문이다.
  
  "호남이 무주공산 같아 보이겠지만…"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교감설'이나 한 발 나아가 김 전 대통령의 '지원설'은 현재로선 근거를 찾기 힘들다. 이와 관련해 대구를 방문한 손 전 지사는 2일 "언론에서 하는 얘기이고 구체적 근거나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관계자도 '김 전 대통령의 복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잔디는 고요하려 하는데 바람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며 "손 전 지사 입장에서야 호남이 무주공산 같아 보이고 욕심이 나겠지만 김 전 대통령은 되도록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남북화해와 햇볕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누군가를 지원할 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 역시 "'DJ-손학규 연대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그렇게 단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요컨대 '햇볕정책 계승' 의지를 강조한 것만으로 'DJ의 복심'까지 거론되는 건 섣부르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따져보면 범여권의 어느 주자를 막론하고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호남과 DJ, 손학규의 앞뒷면
  
  게다가 지난 14년 간 한나라당에 몸 담았던 손 전 지사의 과거는 아무래도 호남의 문을 여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동교동 관계자는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있었던 것은 흠이라면 가장 큰 흠"이라고 말했다. 역시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도 "극복하기 나름이지만 한나라당에 있었다는 사실은 손 후보의 활동에 장애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것은 한나라당 후보와 겨루는 데 있어서 큰 약점일 수밖에 없다"며 "당을 지킨 사람과 깨고 나온 사람이 붙으면 탈당한 사람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평가는 단지 '얼마 전까지 적진에 있었던 사람 아니냐'는 식의 정서적 거부감 때문만은 아니다. 손 전 지사의 지난 14년은 사실상 범여권 세력, 특히 DJ와 크고 작은 마찰의 연속이었다.
  
  일례로 손 전 지사는 지난 95년 민자당 대변인을 맡아 '5.18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민자당의 입장을 수차례 대변했다.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에 대해선 "5.18 관련자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해놓고 처벌을 전제로 하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정치적 긴장을 야기시키고 있다"면서 "5.18 문제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1일 손 전 지사는 광주를 방문해 "1993년 처음으로 5.18 행사가 치러질 때 민자당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고 강조했으나, 동전의 다른 한 면에는 이처럼 사뭇 다른 과거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정권재창출의 전망을 보여주는 게 관건
  
  손 전 지사의 이런 과거는 수도권 출신으로 '호남의 적통'이 될 수 없는 태생적 한계와 더불어 호남 입성의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이를테면 대선후보 경쟁 과정이 격화될수록 상대진영으로부터 이 같은 약점이 얼마든지 들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호남과 DJ, 범여권 세력이 손 전 지사의 진입 자체를 배척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한나라당과의 피아구분의 기준인 햇볕정책 계승, 일정한 개혁노선을 손 전 지사가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대철 고문이 "손학규는 어차피 이쪽 물에서 노는 것이 그럴 듯하다. 원천적으로 욕을 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게다가 범여권 대선 전망 자체가 시계 제로인 상태에서 호남과 DJ가 그를 최종적인 '전략적 선택지'로 택할 가능성이 봉쇄된 것도 아니다. 이낙연 의원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지만 그러나 앞날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 의원은 "정운찬 전 총장의 낙마로 호남은 '반(反)한나라당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강력한 소망을 갖게 됐다"며 "'누가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손 전 지사에 대한 쏠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평가는 결국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항할만한 능력을 증명해 낼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이 '손학규를 통해서만' 보여질 때 비로소 호남과 DJ의 정치적 선택이 이뤄지게 된다는 얘기다. 그 단계까지는 오로지 손 전 지사 개인의 정치력과 대중흡인력을 시험하는 무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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