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신당 추진모임이 오는 7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가칭 '중도개혁 통합신당'을 창당한다.
그러나 모임 내부에서는 이강래 의원 등 6명가량의 의원들이 독자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자칫 신당을 창당해도 교섭단체(20명)의 지위가 상실될 위험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내부 진통을 겪은 끝에 김한길 의원 등이 주축이 돼 독자신당 창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신당 창당은 '통합의 기치'를 드는 일"
모임 내부에는 지난 달 20일 발기인대회 이후 '일정대로 독자신당 창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도당 창당은 추진하되 중앙당 창당과 정당 등록은 민주당과의 협상 재개 등 통합 논의가 활성화된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이 맞부딪혀 왔다.
그러나 4.25 재보선 이후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통합 대상들의 몸값이 높아진 데다 전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낙마해 범여권의 통합이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자 일단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창당을 통해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하면 자중지란을 면치 못하고 있는 범여권의 통합신당 추진 과정에서 일종의 협상권을 넘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양형일 대변인은 "범여권의 통합움직임이 지리멸렬하고 정 전 총장마저 낙마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통합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제3당의 지위를 가지면 분명한 통합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통합신당모임은 독자신당을 창당한 이후 민주당, 국민중심당과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양 대변인은 "현재도 비공식적으로는 민주당과의 대화를 활발히 하고 있다"며 "우리가 공식적으로 창당을 마치면 민주당과의 통합이 훨씬 간단해진다"고 주장했다.
의원 6명 가량 불참…교섭단체 지위 상실 위기
하지만 통합신당모임의 낙관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내분 추스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강래, 노웅래, 전병헌, 이종걸, 제종길, 우윤근 의원 등은 독자신당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의원은 "독자신당 창당은 범여권에 '제3의 자유지대'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자유지대가 없어지면 대통합은 이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모임 내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온 이강래 의원 측도 "독자신당에 참여하지 않기로 확실히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고 노웅래 의원도 "동참할 생각 없다"고 밝혔다.
제종길, 우윤근 의원과 함께 민생정치모임을 겸하고 있던 이종걸 의원도 "독자신당 창당으로 칸막이를 치는 것은 대통합이라는 방향에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통합을 추진해 새 정치의 틀을 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들 의원이 모두 불참할 경우 신당모임은 20명 미만으로 떨어져 창당을 해도 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대해 양형일 대변인은 "오는 15일이면 통합신당이 등록요건을 갖추게 될 텐데 그 전에 '더하기 빼기'가 있더라도 20명 이상을 유지해 교섭단체는 꾸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칭 '중도개혁 통합신당'의 중앙당 창당대회는 오는 7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신당모임은 지난달 26일 강원ㆍ충북도당 창당을 시작으로 30일까지 8개 시ㆍ도당 창당작업을 마무리했다.
한편 국민중심당에서 탈당한 신국환 의원은 이날 통합신당모임에 정식으로 합류, 신당 창당에 참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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